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이런 당돌한 말을 한 사람은 누구일까. 죽음을 초월했다는 걸까, 그 의미를 깨달았다는 걸까. 기원후 1세기경의 로마 시인 루크레티우스가 한 말이다. 에피쿠로스 학파의 영향을 받은 로마 시인 루크레티우스는 "인류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은 죽음을 극복하고 우리가 살면서 마주치는 모든 것들도 덧없는 것임을 인정하면서 세상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며 "덧없는 인생에서 아름다움을 찾기 위해서는 '일탈 (Swerve, 라틴어 Clinamen)'이 … [Read more...] about 미술은 애도에서 시작되었다
관용에 대하여
※ 2014년 12월 1일 작성된 글입니다. 종편채널의 대부분이 그렇거니와 여러 명의 패널이 출연해 왕성한 입담을 뽐내는 소란스런 수다 프로그램이 인기다. 그중에서도 종편 MBN의 <동치미>가 인기 상종가다. 말로만 듣다가 어느 날엔가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마침 사회자가 패널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이었다. “나이 들어 제일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세요?” 제법 고상한 대답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질문 끝나기가 무섭게 한 패널의 입에서 … [Read more...] about 관용에 대하여
‘내 맘대로’ 한국 단편소설 베스트 10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다. 책장을 정리하다 우연히 발견한 김승옥의 <무진기행>을 다시 읽으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 책장 구석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책을 끄집어내기도 하고, 중고서점에서 예전에 읽었던 책들을 사 모으기도 한다. 다시 읽기 위해서다. 읽었던 책 중엔 내용이나 느낌을 잃어버린 것들이 부지기수다. 온전히 읽었다고 말하기 힘들다. 이미 읽었다는 그 생각이 책에 대한 왜곡과 몰이해를 낳기도 한다. 그래서 다시 읽는다. 다시 읽기야 말로 책읽기의 진정한 즐거움이라는 걸 … [Read more...] about ‘내 맘대로’ 한국 단편소설 베스트 10
일주일은 왜 7일일까요?
원래 동양에서는 이레(7일)를 한 묶음으로 해서 시간을 구분하는 관습이 없었다. 고대 중국인들은, 고대 이집트인들이나 그리스인들이 그랬듯이, 열흘을 단위로 날짜를 끊었다. 그 흔적이 지금껏 남아 있다. 초순, 중순, 하순이라고 할 때 ‘순(旬)’이 바로 한 달을 열흘 단위로 끊어서 센 시간의 단위이다. 요즘 잡지들은 주간, 격주간, 월간, 격월간, 반 년간, 연간 등만 있지만 불과 30년 전만 해도 ‘순간(旬刊)’잡지가 있었다. 열흘에 한번 나오는 잡지이다. 시간을 7일씩 끊어서 … [Read more...] about 일주일은 왜 7일일까요?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드려야 합니다!
지난 2년여 동안 이 정권은 아무리 비판하고 조롱해 봐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아프되 아픈 줄 모르는 사람에게 아무리 병원에 가보라고 잔소리를 해본들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대통령을 돕는 수밖엔 없습니다. 열심히 도와서 남은 기간 더 이상 우리를 죽이지 않도록, 더 이상 우리의 재산을 거덜 나게 하지 않도록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 혁명을 일으켜서 몰아내지 못할 바에는 그게 최선입니다. 다행히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모두가 알고 … [Read more...] about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드려야 합니다!
“능력있는 참모”로 보는 역대 대통령과 정치인 타입
정치인이 정치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조건이 필요하다. 그중 두가지가 특히 중요하다. 우선은 그 자신의 능력, 즉 정치적 역량이다. 그러나 더 큰 정치적 성장을 위해서는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능력있는 참모의 존재여부가 그 못지 않게 중요하다. 정치는 결단이다. 이 결단의 순간, 참모의 역할은 더욱 커진다. 물론 결정적 순간의 결단은 온전히 정치인 자신의 몫이다. 그래서 외롭다. 그러나 중요한 결단을 위해서는 각종 정보와 향후 변화상에 대한 다양한 시뮬레이션 결과가 필요하다. 자칫 … [Read more...] about “능력있는 참모”로 보는 역대 대통령과 정치인 타입
영어의 변천사와 어원으로 살펴본 숫자들
지배언어는 국력에 따라 좌우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는? 중국어. 14억명의 중국인이 사용하는 언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당연히 영어다. 한때 ‘해가 지지 않는 나라’였던 영국의 모국어이기 때문이다. 영어는 또한 세계에서 가장 방대한 어휘를 가진 언어이기도 하다. 웃고 들어갔다가 울고 나오는 이유다. 방대한 어휘의 바다에 빠져들면 헤어나오기 힘들다. 한편, 20세기초반까지만 해도 독일어의 위세가 대단했다. 각종 학술용어, … [Read more...] about 영어의 변천사와 어원으로 살펴본 숫자들
거리의 인문학 10년, 누구를 위해 종을 울렸나?
1. 2006년 가을, TV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 출연한 노숙인 이 씨가 자신의 쪽방에서 책 한 권을 들고 카메라를 응시하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책을 모르고 살던 지난 세월이 후회됩니다. 책이 저를 살렸습니다.” 이 씨는 최초의 노숙인 인문학강좌인 성프란시스대학의 1기 수료생이다. 2005년 9월 문을 연 성프란시스대학은 이듬해 입학생 22명 중 13명의 수료생을 배출했고, 그중 11명이 일자리를 얻어 자활의 길을 걷게 되었다. TV에 나온 이 씨 역시 1기 수료생 중 한 … [Read more...] about 거리의 인문학 10년, 누구를 위해 종을 울렸나?
몽테뉴가 묻는다. “나는 무엇을 아는가?”
아침에 눈뜨면 가장 먼저 찾는 건 신문도 TV도 아닌 휴대폰이다. 통화를 위해서가 아니다. 언제 시작된 습관인지 모르겠지만 이즈음 휴대폰 화면에 눈과 코를 박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서둘러 열어보는 건 ‘페이스북’이다. 간밤에 누가 무슨 글을 올렸는지, 어젯밤에 올렸던 글에 대한 친구들의 반응은 어떤지. 어떤 댓글이 달렸는지, ‘좋아요’는 몇 개나 붙었는지가 궁금한 것이다. 나를 보는 것인지 남을 보는 것인지 모르겠고,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인지 남에게 비친 나를 보려는 것인지 … [Read more...] about 몽테뉴가 묻는다. “나는 무엇을 아는가?”
“인터스텔라”를 통해 살펴본 ‘평행우주론’과 ‘생명’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경험 중 가장 아름다운 것은 ‘신비’이다. 신비는 예술과 과학의 근본을 이루는 진정한 모태이다.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확실한 길만을 추구하는 과학자는 결코 우주를 맑은 눈으로 바라볼 수 없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미치오 카쿠의 <평행우주>에서 재인용.) 좋은 영화에 대한 반응은 다양할 수밖에 없다. 좋은 영화는 획일적인 반응을 유도하지 않기 때문이다. 좋은 영화는 논쟁을 유발한다. 논쟁은 더 많은 사람의 관심을 추수한다. 논쟁과 함께 영화는 … [Read more...] about “인터스텔라”를 통해 살펴본 ‘평행우주론’과 ‘생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