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의미는 서로 간의 관계에서 나온다. 그리고 역사는 하나의 시간대와 또 다른 시간대 간의 관계로서 대개 아주 중요하게 생각된다. 아인슈타인이나 모차르트가 쓰던 의자는 다른 의자보다 더 중요해 보인다. 오래된 향교에 가면 거기서 보는 것은 다 의미가 있어 보인다. 어릴 적에 살던 집에서는 그리운 냄새가 나고 거기 근사한 나무라도 하나 있다면 그 아래가 마치 아빠나 엄마 품처럼 그립게 느껴진다. 이것은 모두 역사 때문이다. 우리의 관점은 역사에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관계는 무한히 … [Read more...] about 철학이 있는 집③: 역사가 없는 집
전체글
2016년의 5가지 키워드
2016년 12월 한국일보에서 2030 세상보기 필자들과 함께 2016년을 정리하는 대화의 시간을 가졌었는데, 이것이 2017년 1월 2일 지면에 기사화가 되었다. 훌륭한 요약에도 불구하고 한정된 지면에 많은 내용이 집약되다 보니 정확한 뉘앙스와 함께 당시 했던 이야기들을 재차 정리해 볼 필요성을 느꼈다. 2016년의 키워드로 내가 꼽은 것은 다섯 가지, '촛불' '트럼프' '여혐' '김영란법' '구의역'이었다. 촛불시위 2015년 말 민중총궐기를 바라보며 … [Read more...] about 2016년의 5가지 키워드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기각해선 안 된다
재선을 위해 민주당사에 도청기를 설치하다가 발각된 닉슨 진영은 한동안 큰 홍역을 치렀다. 국민에게 연일 난타당한 끝에 결국 그는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불명예스럽게 탄핵당할 바에 차라리 죄를 뉘우치고 허물을 안고 가겠다는 뜻이었다. 바다 건너 한반도에선 국정농단 스캔들로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당했다. 최순실 일당과 박 대통령의 범죄 혐의가 드러나는 와중에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퇴임했다. 탄핵 인용은커녕 기각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도처에 퍼지고 있다. 스스로 사임해도 모자를 판에 … [Read more...] about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기각해선 안 된다
서울맛집 2탄 : 옛 추억이 담긴 짜장면, 짬뽕
우리나라에서 중화요리는 신기하게도 저렴한 이미지에서 고급스러운 이미지까지 다양하게 가지고 있다. 대표 키워드 '짜장면', '짬뽕', '탕수육'과 같은 대중적이면서도 저렴한 음식에서부터 전통 중국식 코스요리까지. 짜장면은 본래 중국식 된장을 국수에 비벼 먹는 중국의 '작장면'에서 유래한 음식으로, 인천항의 중국 노동자들이 이 작장면에 캐러멜과 물을 더하여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음식으로 탈바꿈시켰다. 이 짜장면은 인천을 필두로 전국으로 퍼졌고, 서민에게 온전히 녹아들게 된다. '어머님은 … [Read more...] about 서울맛집 2탄 : 옛 추억이 담긴 짜장면, 짬뽕
하필이면 왜 지금 ‘대연정’인가?
1. 새누리당과도 연정이 가능하다고? 그럼 가능하지 않은 당은 어디인가? 연정을 고려할 때 최후 순위로 밀릴 당은 새누리당일 것이다. 만약 그런 초거대 연정이 성립한다면, 그때 야당은 어디가 될 것인가? 우리나라는 실질적인 1당 국가가 될 것이 아닌가? 그때 야당은 녹색당밖에 남지 않을 것이다. 녹색당과 거대연정의 대립이 벌어질 것인가? 2. 대연정을 왜 선거 국면에서 꺼내는가? 연정이란 권력을 분점하겠다는 말이다. 지금은 선거 국면이다. 권력을 잡기 위해 전력을 다해 … [Read more...] about 하필이면 왜 지금 ‘대연정’인가?
한국 교회는 ‘세상의 그늘’을 향해 걷고 있는가?
교회 다니는 사람들은 간증을 참 좋아한다. 교회에서 인기 있는 간증은 대체로 '사회적으로 유명하고 잘나가는 신앙인'을 초청해서 자신이 '신앙'을 통해 어떻게 성공하고, 어떻게 부자가 되고, 어떻게 유명해졌는지를 통해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간증한다. 이런 류의 간증에 감동받기 좋아하는 신앙인들의 마음에는 어쩌면 이런 심리가 있는지도 모른다. 신앙을 가지면(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유명해지고, 성공할 수 있고, 부자가 될 수 있어. 모든 간증을 그런 심리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겠지만, 성공하고 … [Read more...] about 한국 교회는 ‘세상의 그늘’을 향해 걷고 있는가?
한국 경제는 침체에 빠져 있나?
요즘 경제 기사를 보면 용어를 정확하지 않게 쓰는 경우가 너무 많아 읽으면서 낯뜨거워질 때가 있다.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것이 '(경기)침체'다. 제목만 검색해 보아도 '침체'라는 단어가 들어 있는 기사는 1주일 사이 100건이 넘는다. 본문 전체를 검색하면 수천 건에 이른다. 그야말로 마구잡이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런 기사를 보면 한국 경제가 침체에 빠져 있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너무나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어 "그렇게 말하는 근거가 뭐냐?"고 물으면 바보 취급이라도 당할 … [Read more...] about 한국 경제는 침체에 빠져 있나?
아이들은 스스로 읽는다
1. 『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했다』(2014, 갈라파고스)는 미국 언론인 밀턴 마이어(1908~1986)가 썼다. 마이어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1년간 독일에 거주하면서 나치에 가담했던 ‘평범한’ 독일인 열 명과 심층적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재단사, 목사, 고등학생, 빵집 주인, 교사, 경찰관 들이 마이어가 만난 ‘나치 친구들’이었다. 마이어가 인터뷰를 통해 얻은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내가 만난 사람은 독일인이 아니라 인간 그 자체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는 단지 특정한 조건 … [Read more...] about 아이들은 스스로 읽는다
매주 고객을 만난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이번 포스팅에서는 고객 개발-제품 개발 간의 연결관계에 대해서 정리했습니다. 푸른밤의 Product Manager로서 B2B 서비스에서 고객과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면서 고객이 겪는 문제를 정의하고 그 문제로부터 우리 제품의 next to do를 정의하는 과정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오늘은 제가 예전에 올린 UI 디자이너 채용공고에서 적었던 내용 중 “고객이 저기 있다. 가서 보든가, 묻든가 암튼 가자.”라는 문장에 함축된 ‘고객 개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제가 디자이너 소개를 부탁할 … [Read more...] about 매주 고객을 만난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우리가 몰랐던 몰스킨의 5가지 비밀
1. 몰스킨은 이탈리아 사업가를 통해 새롭게 부활했다 몰스킨은 19세기 파리 공방에서 만들던 검은 표지가 있는 단순한 수첩이었습니다. 고흐, 헤밍웨이, 피카소가 애용했던 예술가들의 이야기로 사장되었던 몰스킨 브랜드는 이탈리아의 두 사업가를 통해 새롭게 부활하여 전 세계적으로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하게 됩니다. 보통 몰스킨을 처음 접하는 사람의 반응은 2가지로 나뉩니다. 첫째는 "이런 노트가 있었어?"라고 묻는 사람, 둘째는 "무슨 노트 가격이 그렇게 비싸?"라고 되묻는 반응입니다. … [Read more...] about 우리가 몰랐던 몰스킨의 5가지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