전형적인 농촌 마을인 경북 영주시 이산면 운문1리. 마을 중간쯤에 있는 작고 낡은 기와집에는 제대로 된 담이 없어 마당에 쌓인 연탄재 따위가 길에서 훤히 보인다. 좁은 마루 위엔 갖가지 농기구와 포댓자루가 이리저리 흩어져 있다. 그 틈에서 이영숙(84·여·가명) 씨는 성치 않은 다리를 주물러가며 쪽파를 다듬고 있었다. “내가 행복할 때가 어딨노. 만날 일만 하고 사는데. 나한테는 아무것도 없다. 그저 자다가 죽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평생 남의 땅을 소작하며 4남매를 키워 출가시킨 이 … [Read more...] about 농촌 노인의 현실 “그저 자다가 죽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사회
‘특검 도우미’ 장시호 실형 선고, 재판부 문제없나?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습니다. 검찰이 구형한 1년 6개월보다 형량이 높았습니다. 장 씨는 ‘특검 복덩이’ ‘특검 도우미’ 등으로 불리며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결정적인 증언을 했습니다. 법조계 내부에서는 장 씨가 집행유예 등으로 풀려날 것으로 봤습니다. 장 씨 또한 법정 구속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지 “사실 머리가 하얗게 돼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하는데, 그 점을 좀 … [Read more...] about ‘특검 도우미’ 장시호 실형 선고, 재판부 문제없나?
인도의 히로시마: 20세기 최악의 사건 ‘보팔 대참사’
처음부터 예견된 안전불감증의 끝을 보여준 참사 1984년 12월 3일이 된 지 얼마 안 된 한밤중이었다. 곤한 잠을 자던 사람들은 갑자기 뭔가가 눈과 코를 찌르는 느낌을 받고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정체가 무엇인지 파악할 새도 없이 피를 토하기 시작했고 배가 부풀어 올랐고 사지가 뒤틀린 채 픽픽 쓰러져 갔다. 안간힘을 다해 집 밖으로 나온 사람들은 거리에 널브러진 사람들과 짐승들의 시신을 보고 경악했다. 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듯 눈을 치뜨고 죽어간 사람들이 많았다. 그 밤 무려 … [Read more...] about 인도의 히로시마: 20세기 최악의 사건 ‘보팔 대참사’
국제가격담합 범죄의 내부자들: “당신은 정의를 말할 자격이 있나요?”
이병헌 주연의 <내부자들>은 지금도 종종 회자되는 영화입니다. 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드러나고 있는 대한민국 권력의 추악한 모습들이 비슷한 주제를 담은 영화에 대한 관심과 공감을 이끌어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이병헌(안상수 역)과 조승우(우장훈 검사 역)가 부조리한 권력의 내부자가 되어 충격적인 비리를 폭로하는 장면은 보는 이의 가슴을 통쾌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조직의 비리를 폭로하며 정의를 바로잡고자 하는 내부자들의 시도는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도 항상 있어왔습니다. … [Read more...] about 국제가격담합 범죄의 내부자들: “당신은 정의를 말할 자격이 있나요?”
어른들은 ‘진짜 실패’를 겪지 않았다
몇 해 전 조롱거리가 됐던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청춘의 성숙에는 고통이 따라야 한다는 말이다. 맞는 부분도 일부 있다. 하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꼰대' 같다. 오히려 실패를 통해 배운다는 말이 현실적이다. 우리 어른들은 실패를 통해 배웠다. 하지만 어른들의 실패는 지금 세대의 실패와는 다르다. 그들은 다시 일어설 수 있었고, 충분한 기회와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그들이 차지하고 남은 걸 우리끼리 나눠 가져야 한다. 그래서 지금 세대의 실패는 어른들의 실패보다 … [Read more...] about 어른들은 ‘진짜 실패’를 겪지 않았다
IT 트렌드 변화의 중심 SNS, 짚고 넘어가자
프롤로그 인터넷 여왕이라 불리는 메리 미커(Mary Meeker)는 미국의 벤처투자사인 'KPCB(클라이너 퍼킨스 코필드 앤 바이어스)'에 애널리스트로 재직하고 있으며 매년 그녀의 이름이 붙은 리포트를 발간한다. 이른바 '메리 미커 리포트'라 불리는 이 자료는 IT 트렌드에 관한 디테일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향후 산업에 끼칠 영향에 관한 예측 또한 크게 벗어나지 않아 실리콘밸리 IT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다. 2017년 역시 그 리포트는 300페이지가 넘는 분량으로 발간되었다. 트렌드를 예측하고 … [Read more...] about IT 트렌드 변화의 중심 SNS, 짚고 넘어가자
한국인이 바라는 ‘자존감’의 실체는?
바야흐로 자존감 '열풍'이다. 서점에는 자존감에 대한 책들이 한가득이다. 성인교육 시장에는 열등감 극복, 자존감 향상을 목표로 내건 강연과 워크숍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포털 사이트 등에 '자존감'이라는 단어를 검색하기만 해도 관련 자료가 수두룩하게 쏟아진다. 그야말로 자존감은 현재 대단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듯하다. 심리학 전공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일견 기쁘다. 대중이 드디어 자존감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그 필요성을 절감하기 시작했다는 인상을 받아서다. 행복하지 않은 것이, … [Read more...] about 한국인이 바라는 ‘자존감’의 실체는?
승부욕의 건강한 사용법
나 역시도 어릴 적부터 과할 정도로 승부욕이 강했다. 승부욕이 강한 사람은 그만큼 무언가를 성취하는 비중도 빈도도 높지만, 승부욕이 건강하게 사용되지 않을 경우는 스스로에게도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여러 가지 불편한 일이 생긴다. 일반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승부욕은 보통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상황에서 발현된다.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더 갖추고 있는 사람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어떤 영역에서도 자신이 뒤처지는 것을 참지 못한다. 분을 삭이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화를 내는 것은 … [Read more...] about 승부욕의 건강한 사용법
새 아이디어는 충분히 ‘익혀 먹어라’
창의성이란 과연 무엇일까? 진부한 질문이지만, 포드식 생산 체계를 벗어나고 이제는 너도나도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며 외치는 시대에 사는 우리에게는 꼭 필요한 질문이기도 하다. 생각해보자. ‘창의성’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바로 새로움이다. 창의적인 생각, 창의적인 물건이라 하면 일단 우리에게 낯설게 다가와야 한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것, 우리로 하여금 감탄을 느끼게끔 만드는 것. 그런 것들이어야만 우리는 일단 그 대상에 창의적인 요소가 담겨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 [Read more...] about 새 아이디어는 충분히 ‘익혀 먹어라’
‘영화관’의 재발견
1. 예전엔 <7번 방의 선물>이나 <베테랑> 류의 신파 혹은 사이다 영화만 인기를 끄는 게 문화적 퇴행으로 느껴졌다. <올드보이>와 <왕의 남자>를 만든 한국 영화계가 어쩌다 이렇게 됐나 하는 자괴감도 느꼈다. 그런데 요새 생각이 바뀌었다. 요 몇 달 영화관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내가 생각하던 영화 소비계층은 '데이트하는 20대 커플' 혹은 '영잘알 혼자'였다. 즉, 바로 나 자신만을 영화의 소비계층으로 상정했었다. 하지만 일하면서 느낀 … [Read more...] about ‘영화관’의 재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