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대생으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자. 전남대학교 국사교육학과 76학번이었다. 향용 그렇듯이 집안에 데모꾼이 있으면 그 집안 상당히 피곤(?)해진다. 그녀의 오빠들이 그랬고 박기순은 일찌감치 오빠의 지기들이었던 윤한봉이니 김남주니 하는 광주 지역의 운동권 괴수(?)들의 영향을 받으면서 될성부른 떡잎(?)이 되고 있었다. 그러던 중 1978년 6월 학내 시위에 연루되어 무기정학을 당한다. 학교로부터 거부당한 박기순은 또 하나의 학교에 마음을 쏟게 된다. 그것은 야학이었다. 그녀는 서울에서 야학을 … [Read more...] about 빛의 결혼식: ‘임을 위한 행진곡’의 탄생
역사
숫자로 보는 5·18
1 1번. 박근혜 전 대통령이 5·18 기념식에 참석한 횟수. 1시간. 5월 27일 새벽 계엄군이 전남도청에 진입해 시민군을 제압하는 데 소요된 시간. 2 2년. 1심에서 사형, 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실제로 복역한 햇수. 새벽 2시. 5월 21일 광주와 외부를 연결하는 전화가 차단된 시각. 5 5일. 시민들이 자력으로 계엄군을 물리친 시간. 5월 … [Read more...] about 숫자로 보는 5·18
의외로 길지 않은 치약·칫솔의 역사: 화학, 건강을 끌어올리다
전 세계인이 누구나 하는 것, 알게 모르게 중요한 것이 양치질입니다. 양치질의 어원을 보면 꽤나 오래된 인류의 관심거리였음을 알 수 있죠. 그런데 인간은 언제부터, 어떻게 이를 닦아왔을까요? 의외로 현대에 우리가 하고 있는 방식의 치약, 칫솔의 역사는 길지 않습니다. 현대인에게 치약과 칫솔의 발명은 의외로 큰 영향을 준 사건이기도 합니다. 고대의 치약, 칫솔의 역사 현대의 전 세계 사람들은 누구나 양치질을 합니다. 하지만 과거에는 이런 개념이 없거나 대충 헹구는 수준에 … [Read more...] about 의외로 길지 않은 치약·칫솔의 역사: 화학, 건강을 끌어올리다
1987년 8월 18일, 금지곡들의 광복절
홍난파 작곡의 <봉선화>는 일제 시대의 대표적인 금지곡이었다. 왜 금지곡이었을까. "울 밑에 선 봉선화야 네 모습이 처량하다..."까지는 괜찮았다. 그러나 "어언 간에 여름 가고 가을바람 솔솔 불어 아름다운 꽃송이를 모질게도 침노하니..."의 2절이나 "북풍한설 찬 바람에 네 형체가 없어져도 평화로운 꿈을 꾸는 너의 혼은 예 있으니 화창스런 봄바람에 환생키를 바라노라"의 3절에 이르면 이 노래를 듣는 조선 사람들은 죄다 노래의 뜻이 무엇인지를 알았고 손을 얼굴에 묻고 엉엉 울기 바쁠 … [Read more...] about 1987년 8월 18일, 금지곡들의 광복절
모멘텀의 역사
※ Flirting with Models의 「Two Centuries of Momentum」을 번역한 글입니다. 1. 모멘텀이란? 모멘텀이란 최근의 수익률을 기반 두고 투자하는 기법으로 최근 수익률이 좋았던 주식을 사고 그렇지 않은 주식을 피하거나, 팔거나, 공매도하는 전략입니다. 이 용어는 물리학에 뿌리를 두어 물체의 질량과 속도를 표현합니다. 예를 들어 무거운 트럭은 높은 속도와 큰 모멘텀으로 이동합니다. 트럭을 세우기 위해서는 반대로의 커다란 힘이 필요합니다. 모멘텀 … [Read more...] about 모멘텀의 역사
우리가 알던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기원은 틀렸다
