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릴 때부터 내향적인 사람으로 살아왔다. 하지만 내향적인 것뿐 아니라 주변 자극에 조금 민감하게 반응하는 스타일이기에 주변과 자주 갈등을 겪기도 했다. 어릴 적에 겪었던 학교 폭력의 대상이 되었던 이유도 내가 그런 사람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학교 폭력 가해자들은 모두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괴롭히거나 망가뜨리는 걸 좋아한다. 가해자가 찍은 그 약자가 약할 뿐 아니라 하나의 행동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 가해자는 자신에게 괜스레 우쭐해지는 경향이 있어 더욱 그 약자를 괴롭히게 … [Read more...] about 조용하고 민감한 사람들을 위한 책, 『조용해도 민감해도 괜찮아』
책
지금까지 책을 잘못 읽어왔다
얼마 전 한국어 자격증 취득을 위해 오랜만에 문제집을 샀다. 그때만 해도 나는 이 자격증을 아주 과소평가했다. 5년 전쯤 같은 시험을 치렀을 때 기출 몇 번 풀고 고득점한 경험 때문이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펼친 문제집은 왜 이리 어렵던지. 어휘와 어법이 부족한 것은 둘째 치고, 읽기 영역을 주의 있게 한 번에 풀어나갈 집중력마저 사라졌음에 위기감을 느꼈다. 며칠간 공부와 기출을 풀어낸 결과 조금씩 기대 점수가 오르긴 했지만 어쨌든 모국어에 대한 자신감이 현저하게 떨어진 순간이었다. 내가 … [Read more...] about 지금까지 책을 잘못 읽어왔다
서점을 내고 싶어 하는 애서가들이 꼭 주목해야 할 ‘경기서점학교’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다. 하버드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이 독서하는 습관이다. 빌 게이츠 IT의 거인, 빌 게이츠도 책을 이렇게 사랑했다. 하지만 서점은 사라져만 간다. 굳이 수치를 들먹이지 않아도, 정겹던 동네 서점이 얼마나 많이 사라졌는지 다들 알 것이다. 그럼에도 지식인들에게 ‘서점’만큼 마음을 울리는 공간은 없을 것이다. 이런 틈새시장을 뚫고 개성 있는 서점이 하나둘 늘어나고, 또 사람들을 이어준다. 김소영 전 아나운서의 … [Read more...] about 서점을 내고 싶어 하는 애서가들이 꼭 주목해야 할 ‘경기서점학교’
남성적인 작가, 여성적인 작가
얼마 전 소설 수업 시간에는 정용준 작가의 작품을 읽었다. 다 읽고 돌아가면서 소감을 말하는데, 그중에 한 수강생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역시 남성 작가의 작품이라 그런지 뭔가 굵직굵직하고, 이야기도 힘이 있고, 그래서 마음에 들어요. 여성 작가들하고 다르게. 여성 작가들은 너무 소심하다고 해야 하나, 작은 이야기만 다루고 그러잖아요. 전 여성 작가보다는 남성 작가가 잘 맞는 것 같아요. 그 이야기를 듣고 내 얼굴은 트럼프를 바라보는 툰베리처럼 구겨졌는데, 아마 맨 뒷자리에 앉아서 보이진 … [Read more...] about 남성적인 작가, 여성적인 작가
질문하는 여자의 이혼확률
일본 작가 사노 요코의 에세이 중엔 「책 좋아하는 여자의 이혼율」이 있다. 두 명의 여자가 등장한다. 한 사람은 문학상의 특징을 구별할 정도로 책을 좋아하는 여자, 다른 이는 가끔 잡지를 들추어 보는 것 외엔 책에 딱히 관심이 없는 초절정 미녀다. 작가는 말한다. 전자는 어느 순간 남편과 이혼을 했고, 후자는 엄청난 사랑을 받으며 산다고. 그것이 본인 주변의 현실이라고. 물론 이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다. 하지만 분명 심정적 공감은 간다. 내 주변의 일부 남자들이 하는 얘기는 이것이다. … [Read more...] about 질문하는 여자의 이혼확률
한국 사회가 청년들을 ‘책 읽지 않게’ 만들고 있다
