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습니다. 검찰이 구형한 1년 6개월보다 형량이 높았습니다. 장 씨는 ‘특검 복덩이’ ‘특검 도우미’ 등으로 불리며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결정적인 증언을 했습니다. 법조계 내부에서는 장 씨가 집행유예 등으로 풀려날 것으로 봤습니다.
장 씨 또한 법정 구속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지 “사실 머리가 하얗게 돼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하는데, 그 점을 좀 참작해주셨으면 한다”라며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재판부의 판결에 여러 의견이 나왔습니다. 재판부를 믿을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다양한 관점을 정리해봤습니다.
긍정적 판결: 박근혜 판결도 중형 선고될 수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 김세윤 부장판사는 장시호 씨에 대한 아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횡령 금액이 20억이 넘는 점과 최순실의 범죄에 적극적으로 협력한 사실을 선고의 이유라고 밝혔습니다.
- 삼성그룹과 한국관광공사 자회사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를 압박해 영재센터 후원금 18억여 원을 받아낸 혐의
- 영재센터 자금 3억 원 횡령, 국가보조금 7억 원 횡령 혐의
특히 재판부는 판결 이유에서 박 씨와 최 씨의 공모 사실을 여러 차례 언급했습니다. 단순히 장 씨 한 명의 범죄 행위가 아닌 다양한 사람들이 조직적으로 공모하여 범죄를 저질렀다고 판단한 셈입니다. 재판부는 박 씨와 최 씨 재판도 맡고 있습니다. 이번 장 씨 구형량을 본다면 두 사람의 재판에도 형량이 높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부정적 판결: 특검이 모욕을 당했다
장시호 씨의 재판 이후 정청래 전 의원은 ‘지금은 정신 재무장을 할 때이다’라는 트윗을 올렸습니다. 정 전 의원은 김관진과 임관빈은 석방됐는데 특검 도우미 장시호는 오히려 검찰 구형보다 많은 형량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정 전 의원은 ‘검찰에 협조하면 더 피해가 크다는 사실이 시그널’이라며 ‘특검이 모욕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 전 의원의 주장은 앞으로 특검에 협조한다고 해도 불이익만 당할 수 있어 수사에 어려울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법원은 감시의 사각지대다. 그들의 뿌리는 이처럼 단단하다’며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암시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네티즌들도 ‘윤석열, 특검에 협조하면 이런 식으로 인생 꼬인다를 보여주는 사법부의 의지?’ ‘토사구팽’ ‘우병우는 구속 못 하고 김관진은 석방하고… 사법부 공정한 걸 믿어 달라고?’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를 믿을 수 있나?
장시호 씨 판결에 대한 불신은 왜 특검에 협조했는데도 구형이 높았는지의 의문에서 시작됩니다. 그러나 재판부의 판결에서 장시호 씨의 특검 협조는 형량을 결정하는 중대한 이유는 아니었습니다.
피의자가 검찰에 협조에 유죄를 인정하거나 증언을 하는 대가로 형량을 낮추거나 조정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바로 ‘플리 바게닝’입니다. 미국 형사 사건의 90% 이상이 이 제도를 이용한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 도입되지 않은 제도입니다. 결국 재판부는 특검에 협조했다고 해도 장시호 씨의 범죄 행위로만 판결을 내릴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남아 있습니다. 그동안 박근혜 국정농단과 MB정권 선거 개입 등에서 보여준 재판부의 판결은 각기 다른 형평성과 기준을 적용했다는 점입니다. 판사가 누구냐에 따라 차이가 나도 너무 납니다. 이런 모습은 사법부에 대한 불신으로 계속 이어집니다.
판사가 법에 따라 판결을 한다는 원칙을 말 그대로 믿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양한 변수에 따라 구형량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 변수가 인위적이거나 야합이 아니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원문: 아이엠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