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캐슬〉을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TV 검색’ 코너의 〈SKY 캐슬〉 항목에 이런 소개 글이 있다.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제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리얼 코믹 풍자극 뭇사람의 시선을 잡아끈 화제의 드라마답게 시청률 추이가 극적이었다. 1회가 방영된 작년 11월 23일 종합 순위 26위(1.727%)로 시작한 이 드라마는 3회분 방영 때 1위를 거머쥔 … [Read more...] about ‘기승전대입’ 국가답다
사회
젠더 폭력에 맞서는 기술
사람을 살리는 데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면? 3월 8일은 국제연합(UN)이 1975년에 지정한 세계 여성의 날이에요. 이번 주 금요일이네요!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3월 양성평등기본법 개정으로 법정 기념일이 됐습니다. 여성에 대한 차별 철폐를 요구한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범국민적 양성평등 인식을 확산한다는 의미를 담았대요. 여성의 날을 맞아 이번 포스팅에서는 마음이 좀 무거운 주제, 젠더 폭력에 대해서 다뤄보려고 해요. 어떤 나라에서는 공공연하게, (정도를 따질 수 있다면) 심하게, … [Read more...] about 젠더 폭력에 맞서는 기술
대학생들의 정신건강이 위태롭다
대학생들의 정신건강이 위험한 수준이다. 2018년 3월 전국 대학생 2,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대학생의 불안 정도는 고위험 수준이 40%, 잠재적 위험 수준이 30%로 나타났다. 합치면 70%의 학생이 불안을 호소한다는 것이다. 조사에 참여한 학생 중에서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학생도 1.6%에 달했다. 이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나타난 자살 시도율 0.8%의 두 배에 달하는 숫자다. 청년층의 정신건강 악화는 다른 나라들에서도 공통적으로 지적된다. 선행 … [Read more...] about 대학생들의 정신건강이 위태롭다
“왜 나를 낳았어요?”: 반출생주의 철학에 대하여
※ Quartz의 「Suing your parents for being born has philosophical support」를 번역한 글입니다. 인도 뭄바이에 사는 27살 남성 라파엘 사무엘 씨가 자신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자신을 세상에 낳았다는 이유로 부모를 고소했다는 뉴스가 많은 논란으로 이어졌습니다. 아직 세상에 나오지도 않은 태아의 동의를 얻을 방법이 사실상 없지만, 어쨌든 이렇게 고통스러운 삶을 시작하게 된 것이 자신의 선택은 아니었음을 분명히 하고 싶었다는 사무엘 … [Read more...] about “왜 나를 낳았어요?”: 반출생주의 철학에 대하여
‘청년 문제’에는 일종의 착시가 있다
청년 문제라는 것에는 일종의 착시가 있다. 이 문제가 한 세대 혹은 한 시절의 문제에 불과한 것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그렇다. 대개 청년 문제란 취업 문제로 수렴된다. 그렇기에 이 문제는 청년들이 취업을 하고 사회인이 되면서 해소되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20대까지는 취업을 미루면서 양질의 직장에 들어가기 위한 사투가 벌어지지만, 어느 시점을 넘어가면 많은 청년이 각자의 자리를 찾아간다. 그 자리라는 게 처음 꿈꾸었던 것만큼 윤택하고 좋은 자리는 아닐지라도 몇 가지 부분들을 절충하며 그들 … [Read more...] about ‘청년 문제’에는 일종의 착시가 있다
‘나’로 잘살면 증오는 멈춘다
영화를 보고 난 뒤끝이 찜찜했다. 악이 승리했기 때문이다. 마블 시리즈 ‘어벤져스 인피니티워’의 마지막 장면은 악을 상징하는 타노스에 의해 무고한 사람들이 사라지는 것이다. 마블 영화는 영웅이 악을 무찌르고 위기에 처한 인류를 구한다는 스토리가 반복된다. 뻔한 내용이지만 계속 흥행하는 이유는 아직도 사람들은 ‘권선징악’과 ‘정의’에 목말라하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가 실망스러웠던 건 너무 현실다워서다. 현실에서 공평한 정의를 찾는 건 쉽지 않다. 누구나 한 번쯤은 ‘착하게 살아서 손해 봤다’는 … [Read more...] about ‘나’로 잘살면 증오는 멈춘다
연대, 투쟁, 승리의 기록: 『유럽 낙태 여행』
『유럽 낙태 여행』은 서울로 올라가는 비행기에서 글썽글썽하며 읽었다. 눈물이 헤픈 편인 나는 서로의 고통을 짐작하는 사람들이 연대하고 변화를 만들어내는 서사에 특히 약한데, 여자들의 연대라니. 내 옆자리에 앉은 사람은 필시 나를 이상하게 봤겠지만 어쩔 수 없다. 최근에 읽은 책 가운데 가장 재미있었고, 감동적이었고, 아주 유익했다. 책은 예정에 없이 책방 무사를 방문했다가 샀다. 봄알람 팀이 유럽을 돌며 페미니스트들을 만나고 각국의 낙태권 현황을 알아본다는 대강의 기획은 알고 있었지만 내용을 … [Read more...] about 연대, 투쟁, 승리의 기록: 『유럽 낙태 여행』
아이들의 장래희망이 공무원인 사회, 문제인가?
요즘 아이들에게 장래희망을 물으면 1위가 공무원이고 2위가 임대업자, 즉 건물주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가 보다. 진행자가 이건 문제라고 말한다. 알아보니 조사마다 결과가 좀 다른 것 같지만 확실히 꿈이 의사나 교사같이 안정성을 추구하는 일이 많은 것은 한국 사람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현실은 정말 문제일까? 우리는 뭘 기대한 것일까? 내가 어릴 때는 장래에 과학자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뭐 그런 걸 기대하는 것일까? 그런 게 진취적인 꿈이니까? 현실은 … [Read more...] about 아이들의 장래희망이 공무원인 사회, 문제인가?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그래서 어딘지 괴기스러워 보인다. 흔히 청년 세대에 대한 이야기들은 대개 절망과 포기로 수렴된다. 청년들의 삶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로 인해 우울, 좌절, 증오, 혐오 같은 현상이 얼마나 일상화되었는지가 늘 문제시된다. 그런데 정작 청년 세대가 가장 보편적으로 이용하는 SNS에는 그런 흔적이 없다. 그곳은 언제나 밝고 희망차고 화려하다. 청년 세대에 대한 담론과 인스타그램의 간극은 마치 매트릭스의 밖과 안처럼 극명하다. 수많은 청년이 끊임없이 여행을 … [Read more...] about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https 차단 사이트 논란에 부쳐: 정부의 선의를 믿을 수 있을까
비트토렌트 사이트 접속이 안 되는 것이 CDN 서버의 단순 장애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한국 리전에서만 하필 장애가 생겼고 그래서 페이지를 제대로 못 불러오고 있다는 설명인데… 오늘의 문제는 그럴 수도 있다. 과민한 의심이고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작년 5월, 처음 해외 DNS(8.8.8.8 / 1.1.1.1)가 막혔을 때, 아침부터 갑자기 전에 없던 일이 생기니까 IT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여론이 시끄러워졌다. … [Read more...] about https 차단 사이트 논란에 부쳐: 정부의 선의를 믿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