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교회에서 헌금설교는 금기 아닌 금기다. 돈으로 은총을 거래하는 면죄부에 대한 반박에서부터 루터의 종교개혁이 시작했으니 교회가 돈 걷는 것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것도 이해할만하다. 그렇다면 당시 면죄부를 팔던 중세교회와 그것을 반대하던 개신교회, 헌금의 총량은 어떠했을까? 당연히 당시 로마-가톨릭교회가 많았을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실제 역사는 그 반대다. 오히려 종교개혁기 동안, 그리고 그 이래로 루터교회에 헌금과 기부, 자선이 훨씬 늘었다는 점은 이제껏 알려지지 않은 역사적 … [Read more...] about 누구를 위해 헌금은 걷히는가?
종교
정치 성향을 좌우하는 것은 신앙일까? 자본일까?
요즘 독서모임에서 재미나게 읽는 책이 유시민 씨의 『국가란 무엇인가』(2017 개정신판)다. 국가에 관한 여러 역사적, 정치적, 철학적 개념을 차근차근 짚어주면서 친절하게 설명하는 이 책은 다양한 생각 거리와 토론 거리를 던져준다는 점에서 독서모임을 하는 분들에게 추천할만한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정치성향에 대한 아래 이야기는 깊이 공감이 갔다. 기존의 사유습성을 바꾸는 것은 유쾌하지 못한 일이며 상당한 정신적 노력을 요구한다. 변화된 환경이 무엇인지, 나의 정신적 태도가 어떠한지, … [Read more...] about 정치 성향을 좌우하는 것은 신앙일까? 자본일까?
역시 교회는 ‘힘’이 세다?
선량들, 종교인 과세유예 법안을 발의하다 한 무리의 국회의원이 2018년 1월 1일부터 시행할 종교인 과세 조건으로 국세청 훈령에 교회나 사찰 등에 대한 세무조사 금지를 명시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50년 동안 미뤄왔던 종교인 과세를 또다시 2년간 미루자는 법안을 발의했다가 여론의 반발에 부닥치자 내놓은 요구다. 이 일단의 국회의원은 법안을 대표 발의한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야 의원 25명(위 제안자 목록 참조)이다. 세무조사 금지를 명시하라는 요구에는 23명이 참여했는데 … [Read more...] about 역시 교회는 ‘힘’이 세다?
개신교 목사, “태극기 집회 때문에 종교인 과세 준비 못했다”
2015년 종교인의 소득에 세금을 부과하는 ‘소득세법’이 개정돼, 2년의 유예 기간을 거쳐 2018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종교계와 일부 정치권에서는 종교인의 과세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2018년 시행될 종교인 과세를 다시 2년간 유예하는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습니다. 김진표 의원은 유예 이유로 ‘충분한 협의와 구체적인 세부 시행 기준 및 절차 등이 마련되지 않아 종교계와의 마찰과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종교인 … [Read more...] about 개신교 목사, “태극기 집회 때문에 종교인 과세 준비 못했다”
“하나님의 뜻” 폭력의 다른 이름
하나님의 뜻으로 정당화된 아메리카 학살 “원주민들은 저급한 인류이며, 그들이 우리에게 정복당한 것은 인신 공양과 우상숭배를 일삼았기 때문이다. 원주민은 선천적으로 미개하며, 이들에게는 오직 군사적 정복만이 효과적인 선교방법이다.” 스페인의 아메리카 대륙 정책을 둘러싼 바르톨로메 데 라스 카사스와 후안 지네드 드 세풀베다 논쟁의 한 장면이다. 위의 워딩은 당시 세풀베다의 입장을 대변한다. 바르톨로메 데 라스 카사스는 가톨릭 수사이자 역사가로 스페인군이 아메리카 대륙에서 자행한 폭력들을 … [Read more...] about “하나님의 뜻” 폭력의 다른 이름
유럽의 무슬림들이 한 목소리로 테러를 규탄하지 않는 이유
