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한 일본 부부는 주말마다 온천에 간다. 온천에 간다니까 대단한 일인 것 같지만, 실은 일본에는(아니 적어도 동경 주변에는) 온천이 워낙 많다. 그 대부분은 말로만 온천일 뿐 물 자체가 온천수같이 효험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니까 동네 목욕탕에 주말마다 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목욕탕에 가면 간단한 외식을 할 수 있고 여러 가지 휴식 공간을 쓸 수도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 찜질방 가서 가족들이 노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일본에는 또 워낙 공원이 많다. 내가 가진 … [Read more...] about 노는 법을 가르쳐라
부모
당신의 아이를 거짓말쟁이로 만들지 않으려면
심리학자 빅토리아 탈와(Victoria Talwar)는 한 국가의 한 마을에 있는 대조적인 두 학교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한 학교는 일반 서구식 형태의 학교였다. 엄격하지만 불합리할 정도는 아니고 비행을 저지르면 구두훈계, 방과 후 학교 남기 정도의 벌을 받았다. 또 다른 학교는 매우 엄격했다. 규칙을 위반하면 심한 벌을 받고 종종 폭력적인 벌을 받았다. 몽둥이로 맞고 거짓말을 해도 심한 벌을 받았다. 그리고 두 학교 학생들 대상으로 얼마나 거짓말을 하는지 실험했다. 결과는? 두 번째 학교 … [Read more...] about 당신의 아이를 거짓말쟁이로 만들지 않으려면
‘할마·할빠’의 노동의 대가는 얼마일까
할마. 할빠. 누군가에게 최근 알게 된 신조어일 뿐이겠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 한 켠이 먹먹해지는 단어이기도 하다. 육아정책연구소가 발표한 「맞벌이 가구의 가정 내 보육 보고서」에 따르면 조부모 육아참여율은 2012년 50%에서 2016년 63.8%로 무려 13.8%p나 증가했다고 한다. 비단 문서 상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햇살 좋은 날, 손주를 업고 나온 할아버지의 모습이나 놀이터에서 할머니와 옥신각신 하고 있는 아이들의 투샷은 우리가 주변에서 목격하는 황혼육아의 명확한 … [Read more...] about ‘할마·할빠’의 노동의 대가는 얼마일까
아빠 육아의 놀라운 결과
준이 아빠는 준이를 낳는 달부터 지방으로 발령을 받는 바람에 1년 반 동안 혼자 지방생활을 했다. 육아 파트너의 도움이 가장 절실한 초기 1년 반의 시간을 아이 아빠 없이 홀로 독박육아할 수밖에 없었던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정말 아찔하다. 출산 전 나는 뭔가 알 수 없는 자신감에 차 준이 아빠가 지방발령을 받는다고 해도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나름대로 육아서도 미리 읽었겠다, 나 혼자 아이를 잘 키우며 씩씩하게 버틸 수 있다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책으로 육아를 다 배운 줄 … [Read more...] about 아빠 육아의 놀라운 결과
사랑과 상처는 서로를 지울 수 있나
어버이날 편지를 쓸 때 미웠던 것, 상처받았던 건 모두 지우고 좋았던 것만 쓰는 게 참으로 곤욕이었다. 상처보다 사랑받은 게 더 크다면 부모님을 좋아해야 하나? 사랑보다 상처받은 게 더 크다면 부모님을 미워해야 하나? 사랑은 상처를 지우지 못하고, 상처는 사랑을 덮지 못한, 그런 어버이날. 원문: 서늘한 여름밤 … [Read more...] about 사랑과 상처는 서로를 지울 수 있나
슬로우 차일드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준이는 돌 전 아기였을 때부터 새로운 사물, 새로운 사람, 새로운 환경, 새로운 음식 등에 대해 적응하는 것이 오래 걸리는 '슬로우 차일드'였다. 아무리 슬로우 차일드라고 해도 이제 여섯 살이나 되었으니 새로운 환경을 접하더라도 적응 기간은 필요 없겠지 싶었는데 역시 아직이었다. 6살인 지금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할 때까지는 엄마가 함께 있어 주고 기다려주어야 했다. 역시 타고난 기질은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었다. 지난 4월 네이버 메인에 소개된 '유치원 등원 거부 시 대처방법'에 대한 … [Read more...] about 슬로우 차일드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아프면 비로소 보이는 것
작은오빠가 누나, 그만 좀 해, 하고 나직하게 말했다. 넘치지도 덜하지도 않게 아주 적당한 톤이었다. 그러게 위로해도 시원치 않을 마당에 누구를 벌써 황천길로 보내려고. 언니는 주위를 한번 둘러보더니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았다. 그런데 다 망했다는 큰오빠가 무슨 돈으로 수술을 할까. 혹시 치료비가 필요해서 모이자고 했나. -김금희 ‘보통의 시절’을 읽다가 아프면 비로소 보이는 것, 이라고 제법 거창하게 제목을 지었지만 사실 그냥 좀 아팠다. 지난 금요일부터 목이 칼칼한 게 편도선이 또 … [Read more...] about 아프면 비로소 보이는 것
할머니의 기억
먼저 침대에 누워 잠잘 준비를 하던 동생이 물었다. "할머니한테 뭐라고 이야기해야 해?" 나는 무슨 뜻인지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아 그녀에게 다시 물었다. "무슨 이야기?" "고모 말고는 아무도 못 알아보신대." 나도, 2살 아래인 내 동생도, 기억을 잃어버린 할머니에게 무슨 말을 건네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지금껏 살면서 둘 중 누구도 살아온 기억이 옅어져 가는 사람을 가까이에서 만나본 적이 없다. 나의 인생에 있어 2016년은 이제 고작 28번째 해이기도 하고. 짧은 대화 끝에서 … [Read more...] about 할머니의 기억
다문화 여성에게 친정엄마 같은 산후관리를 제공한다면?
산후조리엔 무조건 미역국? "다문화 여성들이 임신했을 때 가장 먹기 힘든 음식이 뭔지 아세요? 김치에요. 출산 후에는 미역국이고요." 결혼도 하지 않은 30살 청년 한만형 다누리맘 대표로부터 전문가 못지않은 이야기 보따리가 술술 풀려나왔다. "한국에선 출산 후 미역국을 먹지만 베트남에선 돼지 족발을 푹 우려낸 국물을 마셔요. 가물치 조림이나 돼지고기 조림을 즐겨먹지요. 중국에선 좁쌀죽과 삶은 달걀을 먹기도 해요." 다누리맘은 ‘다문화 가족 모두가 누린다’라는 뜻을 담은 예비사회적기업이다. … [Read more...] about 다문화 여성에게 친정엄마 같은 산후관리를 제공한다면?
열심히 일한 뒤 놀겠다던 엄마
※ 본 글은 제11회 ‘봉샘의 피투성이 백일장’에서 우수작으로 뽑힌 한국외대 루마니아어과 졸업생의 글입니다. 매일 아침 6시, 엄마는 일어나자마자 온 가족의 식사를 준비한다. 다른 식구가 일어나기 전에 몸을 씻고 젖은 머리에 수건을 두른 채 찌개를 살피고 빨래를 한다. 밥은 찌개에 비벼둔 채 머리를 말리고 화장을 하면서 식사도 끝낸다. 7시 50분에 집을 나서도 9시 전에 일터에 도착하려면 차에서 내린 즉시 종종걸음을 쳐야 한다. 1년 전 엄마의 일상은 늘 이렇게 … [Read more...] about 열심히 일한 뒤 놀겠다던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