우리가 알고 있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기원 백년전쟁이 발발하자 영국과 가장 가까운 프랑스의 항구도시 칼레는 영국군의 집중 공격을 받았습니다. 프랑스의 칼레 사람들은 시민군을 조직해 맞서 싸웠지만, 전쟁이 길어지자 식량이 고갈되어, 끝내 항복하고 말았습니다. 영국왕 에드워드 3세는 파격적인 항복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시민들 중 6명을 뽑아 와라. 칼레 시민 전체를 대신해 처형하겠다." 칼레의 갑부인 '외수타슈 생피에르' 를 비롯한 고위 관료와 부유층 인사 6명이 자원했습니다. 이들은 … [Read more...] about 우리가 알던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기원은 틀렸다
다윈의 노트에서 찾은 창의성의 비밀
현대의 과학적 세계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과학자를 꼽는다면 아이작 뉴턴과 함께 찰스 다윈일 겁니다. 찰스 다윈의 ‘진화론(자연선택 이론)’은 당시 지배적이었던 창조설, 즉 지구상의 모든 생물체는 신(神)의 뜻에 의해 창조되고 지배된다는 신 중심주의 학설을 뒤집고 과학의 물질적 우주관이 지배하는 시대를 열었습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 하나가 세상에 대한 이해의 폭을 얼마나 크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주었죠. 과학적 물질주의가 문명의 지배적 패러다임이 된 것은 19세기 중반 영국의 박물학자인 … [Read more...] about 다윈의 노트에서 찾은 창의성의 비밀
체르노빌의 연인
사고를 감춘 소련 당국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니까 1986년이었지. 그 해 4월 26일 당시에는 ‘소련’이라 불리우던 광대한 국토의 나라 한켠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졌어. 오늘날의 독립국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에프에서 불과 100킬로미터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체르노빌의 원자로에서 증기 폭발이 일어나 20세기 최악의 원자력 발전소 참사로 번진 거지. 그런데 이 참사는 사고 직후에는 세상에 알려지지도 않았어. 비밀 많고 숨기는 것 많던 소련 공산주의자들이 참사 소식을 전하지 않았기 때문이야. … [Read more...] about 체르노빌의 연인
‘5대 항일가문’을 아십니까?
구한말 의병에서부터 일제 말기 광복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애국선열이 국권 회복을 위해 항일투쟁에 나섰습니다. 정확한 숫자를 헤아리기는 어렵습니다만, 2017년 말 기준으로 정부로부터 독립유공 포상을 받은 분은 여성 265명 포함 총 1만 4,830명입니다. 애국선열 가운데는 단신으로 나선 분들도 계시지만 더러는 집안, 또는 가문 차원에서 집단으로 나선 경우도 있습니다. 그 가운데 대표적으로 ‘5대 항일가문’을 꼽는데 의병장 왕산 허위 선생 가문, 안중근 의사 가문, 석주 이상룡 선생 가문, … [Read more...] about ‘5대 항일가문’을 아십니까?
1944년 1월 16일, 목놓아 부르다 간 시인
영화 속에서 대개 시인이라는 이들은 창백한 낯빛에 뿔테 안경을 쓰고 섬세한 성품에 쉽게 상처받으며, 비쩍 곯아서 맨날 줘 터지지만, 깡다구는 있어서 목소리는 카랑카랑한, 그러다가 더 두들겨 맞는, 그런 캐릭터일 때가 많다. 물론 시인도 사람 따라 개차반부터 성인군자까지 천차만별이겠지마는, 보통의 이미지가 그렇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 이미지를 벗어나는 시인 하나가 있었다. 시인이면서 명사수였고 글쟁이이면서도 폭탄 다루고 침투 훈련까지 받은 사람, 이육사가 그다. 본명 이원록. 그는 진성 … [Read more...] about 1944년 1월 16일, 목놓아 부르다 간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