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진학률 1위, 삶의 만족도는 뒤에서 1위 한국 고등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은 OECD 주요 국가 중 가장 높은 70.4%(2019년 기준). 하지만 청소년층의 삶의 만족도는 OECD 주요 국가 중 꼴찌. 한국 교육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어떤 숫자들입니다. 1980년대, 1990년대, 2000년대… 긴 세월 동안 한국 교육은 오직 대학만을 목표로 달리는 ‘시험 기계’를 만들어왔습니다. 2010년대, 개인의 개성과 정체성이 존중받는 다양성의 시대. 이제는 뭔가 조금… … [Read more...] about 탈 쓰고 노래하는 유쾌한 교장 선생님, 학교에서 꿈을 찾은 아이들의 이야기: 스쿨 오브 락
교육
‘비대면’이 아니라 굳이 ‘언택트’를 써야 할까?
며칠 전 김승환 전라북도 교육감이 ‘언택트(untact)’를 소재로 써서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공감하며 읽었다. 코로나19 시대에 정체불명의 말들이 오용되거나 남용되는 현실을 비판적으로 꼬집는 글이었다. ‘언택트’를 아는가. 영어 문자 속이 조금 있는 사람이라면 ‘접촉’이나 ‘대면’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부정을 나타내는 영어 접두어 ‘un-’을 붙여 ‘비접촉’, ‘비대면’을 나타내기 위해 만든 단어라는 걸 눈치챌 것이다. 언택트는 2017년에 우리나라에서 비대면 기술을 … [Read more...] about ‘비대면’이 아니라 굳이 ‘언택트’를 써야 할까?
자녀 영어 교육을 망치는 쉬운 방법
출처: SBS뉴스초등학교에서는 석차를 매기지 않는다. 우리나라 교육이 진일보하고 있다는 좋은 증거다. 그런데 이것을 악용해 일부 대형 사교육 업체에서는 자체 모의고사를 통해 전국 석차를 알려준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이것을 미끼로 회원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모의 심리를 이용한 상술이다. 우리나라가 교육열이 높은 게 아니라 경쟁열이 높은 것뿐이라는 평가가 틀리지 않는 듯하다. 사교육 업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협박' 마케팅 또한 이것과 연장선상에 있다. 학원 등록 전에 소위 … [Read more...] about 자녀 영어 교육을 망치는 쉬운 방법
‘법내노조’ 전교조는 어디로 가는가
1. 나는 2017년경 신생 교원노동조합의 태동을 지켜보면서 교육 노동 분야에서 펼쳐질 미래 상황이 우려되었다. 노동(자) 적대적인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노동 관련 제도와 정책의 반노동적 구도 등으로 인해 교원노조 당사자들의 의도 여하와 무관하게 노-노 갈등과 대립, 불합리한 경쟁 구도가 펼쳐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당시 쓴 글 몇 편에서 한시적임을 전제로 이른바 ‘전교조 빅텐트론’을 주장했다. 제반 여건상 노사 간 교섭 진행 과정에서 힘의 우열 구도를 좌우하는 … [Read more...] about ‘법내노조’ 전교조는 어디로 가는가
학교에만 있는 것
나는 코로나19 사태가 가져온 의미 있는 변화 중 하나가 사람들이 학교를 새롭게 바라보게 한 데 있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학교는 교육 문제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으로 간주된다. 사람들은 우리 사회를 괴롭히는 고질적인 문제의 원인과 해법을 학교나 교육 부문에서 찾을 때가 많으며, 그때마다 학교는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대변하는 모순의 대명사가 된다. 사람들은 학교에 없는 게 많다고 말한다. 학교에는 재미가 없다. 열정이 없고 상상력이 없으며 창의성이 없다. 공정과 정의, 배려가 없다. 인간다움이 … [Read more...] about 학교에만 있는 것
영어공부의 허튼 짓, 단어 암기
집에 굴러다니는 영어 단어 학습서가 몇 개 있다. 어원과 뉘앙스로 배우는 모 학습서, 초스피드로 중고급 어휘를 마스터하는 학습서 등등. 대학교 때 다들 사서 보길래 샀던 거 같다. 사놓기만 하고 공부한 적은 없는 것 같다. 다행이다. 두꺼운 책을 펴보니 첫 단어는 'abdicate'. 퇴위하다, 포기하다. 같은 어근 dic(t)를 가진 단어들이 함께 소개된다. addict- 중독자, indict- 기소하다, predicament- 곤경, verdict- 평결, diction- 말씨, … [Read more...] about 영어공부의 허튼 짓, 단어 암기
코로나19로 드러난 교육의 양적 효과
「코로나로 실종된 학력 중간층」, 동아일보 예상했던 결과다. 전에도 한 번 얘기했고. 많은 분이 교육의 질적 개선을 얘기하지만, 교육의 가장 강력한 효과는 양적 효과이다. 더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게 하고, 더 많은 사람이 대학 교육을 받게 하는 양적 팽창이 교육의 가장 강력한 효과다. 교육의 양적 효과로 계층 간의 격차를 줄이고 좀 더 평등한 사회를 만든다. 사회학의 여러 연구에서도 일관되게 발견되는 사항이다. 예를 들어 더 많은 사람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대학의 양적 팽창이 … [Read more...] about 코로나19로 드러난 교육의 양적 효과
지식 서비스에는 어째서 약팔이와 사기꾼이 많은가?
사기에 속는 사람들은 진짜 전문가와 사기꾼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다. 사기꾼까지 가지 않더라도 전문가와 약팔이를 구분하지 못 하는 일은 매우 많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일전에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의 질적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감식안과 관련 지식이 필요하다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식 서비스는 다른 업종보다도 이런 작용이 더 크게 발생한다. 무슨 말이냐 하면 진짜 전문가와 약팔이, 사기꾼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전문가까지는 아니어도 준전문가 정도의 지식수준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 [Read more...] about 지식 서비스에는 어째서 약팔이와 사기꾼이 많은가?
입시가 중합니까, 목숨이 중합니까
1. 플라스틱 재료를 제조할 때 사용되는 ‘비스페놀 A’라는 화학물질이 있다. 비스페놀 A의 분자는 사람 뇌에 들어 있는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영향을 미쳐서 남자 태아의 뇌를 여성화할 수 있다. 임신한 어미 쥐에게 여러 날에 걸쳐 비스페놀 A를 다양한 용량으로 투여하면 그 새끼가 여러 가지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인다. 암컷 쥐의 난소가 될 세포 속 유전자가 소량의 비스페놀 A에 노출되고 난 다음에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바뀌기도 한다. 현재 전체 미국인의 90퍼센트 이상이 소변에서 비스페놀 A가 … [Read more...] about 입시가 중합니까, 목숨이 중합니까
캠퍼스를 잃고 사는 교수 생활
언제까지일지 모르지만, 나는 일본 메이지가쿠인대학의 대학교수다. 현재는 캠퍼스를 보지도 못하고, 학생들의 숨결을 느끼지도 못하고, 그들의 환한 얼굴과 시끄러운 재잘거림을 듣지도 못하는 온라인 교수다. 이 글은 일본의 코비드 긴급조치 발령으로 일시적이나마 캠퍼스의 영토를 잃어버린 허전함에 되돌아보고 쓴 소회다. 나의 인문학적 깨우침에는 공간이 지닌 잠재적 교육 작용, 간접적 소통 구조를 누구보다 높이 치는 방향성이 있다. 그래서 조금 다른 의견이 있을 친구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내게는 대학 … [Read more...] about 캠퍼스를 잃고 사는 교수 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