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과학적 세계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과학자를 꼽는다면 아이작 뉴턴과 함께 찰스 다윈일 겁니다. 찰스 다윈의 ‘진화론(자연선택 이론)’은 당시 지배적이었던 창조설, 즉 지구상의 모든 생물체는 신(神)의 뜻에 의해 창조되고 지배된다는 신 중심주의 학설을 뒤집고 과학의 물질적 우주관이 지배하는 시대를 열었습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 하나가 세상에 대한 이해의 폭을 얼마나 크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주었죠. 과학적 물질주의가 문명의 지배적 패러다임이 된 것은 19세기 중반 영국의 박물학자인 … [Read more...] about 다윈의 노트에서 찾은 창의성의 비밀
역사
체르노빌의 연인
사고를 감춘 소련 당국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니까 1986년이었지. 그 해 4월 26일 당시에는 ‘소련’이라 불리우던 광대한 국토의 나라 한켠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졌어. 오늘날의 독립국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에프에서 불과 100킬로미터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체르노빌의 원자로에서 증기 폭발이 일어나 20세기 최악의 원자력 발전소 참사로 번진 거지. 그런데 이 참사는 사고 직후에는 세상에 알려지지도 않았어. 비밀 많고 숨기는 것 많던 소련 공산주의자들이 참사 소식을 전하지 않았기 때문이야. … [Read more...] about 체르노빌의 연인
‘5대 항일가문’을 아십니까?
구한말 의병에서부터 일제 말기 광복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애국선열이 국권 회복을 위해 항일투쟁에 나섰습니다. 정확한 숫자를 헤아리기는 어렵습니다만, 2017년 말 기준으로 정부로부터 독립유공 포상을 받은 분은 여성 265명 포함 총 1만 4,830명입니다. 애국선열 가운데는 단신으로 나선 분들도 계시지만 더러는 집안, 또는 가문 차원에서 집단으로 나선 경우도 있습니다. 그 가운데 대표적으로 ‘5대 항일가문’을 꼽는데 의병장 왕산 허위 선생 가문, 안중근 의사 가문, 석주 이상룡 선생 가문, … [Read more...] about ‘5대 항일가문’을 아십니까?
1944년 1월 16일, 목놓아 부르다 간 시인
영화 속에서 대개 시인이라는 이들은 창백한 낯빛에 뿔테 안경을 쓰고 섬세한 성품에 쉽게 상처받으며, 비쩍 곯아서 맨날 줘 터지지만, 깡다구는 있어서 목소리는 카랑카랑한, 그러다가 더 두들겨 맞는, 그런 캐릭터일 때가 많다. 물론 시인도 사람 따라 개차반부터 성인군자까지 천차만별이겠지마는, 보통의 이미지가 그렇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 이미지를 벗어나는 시인 하나가 있었다. 시인이면서 명사수였고 글쟁이이면서도 폭탄 다루고 침투 훈련까지 받은 사람, 이육사가 그다. 본명 이원록. 그는 진성 … [Read more...] about 1944년 1월 16일, 목놓아 부르다 간 시인
1976년 4월, 조선혁명군 전사 오광심 선생 돌아가다
1976년 4월 7일 오전 6시 30분, 조선혁명군과 광복군 소속으로 일제와 싸웠던 오광심(吳光心, 1910~1976) 선생이 마포구 망원동 자택에서 예순여섯의 생애를 마감했다. 그는 남만주 조선혁명당 산하 조선혁명군(사령관 양세봉, 참모장 김학규) 사령부 군수처에서 복무했고 유격대 및 한중연합 항일전에도 참여한 전사였다. 오광심은 평안북도 선천 출신이다. 어려서 남만주로 이주해 흥경현 왕청문에 있는 화흥중학(化興中學) 부설 사범과에서 공부하며 민족의식을 길렀다. 화흥학교는 1927년 … [Read more...] about 1976년 4월, 조선혁명군 전사 오광심 선생 돌아가다
