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6월 항쟁 30주년을 맞은 올해 당시 시대 상황을 그린 영화들이 쏟아질 예정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그린 장훈 감독, 송강호 주연의 ‘택시운전사’,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을 다룬 장준환 감독, 하정우 주연의 ‘1987’ 등이 기대작으로 꼽히는 가운데 ‘보통사람’이 22일 개봉하며 스타트를 끊었다. 잔잔한 가족 코미디 ‘히어로’(2013)를 만든 김봉한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이자 스릴러 애호가 손현주가 주연을 맡은 첫 시대극인 ‘보통사람’은 당시 노태우 후보가 대선 구호로 썼던 … [Read more...] about ‘보통사람’ 되기 힘든 시대, 개를 문 남자 이야기
영화
‘히든 피겨스’와 네 개의 적
그들이 겪어야 했던 네 개의 대결 : 미국 vs 소련, 백인 vs 흑인, 남성 vs 여성, 그리고 기계(컴퓨터) vs 사람 뻔한 이야기다. 영화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여성(들), 그것도 흑인 여성이 인종차별과 성차별을 극복하고 인류(미국)의 위대한 우주 도전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하다.' 뻔한 이야기를 그럴듯하게 보이기 위해 선택하는 방법은 보통 두 가지다. 화려한 볼거리로 혼을 쏙 빼놓는 방법. 할리우드판 '국뽕 영화'가 대게 그렇다. <진주만>이나 <인디펜던스 데이> … [Read more...] about ‘히든 피겨스’와 네 개의 적
‘문라이트’ 달빛 소나타 같은 어떤 사랑
‘문라이트’는 따지고 보면 (첫)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주인공 샤이론과 그의 유일한 친구 케빈. 어느 날 달빛 푸른 바닷가에서 여느 때처럼 장난치고 소소한 대화를 나눈다. 약 기운 때문일까. 둘은 평소에 느끼지 못한 감정에 젖고 순간 선(?)을 넘는다. 그것은 충동이었을까? 장난이었을까? 사랑이었을까? 아니면 기댈 곳 없고, 갈 곳 없는 사춘기 두 소년이 서로에게 건넨 잠깐의 위로였을까? 그날 밤 샤이론은 케빈에게 쓸쓸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난 너무 많이 울어서 어쩔 땐 눈물로 … [Read more...] about ‘문라이트’ 달빛 소나타 같은 어떤 사랑
식인상어의 공격 : 영화 ‘죠스’와 USS 인디애나폴리스호
※ 이 글은 영화 <죠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죠스>는 1975년 당시까지 최고의 흥행수익을 올린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보다보면 제2차 세계대전 중 바다 위에서 상어의 먹잇감이 되며 구조를 기다리던 해군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이야기의 모델이 되는 실화가 바로 '인디애나폴리스 호 침몰 사건'이죠. 이 이야기는 2016년에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으로 <USS 인디애나폴리스>라는 영화로 각색되어 개봉되기도 … [Read more...] about 식인상어의 공격 : 영화 ‘죠스’와 USS 인디애나폴리스호
’콩: 스컬 아일랜드’ 몬스터버스로 돌아온 킹콩
너무 커서 슬픈 짐승, 킹콩이 돌아왔다. 그동안 몇 차례 리메이크된 적 있던 ‘킹콩’이지만 이번에 개봉한 영화 ‘콩: 스컬 아일랜드’는 차원이 다르다. 일회성 컴백이 아니라 마블 유니버스처럼 여러 몬스터들을 한데 묶는 '몬스터버스'의 한 축으로 기획된 것이다. 미국의 레전더리 픽처스와 워너 브라더스, 일본의 고지라로 유명한 도호 영화사는 몬스터버스를 위해 뭉쳐 앞으로 괴수 영화를 꾸준히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콩'의 차별화 포인트는? 84년 전 탄생한 킹콩이 여전히 … [Read more...] about ’콩: 스컬 아일랜드’ 몬스터버스로 돌아온 킹콩
