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대중적으로도 아주 널리 알려진 사람이다. 그는 과학을 전공하는 여동생에게 질문을 받았다. “이해하기 어려운 책을 읽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지?” 그가 준 답은 이랬다. “그 책을 읽다가 도무지 뭐가 뭔지 모르겠거든 거기서 멈춰. 그리고 처음부터 다시 읽도록 해. 그걸 다 읽을 때까지 반복하는 거지.” 완전한 이해란 없다 뭔가 이해했다는 것은 언제나 어느 정도 오만이다. 완전한 이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 [Read more...] about ‘처음부터 다시 읽기’가 어려운 이유
생활
낮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들에게 필요한 회복 탄력성
1. 자존감 회복의 기술 - 회복 탄력성에 있다? 최근 제가 참여하고 있는 팟캐스트 심리학 X에서는 '회복 탄력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공부하고 팟캐스트를 진행하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회복 탄력성에 관한 지식은 자존감이 낮은 분들에게 꼭 필요한 지침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여러분께 Hooper가 제안한 '회복 탄력성을 되찾기 위한 7가지 단계'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면서 저의 추가적인 팁을 더하는 내용을 다룹니다. # 회복탄력성이란? 회복탄력성은 크고 … [Read more...] about 낮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들에게 필요한 회복 탄력성
할머니의 기억
먼저 침대에 누워 잠잘 준비를 하던 동생이 물었다. "할머니한테 뭐라고 이야기해야 해?" 나는 무슨 뜻인지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아 그녀에게 다시 물었다. "무슨 이야기?" "고모 말고는 아무도 못 알아보신대." 나도, 2살 아래인 내 동생도, 기억을 잃어버린 할머니에게 무슨 말을 건네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지금껏 살면서 둘 중 누구도 살아온 기억이 옅어져 가는 사람을 가까이에서 만나본 적이 없다. 나의 인생에 있어 2016년은 이제 고작 28번째 해이기도 하고. 짧은 대화 끝에서 … [Read more...] about 할머니의 기억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긴 잡는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The early bird catches the worm. 아침, 낮, 밤 가릴 것 없이 잠이 많은 나로서는 알면서도 몸이 따라주지 않아 부끄러움에 몸 둘 바를 모르겠는 명언 중 하나. 16세기 영국의 작가이자 역사가, 골동품 전문가, 지형학자였던 윌리엄 캠든(William Camden)의 말로 늦잠 좀 자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유명한 문장이다. 그의 이름을 수식하는 많은 타이틀을 봐서는 한 재능(+욕심·사명) 하셨던 위인이셨던 게 … [Read more...] about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긴 잡는다
읽기의 습관화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하는 것들을 우리는 습관이라고 한다. 밤에 잠들고 아침에 눈 뜨는 것도 습관이라면 습관. 좋아하는 음식을 더 많이 요리하는 것처럼 우리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주어진 여건을 따라가는 대신 나를 선택하고 그 선택을 반복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매일 혹은 매주 지속하는 습관은 이렇게 탄생한다. 글을 읽는 행위, 소위 독서라고 칭하는 것을 넘어선 읽는다는 행동 자체가 연간 행사, 월중 행사와도 같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을 더 자세히 살펴보면 누구나 다 … [Read more...] about 읽기의 습관화
만만해 보이는 사람들은 꼭 그럴만한 이유가 있더라
강해 ‘보이는’ 자가 살아남는다 이 벚꽃이 네 벚꽃이냐 아니옵니다, 어찌 감히 인턴이 벚꽃놀이를 가겠나이까 오 착하구나! 그렇다면 야근을 모두 너에게 주마 겨울 같은 봄이다. 얼어붙은 월급에 먹고살기는 팍팍하고, 얇아진 지갑에 마음은 물기를 잃고 바스락 소리를 낸다. 흩날리는 벚꽃을 두고도 순수하게 기뻐하지 못하고 즐기지 못하는 내 처지가 초라하게 느껴진다. 그래. 낭만은 죽었다. 바야흐로 생존의 시대인 것이다. 이렇게 생존이 가장 큰 문제가 되는 시대라면 아무래도 강한 자가 … [Read more...] about 만만해 보이는 사람들은 꼭 그럴만한 이유가 있더라
이불 밖은 ‘진짜로’ 위험합니다, 적어도 자는 동안에는
※ 본 글은 아틀라스 옵스큐라에 게재된 「Why Do We Sleep Under Blankets, Even on the Hottest Nights?」를 번역한 글입니다. 뉴욕의 7월 말. 방의 크기에 비해 용량이 한참 모자라는 에어컨을 설치한 4층 빌딩의 꼭대기 층 방에 나는 누워있습니다. 실내 온도는 30도가 넘고 물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습도도 높습니다. 나는 작은 에어컨 옆에서 잠들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뭔가 덮을 것 없이는 잠을 잘 수 없습니다. 가장 얇은 이불로 … [Read more...] about 이불 밖은 ‘진짜로’ 위험합니다, 적어도 자는 동안에는
쓰레기 584년 치 분리수거한 고시원 총무, 성악설 믿는다
당신이 낙천적인 사람일지라도 수십 명이 사는 건물에서 매일 나오는 쓰레기를 1,280번 이상 분리수거 했다면, 결국에는 성악설을 믿게 될 수도 있다. 나는 서울의 어느 고시원 총무이며 경력은 3년 6개월(1,280여 일)이다. 고시원 총무에게 분리수거는 가장 일상적이면서 지저분한 일과다. 그만큼 사람들의 분리수거 습성에 관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다. 지난 1,280일 동안 내가 분리수거한 쓰레기의 양은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일반쓰레기 11.52톤, 음식물쓰레기 1.28톤, … [Read more...] about 쓰레기 584년 치 분리수거한 고시원 총무, 성악설 믿는다
더 이상 여의도에 벚꽃을 보러 가지 않는 이유
이맘때면 뉴스고 신문이고 어디나 활짝 핀 벚꽃 얘기가 넘쳐난다. 진해에 얼마나 많은 인파가 모이고, 여의도가 언제부터 축제고, 잠실 석촌 호수엔 언제 가야 절정에 이른 벚꽃을 볼 수 있다고… 나도 그랬다. 그 무수한 벚꽃 놀이를 하러 온 군중 속 한 사람이었다. 벚꽃 필 때가 되면 손꼽아 갈 날을 기다렸다. 여의도 근방에서 일할 때는 밤늦게 야근을 마치고 지인들과 작당 모의를 했다. 축제 기간이라 차량 통제를 한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도로 위에서 돗자리도 없이 와인을 땄다. 잔도 마땅한 게 … [Read more...] about 더 이상 여의도에 벚꽃을 보러 가지 않는 이유
호칭을 없애면 조직문화가 바뀔까?
‘호칭을 없애 수평적 조직 문화 이룩하겠다’는 말을 접한 사람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다. "그게 되겠어?" 혹은 "조직을 변화시키기 위한 새로운 시도" 그렇다. 이 조직에 나름 오랫동안 몸담은 적이 있던 나의 의견 또한 전자에 가깝다 하겠다. 더욱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그게 되겠어? 가 아니라 절대 안 된다는 것에 가깝다. ‘왜 되지 않을까’의 일반적인 이유는 나보다 훨씬 경험 많은 분들이 계시기에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은 수학이라는 도구가 인간의 생활에 어떻게 … [Read more...] about 호칭을 없애면 조직문화가 바뀔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