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의 범주를 넘어섰다. 리들리 스콧은 영화 철학자다." "<프로메테우스>의 세계관은 사라지고 진부함만 남았다." 지난 9일 개봉한 영화 <에이리언: 커버넌트>에 대한 평가는 이처럼 극과 극으로 갈린다. 보통 평이 갈릴 땐 평론가와 관객 사이에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엔 전적으로 호불호의 차이다. 이 영화의 서사구조가 어느 정도 미흡하다는 것은 다들 인정한다. 별다른 사연 없이 등장해 희생되는 등장인물들은 소모적이고, 마지막 반전은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 [Read more...] about “에이리언: 커버넌트” 열광하거나 실망하거나
영화
“불한당”, 매끄럽지만 식상한 언더커버
소년처럼 해맑은 얼굴의 조현수(임시완)가 몸집이 두 배인 덩치를 쓰러뜨리자 힘으로 서열을 매기는 세상인 감옥 안은 흥분에 사로잡힌다.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의 도입부다. 현수를 눈여겨보던 감옥 안의 보스 한재호(설경구)는 그에게 조직 합류를 제안한다. 감옥에 위장 잠입한 경찰인 현수는 사수인 무자비한 천팀장(전혜진)보다 더 인간적인 재호에게 끌린다. <불한당>은 재기발랄한 액션 범죄물이다. 경찰관이 범죄 … [Read more...] about “불한당”, 매끄럽지만 식상한 언더커버
[스포 주의] “겟 아웃”, 인종 문제를 영리하게 이식한 호러
나이 많은 백인들이 고급 승용차를 타고 몰려오더니 파티를 연다. 그들의 관심사는 딱 하나, 새로 온 젊은 흑인 남성 크리스(다니엘 칼루유야)다. 백인들이 많은 곳이 불편한 크리스는 적응이 되지 않아 겉돈다. 사진가인 그는 카메라를 들고 돌아다니다가 파티에 온 흑인 남성과 마주친다. 나잇대도 비슷해 보여 말을 걸지만, 그는 자신에게 동질감을 느꼈다는 크리스를 이상하게 쳐다본다. 크리스는 몰래 그의 사진을 찍으려다가 플래쉬를 터뜨린다. 그러자 흑인 남자는 코피를 흘리며 … [Read more...] about [스포 주의] “겟 아웃”, 인종 문제를 영리하게 이식한 호러
“20세기 여인들”: 1979년, 소년의 성장기, 페미니즘
<20세기 여인들>이라는 거창한 제목의 이 영화는 마이크 밀스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올해 골든글로브 작품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아카데미 각본상에도 노미네이트되었습니다. 영화는 1979년 캘리포니아 산타 바바라를 배경으로 합니다. 등장인물은 세 명의 여인들과 두 명의 남자입니다. 세 여인들은 1920년대에 태어난 엄마, 1950년대생인 세입자, 1960년대에 태어난 여자친구입니다. 이 관계들은 모두 15세 제이미(루카스 제이드 주만)를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 [Read more...] about “20세기 여인들”: 1979년, 소년의 성장기, 페미니즘
“나는 투표한다, 고로 존재한다”
투표는 과학적일까? 여론조사는 과학적일까? 많은 과학자들이 투표와 여론조사의 비과학성을 증명했다. (…) 하지만 사이버 브레인(Cyber brain)의 시대.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100% 읽을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역설적으로 투표와 여론조사는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래서 선거 당일 투표소에 가서 투표용지에 지지후보를 찍는 행위는 가장 ‘인간다운’ 모습일지 모른다. 투표는 과학적일까? 많은 사회학자나 심리학자, 과학자들이 의문을 던졌다. 인간의 심리와 행동이 늘 합리적이거나 과학적으로 … [Read more...] about “나는 투표한다, 고로 존재한다”