믿음과 가능성의 감동을 전한 실화 영화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
대학 개강을 불과 며칠 앞두고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목표가 있어서 들어간 대학이 아니고 성적이 되지 않아 들어간 대학이다. 고등학교 시절에 '왜 대학에 가야 하나?' '나는 대학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같은 고민을 해보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당연하게 가니까 나도 그냥 당연히 대학에 왔을 뿐이다. 대학에서 보낸 첫 1년이 즐겁지 않았다고 말할 수 없지만 즐거웠다고 말할 수도 없다. 나에게 있어 대학은 전공 공부를 하면서 '왜 다녀야 하나?'는 질문 없이 다녔던 곳이었다. 무작정 이유 없이 … [Read more...] about 믿음과 가능성의 감동을 전한 실화 영화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
다시, 언론개혁이다
좋은 언론이 뭔지 궁금했다. ‘좋은 언론’에 대한 정의부터 필요했다. 마침 해직 기자들이 전하는 이야기가 있다. 영화는 꽤 감정적이었다. 해직 이후 별거 아닌 일에도 화가 난다는 조승호 YTN 해직 기자, “지금 오디오 체크하고 데스크에서 뛰어다녀야 할 너희들이...”라고 집회 현장에 모인 후배들을 보고 눈시울을 붉히는 최일구 MBC 아나운서, 해직 분노를 삭이기 위해 무박 2일 마라톤을 3번이나 완주한 노종면 YTN 해직 기자까지. 영화는 ‘좋은 언론’에 대한 명확한 정의보다 감정으로 먼저 … [Read more...] about 다시, 언론개혁이다
‘문라이트’ 소수자들에게도 삶은 늘 그곳에 있었다
한국은 소수자, 마이너리티에 대한 혐오 정서가 강한 나라일까? 대답하기 쉬울 것 같으면서도 쉽지 않은 문제다.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노골적인 혐오 발언이 늘고 있긴 하지만, 직접적인 물리적인 폭력이나 배격에 이르고 있지는 않다. 어떤 사람들은 그렇기에 한국은 소수자를 혐오하는 사회가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혐오란 반드시 폭력만을 뜻하진 않는다. 여성은 2등 시민 취급을 받으며 남자들의 지갑에 기생하는 ‘된장녀’ ‘김치녀’로 여겨진다. 소수 인종과 이민자들은 우리의 문화를 파괴하고 … [Read more...] about ‘문라이트’ 소수자들에게도 삶은 늘 그곳에 있었다
“그랜 토리노” : 이스트우드가 보여주는 보수의 가치
자랑은 아니지만 저는 이번에 트럼프가 당선될 것이라고 제 직장 내에서 떠들고 다녔고, 다행스럽게도(?) 맞췄습니다. 제가 트럼프 당선을 예측한 것은 사실 별 혜안이 있어서가 아니었습니다. <아메리칸 스나이퍼>라는 영화에서 전쟁으로 고뇌하지만 국가와 전우들을 위해 싸웠던 미국의 전쟁 영웅을 연기했던 브래들리 쿠퍼라는 배우가 민주당 전당 대회에 참석한 것을 두고 벌어진 사건을 보고 '아, 미국에도 이상한 놈들이 많구나'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었습니다. 원래 모든 국민은 자신에게 걸맞은 … [Read more...] about “그랜 토리노” : 이스트우드가 보여주는 보수의 가치
‘로건’: 배우, 시리즈, 그리고 팬을 위한 최고의 헌정
※ 이 글은 영화 〈로건〉의 추천사입니다. 영화의 시놉시스, 예고편에 공개된 정도의 정보와 기타 〈엑스맨〉 시리즈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울버린〉과는 완전히 다른 작품 2006년 기존 〈엑스맨〉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인 〈엑스맨: 최후의 전쟁〉이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혹평을 받으며 퇴장했을 때부터 울버린 단독 작품은 꼭 나와야만 했던 것이었습니다. 원작의 리더 격인 사이클롭스를 단역(…)으로 만들어버릴 정도로 〈엑스맨〉 시리즈는 울버린을 중심에 … [Read more...] about ‘로건’: 배우, 시리즈, 그리고 팬을 위한 최고의 헌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