청년 세대의 독서율이 현저히 떨어지고, 출판시장은 대부분 중년 독자 중심이 되었다고 한다. 이에 책을 멀리하는 현세대를 비판하고, 개탄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청년들이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는 것 자체는 오해에 가깝다. 사실 충분히 많은 책을 본다. 하루 중 절반 이상은 책을 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다만 흔히 출판계에서 관심을 가지는 대중 교양서 중심의 책이 아닐 뿐이다. 청년들은 주로 취업에 필요한 토익 보카, 리스닝, 리딩 따위의 책과 공무원 준비나 자격증 취득을 위한 … [Read more...] about 한국 사회가 청년들을 ‘책 읽지 않게’ 만들고 있다
『운과 실력의 성공 방정식』: 불확실성의 세상에서 성공의 확률 높이기
2005년 이후 LG생건의 성장세는 실로 놀랍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화장품 시장점유율이 고작 7%대에 불과했던 기업이 현재는 코스메틱 산업의 전통 강자이자 대표 기업인 아모레 퍼시픽과 대등하게 경쟁하며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이 되었다. 특히나 현재 아모레퍼시픽이 매출 부진으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기에 LG생건의 모습이 더더욱 두드러진다. LG생활건강은 실력이 좋았고, 아모레퍼시픽은 실력이 없었을까? 그렇다면 LG생건이 지금처럼 성공적인 성과를 보이고 … [Read more...] about 『운과 실력의 성공 방정식』: 불확실성의 세상에서 성공의 확률 높이기
우리가 인스타그램에 중독되는 방식
나는 왜 디지털 디톡스에 실패했나 반년 전쯤, 디지털 디톡스에 처참하게 실패한 전력이 있다. 디톡스(detox)는 인체 유해물질을 해독하는 것을 일컫는 말로,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란 디지털 중독에 빠진 현대인들에 대한 처방으로써 디지털 기기의 사용을 중단하고 휴식을 취하는 요법을 의미한다. 디지털 단식이나 디지털 금식이라고도 표현하기도 한다. 당시 태국 치앙마이에서 여행 중이었던 나는, 여행하면서도 온갖 디지털 기기와 화면에 중독된 나의 모습에 불현듯 경각심을 느끼고 … [Read more...] about 우리가 인스타그램에 중독되는 방식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것이 아니다
회원 가입을 하고 동의를 구하면 발송되는 SNS 알람 중 유일하게 수락한 것이 온라인 서점이다. 그래서인지 하루에도 ‘아, 좀 너무 보내네’ 싶을 정도로 받으면 3–4개 정도 받는다. 일장일단이 있지만 어쨌거나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이 나오거나 다양한 분야의 출간을 빨리 알 수 있어서 수신 거부하지 않았다. 이젠 어떤 온라인 서점에서 보내는 건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문자 수신번호도 외웠기 때문에 받는 족족 구미가 당긴다 싶으면 어플로 바로 접속해 책을 구입한다. 책장에 빼곡히 꽂힌 책은 읽은 … [Read more...] about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것이 아니다
“책은 꼭 끝까지 읽어야 하나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블로그를 운영한다고 말하면, 종종 사람들로부터 “좋은 책 좀 소개해주세요.”라는 말을 듣는다. 그때마다 한결같이 “좋은 책이 뭐 있겠습니까. 그냥 자신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 가장 좋은 책이지요.”라며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읽으면 된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내가 재미있게 읽은 책이 그 사람에게 맞지 않을 수도 있고, 내가 재미없게 읽은 책이 그 사람에게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디까지 개인이 가진 성향의 문제이기 때문에 ‘좋은 책’이라는 틀을 정해놓고, … [Read more...] about “책은 꼭 끝까지 읽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