5월의 연휴를 지나며: 소파 방정환의 뒤켠
1931년 소파 방정환이 죽었다. 한참 옛날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젊어. 1899년 생이니까 우리 할아버지하고 동갑이고 죽을 때 나이 서른 셋. 젊어도 너무 젊을 때 세상을 떠났네. 하지만 그 짧은 생에 비해 그는 여러 굵직한 흔적을 남기고 갔다. 우선 ‘어린이’라는 고운 한국말부터 그의 작품이잖아. 이제 ‘이놈’ ‘저놈’ ‘애자식’이라고 부르지 말고, 아이들도 한울님(天)이므로 ‘어린이’로 높여 부릅시다. 이렇게 주창하고, 어린이에게 존댓말을 쓰자고까지 나아가설랑 고루한 어른들을 잔뜩 … [Read more...] about 5월의 연휴를 지나며: 소파 방정환의 뒤켠
1980년 4월, 사북노동항쟁 발발하다
1980년 4월 20일-사북노동항쟁 발발 1980년 오늘(4월 21일) 오후 2시께, 국내 최대의 민영탄광인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의 동원탄좌 사북광업소에서 탄광 노동자들의 시위가 일어났다. 70년대 정부의 노동3권 탄압 등으로 인한 기본권 제약에다 저임금과 어용노조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마침내 폭발한 것이었다. 이후 유혈사태까지 초래한 이 ‘사북노동항쟁’은 회사와 유착된 어용노조의 지부장이 회사의 요구대로 소폭의 임금인상을 결정하자 분노한 노동자들이 지부장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 [Read more...] about 1980년 4월, 사북노동항쟁 발발하다
1989년, ‘아래아 한글’ 시장에 나오다
1989년 4월 24일, 토종 문서편집기(워드 프로세서) <아래아 한글>(이하 <한글>)의 첫 상용버전 1.0이 시장에 나왔다. 개발자 이찬진이 1988년 서울대 컴퓨터연구회에서 만난 김형집, 우원식, 김택진과 함께 베타 버전인 0.9판을 발표한 지 한 달 뒤였다. 5.25인치 2D(360KB) 플로피 디스크 3장 용량으로 만들어진 <한글> 1.0판은 세운상가의 소규모 유통업체를 통해 정가 4만7천 원으로 … [Read more...] about 1989년, ‘아래아 한글’ 시장에 나오다
반공주의자로 오독되고 있는 조지 오웰
중3이 되는 해였을 것이다. 신정 연휴가 거하게 치러지던 즈음이라 1월 3일까지는 기본적으로 빨간 날이었다. 그 새해 1월 1일에 나는 KBS를 통해 두 명의 이름을 접하게 된다. 조지 오웰과 백남준.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라는 백남준이 ‘굿모닝 미스터 오웰’이라는,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을 동원한 생중계 비디오쇼를 펼치고 KBS는 이를 생중계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뭔가 쌈박한 내용의 프로그램이리라 기대하고 tv를 틀었다가 20분도 못가서 잠들었지만 조지 오웰과 백남준은 기억에 남는다. … [Read more...] about 반공주의자로 오독되고 있는 조지 오웰
당신이 먹는 것이 당신을 말해준다
※ 이 글은 The Economist의 ‘You are what you eat’를 발췌 및 번역한 글입니다. 동양과 서양의 사고방식이 다르다는 것이 고정관념은 아닙니다. 여러 심리학 연구결과는 서양 문화에서 자란 사람이 동양 사람에 비해 개인적이고 분석적이며 추상적으로 사고한다는 것을 입증합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한 시도는 여러 가지 있었으나 모두 나름의 한계가 있습니다. 단적인 예로 ‘근대화(modernisation)가 서양을 바꾸어놓았다’고 하기에는 일찍이 … [Read more...] about 당신이 먹는 것이 당신을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