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페미니스트란 어떤 존재일까? 많은 남성에게는 전투적이고 부정적인 사람이다. 때로는 여성에게도 그렇다. 『82년생 김지영』에 대한 반응이 이를 보여준다. 그런데 빌 게이츠의 아내이자 세계 최대 자선사업을 이끄는 멜린다 게이츠가 페미니스트라면 어떨까? 아이를 낳은 지 22년이 지난 지금 나는 열렬한 페미니스트다. 페미니스트가 된다는 것은 모든 여성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스스로의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어야 하며, 여성과 남성 모두가 여전히 여성을 억누르는 장애물을 … [Read more...] about 세계 최고 부자 빌 게이츠의 부인이 페미니스트가 된 이유는?
사회
[한국의 원격의료] ③ 원격의료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① 원격의료란 무엇인가」 「② 그들은 왜 원격의료를 추진했나」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앞선 두 글에서는 원격의료의 정의와 원격진료의 문제점을 살펴봤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 다른 모든 분야가 IT 기술을 도입해서 발전 일로를 걷는데, 의료계에는 IT 기술을 접목한 신기술이 도입될 여지가 전혀 없는 걸까? 한국에서의 원격의료 논의가 ‘원격진료’에만 집중되어 있었기에 조금 다른 방향에서 원격의료가 도입될 수도 있음을 얘기해보고 싶다. 보통 ‘권리로서의 의료’만 강조되고, … [Read more...] about [한국의 원격의료] ③ 원격의료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한국 부동산 보유세는 아직 멀었다
강남에 있는 집을 팔게끔 만들었더니 합리적 보수를 자처하는 양반들이 연일 화를 낸다. 한국 보유세는 OECD 평균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고, 거래세는 OECD 평균의 4~5배를 넘나드는 수준인데 또 세금을 올렸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부자들을 현금지급기 취급하고 있으며, 특히 이번 부동산 정책이 세수를 확충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곁들인다. 다들 왜 이렇게 분노에 차 있나 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조선일보가 열심히 데이터 마사지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약간의 신문 읽는 방법을 좀 … [Read more...] about 한국 부동산 보유세는 아직 멀었다
저출생 현상, 패닉하지 마세요
※ The Washington Post의 「Don’t panic over declining fertility rates — and don’t let anyone guilt you」를 번역한 글입니다. 미국의 상황에 기반 둔 기사라 한국의 실정과는 다소 다를 수 있으나, 결론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있기에 싣습니다. 명절이 오면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정치 토론에서부터 아이는 언제 낳을 건지에 대한 추궁까지, 갖가지 어색한 대화들이 이어집니다. 아이를 (아직) 낳지 않았다는 죄책감이 명절 … [Read more...] about 저출생 현상, 패닉하지 마세요
가난하면서 관대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가난하면서 관대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어릴 때 나는 여유로워 보이는 이를 질투했고, 그 부러움을 미워하는 마음으로 대강 덮었다. 취향이 없는 걸 들킬까 봐 다른 사람들이 쌓은 취향을 낭비라고 무시하려 애썼다. 그렇게 쌓인 신 포도에 걸려 자주 넘어졌다. 가난하면서 물욕이 없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가난한 이들은 소유한 것 자체가 별로 없어 계속해서 살 것이 남아있다. 무언가를 자주 사는 것 같은데도 자꾸만 살 것이 생긴다고 느끼는 이유는 애초에 산 것들의 질이 좋지 않아 사용 연한이 짧으므로 … [Read more...] about 가난하면서 관대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왜 학생들은 검은색 롱패딩만 입을까?
좀 전에 명지대 앞에 갔다가 길거리에 검은색 애벌레들이 잔뜩 넘쳐나는 걸 봤다. 고등학생인지 대학생인지 학생들이 전부 다 검은색 롱패딩을 입었다. 모두가 똑같은 옷을 입는 몰개성이 갑갑해서 좀 다르게 입고 싶은 학생도 더러 있을 텐데, 혹시 그랬다간 왜 튀느냐고 한 소리 들으려나. 스스로 선택한 패션이라고 하더라도 참 한국은 불가사의함이 변하지 않는구나 싶다. 근래 정시니 수시니로 말들이 많다. 뭐가 더 옳고 뭐가 더 그르다 하며 격론이 오간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모두 대학이라는 한 … [Read more...] about 왜 학생들은 검은색 롱패딩만 입을까?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 말하는 방법
※ Economist의 「How to talk about unspeakable things」를 번역한 글입니다. 예의를 차려야 하는 자리에서 피해야 하는 대화 주제로 흔히 정치, 종교, 섹스를 꼽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대화를 반드시 해야만 하는 순간이 있죠. 성에 대한 대화, 특히 성적 악행에 대한 대화는 여전히 오해를 낳을 수 있는 말들과 완곡어법으로 포장돼 의도와 관계없이 해로운 결과를 낳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바르셀로나에서 일어난 사건은 언어의 힘을 잘 … [Read more...] about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 말하는 방법
아이유 콘서트: 슬픈 위로로 가득했던 앙코르
11월 24일 앵콜과 앵앵콜 사이에 SNS로 그 소식을 접했다. 근처 관객들의 표정을 살피니 양쪽으로 나뉘었다. 소식을 모른 채 마냥 설렌 마음으로 기다리는 사람, 깜짝 놀라서 ‘어떡해’ 하는 마음으로 걱정하는 사람. 아이유는 관객이 합창하는 ‘밤편지’에 맞춰 다시 무대에 올랐다. 심상치 않은 얼굴을 하고서. 한국 막콘 앵앵콜에 걸맞은 후련함이나 즐거움은 조금도 없었다. 소식을 들은 것이다. 아이유는 공연 내내 이렇게 말했다. 오늘 관객분들 정말 너~무 좋다, 요 몇 달간 힘든 일이 많았다, … [Read more...] about 아이유 콘서트: 슬픈 위로로 가득했던 앙코르
카페베네가 망한 건 정부의 유통 규제 때문도 커피 맛 때문도 아니다
카페베네 기사를 쓴 중앙일보 귀인 세 명 때문에 타임라인에 여러 향수가 소환되었다. 보면서 사람의 기억은 참 그 저장 폭이 좁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카페베네 망한 게 유통 규제 때문? 해당 기사는 정부의 유통 규제를 비판하는 기사다. 주 내용은 지난 2012년 공정위 규제 때문에 가맹사업자들은 망하고 직영점포만 운영하는 스타벅스가 시장을 장악했다는 것. 전반적으로 나라의 유통 규제 방식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력이 달리는데 성실함도 부족한 꼬꼬마 … [Read more...] about 카페베네가 망한 건 정부의 유통 규제 때문도 커피 맛 때문도 아니다
성공했지만 떠나간 자와 살아남은 자의 욕망
연예인 최진리 씨와 구하라 씨를 떠나보냈다. 나는 예전부터 우리나라의 '공장제 아이돌 산업'의 문제를 여러 차례 이야기했다. 사실 엔터테인먼트 산업 자체가 악은 아니다. 문제는 그 엔터테인먼트 산업 중 일부를 차지하는 팬덤에 기반 둔 '아이돌 산업'의 육성 과정에 있다. 먼저 아이돌이란 말 그대로 '우상화 판타지'를 이용한다. 남녀를 떠나 '올바른 삶의 가치관을 가진 이'를 전제로 대중이 추구하는 바를 대리 만족해주는 '상(像)'을 연출하는 데 그 소구의 핵심이 담겨 있다. "섹시하되 … [Read more...] about 성공했지만 떠나간 자와 살아남은 자의 욕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