*본 글은 The Economist지의 Why Europe’s Muslims do not chant in unison, as its politicians would like를 번역, 게재한 글입니다. 유럽 내 이슬람 커뮤니티는 그야말로 안개 속입니다. 유럽의 주류 정치인들이 꿈꾸는 시나리오는 이렇습니다. “준법 정신이 투철하고 선량한 다수 무슬림 시민들이 한 목소리로 테러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연 다음, 그렇게 다져진 사회적 합의 위에서 새로운 형태의 테러에 맞서 싸울 방법을 … [Read more...] about 유럽의 무슬림들이 한 목소리로 테러를 규탄하지 않는 이유
낙태 논쟁에서 빠져있는 것, 바로 경험자들의 목소리입니다
워싱턴의 한 클리닉에서 저는 기다리던 젊은 여성을 만났습니다. 온몸에 새와 별 모양의 문신을 새긴 그녀는 환하게 웃으면서 저를 껴안고는 자신의 남자친구에게 저를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어쩐 일인지 저와 눈을 마주치지 않았고, 대기실에서 기다린 5시간 동안 계속 제 눈을 피했습니다. 처음에는 수치심 때문일 거라 짐작했지만, 곧 저는 그의 민머리와 목, 팔뚝과 손에 새겨진 백인우월주의 문신을 발견했습니다. 흑인 여성인 저는 겁이 났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그에게 가졌던 유대감이 사라진 … [Read more...] about 낙태 논쟁에서 빠져있는 것, 바로 경험자들의 목소리입니다
이슬람의 명예살인: 사우디아라비아 미샤 공주의 죽음
여성 인권 탄압의 대표적인 예로 이슬람의 명예살인이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공주인 미샤 공주는 남자를 사랑했다는 이유로 이 명예살인을 당했습니다. 나중에 영국의 한 TV에서 이 러브스토리를 다루었는데, 사우디아라비아는 이 문제에 발끈하며 무역보복까지 했었습니다. 열아홉의 나이에 총살당한 미샤 공주의 이야기를 알려 드립니다. [글의 순서] 이슬람의 명예살인 미샤 공주의 러브스토리 미샤 공주와 드라마 이슬람의 명예살인 이슬람에는 '명예살인'이라는 … [Read more...] about 이슬람의 명예살인: 사우디아라비아 미샤 공주의 죽음
작아지고, 약해지고, 실패하는 자리에 함께 계신 하나님
첫 신앙의 추억 나는 어쩌다 신앙을 갖게 되었을까. 어쩌다 신앙의 매력에 빠졌을까. 그리고 나는 왜 지금의 교회와 개신교인들의 신앙에 회의하고 절망하는가. 가끔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교회를 안 나가는 가나안 교인 이야기가 한창 들려올 때, 그들의 구구절절한 사연에 깊이 공감하며 그들의 심정에 100% 공감이 갈 정도로 교회에 대한 실망과 절망이 깊다. 그래도 여전히 교회는 다니고 있다. 그동안 쌓아 온 인간관계가 다 교회에 있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아직은 내가 교회를 위해 뭔가 할 … [Read more...] about 작아지고, 약해지고, 실패하는 자리에 함께 계신 하나님
‘개신교 극단주의자 문제’에 대하여
현재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은 대통령 후보가 민주공화국의 토대를 부식시키는 끔찍한 발언을 하는 광경을 보고 기분이 매우 좋지 않다. 이 발언을 보고 두려움과 역겨움을 느낄 수 있는 까닭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내게는 다음 두 가지가 가장 크게 다가온다. 첫째, 나는 이번 대선 및 그로부터 정립할 다음 정권의 핵심적인 가치 중 하나가 합리성의 보존과 증진이라고 믿으며, 여기에는 박사모-홍준표 지지자들로 이어지는 우파 극단주의자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한국인이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Read more...] about ‘개신교 극단주의자 문제’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