[약스포 주의, PV영상 포함] 목소리의 형태, 눈물이 마르지 않는 애니메이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극찬한 '목소리의 형태', 가정의 달에 보기 좋은 감동적인 애니메이션 지난 9일 오후, 영화관을 찾아 <목소리의 형태>라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았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극찬한 작품이기도 했고, 인터넷을 통해 본 PV 영상이 너무나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청각 장애를 앓는 소녀와 그 소녀에게 다가가는 일이 서툴러 괴롭히기만 했던 소년이 다시 만나 친구가 되는 이야기. 일각에서는 <목소리의 형태>가 학교 폭력을 미화하는 작품이라는 말도 나온다. … [Read more...] about [약스포 주의, PV영상 포함] 목소리의 형태, 눈물이 마르지 않는 애니메이션
영화 “해빙” : 의심과 두려움은 인간을 어디로 몰고 가는가
※ 이 글은 해당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선택에 대한 주관적인 기준이 없어 이 영화, 저 영화 다 보곤 한다. 이번에 택한 영화는 출근길, 디지털 사이지를 통해 봤던 예고편이 매우 인상 깊어서 선택하게 되었다. 하지만 네이버에서 ‘해빙’을 검색해봤더니 평점이 이럴 수가! 싶었다. 6점대라니… 킬링타임용으로는 괜찮겠지 하면서 봤는데.. 의외로 재미있었다. 간단한 영화 줄거리는 이렇다. 한강이 녹고 머리 없는 여자 시체가 떠오르자, 살인의 악몽이 다시 … [Read more...] about 영화 “해빙” : 의심과 두려움은 인간을 어디로 몰고 가는가
선선한 밤, 맥주와 함께 볼 넷플릭스 드라마 5편
5월 1일부터 9일까지 퐁당퐁당 이어지는 징검다리 연휴. 긴 휴가를 내고 여행 가신 분도 있겠지만 출근해야 하는 사람들은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애매하게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을 것입니다. 저도 그렇거든요. ㅠㅠ 이럴 때 집에서 몰아 볼 만한 넷플릭스 드라마 5편을 소개합니다. 이름은 들어봤는데 볼까 말까 망설이던 작품들, 이 기회에 챙겨보면 어떨까요? <루머의 루머의 루머 (13 Reasons Why)> 평범한 여학생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13가지 이유를 신선한 방식으로 … [Read more...] about 선선한 밤, 맥주와 함께 볼 넷플릭스 드라마 5편
’지니어스’ vs. ‘네루다’, 영화 속 문호를 만나다
문호가 등장하는 영화 두 편이 관객을 찾았다. 요절한 천재 작가 토마스 울프를 그린 ‘지니어스’가 13일 개봉했고, 칠레의 민중시인 파블로 네루다가 등장하는 ‘네루다’가 5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두 편 모두 관찰자의 입장에서 문호를 바라본다는 공통점이 있다. 문학과 영화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매체라는 점에서 닮았지만 글을 쓰는 작가는 드라마틱한 요소가 약해 그동안 영화에서 자주 다뤄진 소재는 아니다. 하지만 작년 봄 한국영화 ‘동주’가 뜻밖의 흥행 성공을 거둔 이후 문학 소재 영화에 대한 … [Read more...] about ’지니어스’ vs. ‘네루다’, 영화 속 문호를 만나다
흔들리는 믿음, ‘분노’의 실체는 무엇인가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살인사건이 있습니다. ‘벌어졌다’가 아니라 왜 ‘있습니다’라고 썼느냐고요? 이 영화에서 도입부에 등장하는 살인사건은 중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종의 맥거핀이죠. 사망자보다 범인이 누구인가를 중심에 놓고 영화는 미스터리 서사를 만듭니다. 그런데 그 방식이 조금 독특합니다. 서로 다른 세 장소에서 벌어지는 독립된 세 이야기를 늘어놓고 ‘범인은 이 중 하나야’라고 말하는 방식이거든요. 그렇습니다. 영화는 범인의 몽타주를 보여준 뒤 세 가지 … [Read more...] about 흔들리는 믿음, ‘분노’의 실체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