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말 대선이 끝난 며칠 후, 잘 안 나가는 영세 출판사 사장과 그저 그런 일용직 글쟁이가 만났다. 잘 지냈냐, 로 시작되는 근황 보고부터 마치고 바로 대선 후유증으로 넘어갔다. 답답하더라, 여기저기 멘붕으로 난리가 아니더라, 앞으로 파란만장할 것 같다 등등. 그러다가 출판사 사장이 급소를 찔렀다. 뭐 문이 돼 봐야 똑같지 뭘 우리 같은 놈들은 이거나 저거나 아무 것도 없어. 오히려 문 되면 거기 붙어서 해 처먹는 놈들이 더 짜증나고 기분 나빠. 정의로운 척 하고, 지들이 옳다면서 … [Read more...] about 대통령이 누가 되든 ‘나’부터 바뀌어야…
정치
제 2의 박정근, 개드립의 자유를 외치다
대학 시절 한 청년의 성적은 선동렬 방어율을 능가했습니다. 그는 부모님께 걱정을 끼쳐드리지 않기 위해 성적표수령 주소를 항상 자취방으로 바꾸는 습관을 가질 정도로 영리했죠. 사회인이 되어서는 택배 배송주소만 신경 쓰던 그는, 주민등록주소지로 어떤 서류가 날아갈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_그것이_실제로_일어났습니다 며칠 전 아버지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아버지의 목소리는 다소 격양된 것 같았지만 이내 "아들 잘 지내고 있느냐, 요새 뭐하고 다니느냐, 별다른 문제는 … [Read more...] about 제 2의 박정근, 개드립의 자유를 외치다
깨시민 까기 놀이, 그대들은 그렇게 정당한가?
깨시민은 누구일까? ‘깨어있는 시민’의 축약어로, 비하적인 의미가 잔뜩 녹아들어 있다. 이와 유사한 특정 정치 진영 비하어로는 좌좀, 수꼴, 꼴페미 등이 있다. 깨시민은 원래 고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 중 ‘깨어있는 시민’이라는 발언에서 비롯됐다. 이 때까지만 해도 비하적인 의미로 쓰이지 않았고 오히려 그 지지자들의 사명감에 가까운 자칭이었다. 하지만 고 노무현 대통령의 자살 후 기존 노 대통령 지지층을 비롯, 반 이명박 대통령 계열이 급격하게 각성하며 좀 더 공격적이고 남을 일깨우려는 자세를 … [Read more...] about 깨시민 까기 놀이, 그대들은 그렇게 정당한가?
박근혜, 검찰개혁 정말 할 거야?
직업병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박근혜 검찰개혁 공약은 별 내용이 없다. 검찰 내부에서는 대선 전 박근혜를 뽑아야 검찰이 살아남는다며 투표 독려 움직임이 돌았다는 소문도 있다. 박근혜의 검찰개혁 주요 공약을 찬찬히 살펴보자. 검찰총장은 국회청문회를 통과해야 한다! 박근혜는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인물이 국회청문회를 통과해야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전 대선후보는 대통령의 검찰총장 임명권을 없앤다고 공약을 냈었다. 박근혜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추천과 … [Read more...] about 박근혜, 검찰개혁 정말 할 거야?
깨시민 총통의 몰락
벙커 안의 공기는 답답했다. 여기에 간간히 풍겨오는 노뽕의 악취는 평범한 사람들을 기겁하기에 충분했으리라. 한때는 승리한다는 희망이 가득 찼으나 패배가 임박한 지금, 벙커안의 분위기는 너무나 무거웠다. 깨시민 총통은 모니터 앞에 앉아 정신이 나간 채로 마우스만 클릭하고 있었다. 반쯤 풀린 눈동자는 노뽕 중독이 심각한 단계에 왔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 흐리멍텅한 눈동자가 가끔씩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적개심과 분노로 가득 찰 때가 있었다. "총통 각하! 전황 보고가 있습니다." 부관 … [Read more...] about 깨시민 총통의 몰락
대선 재검표 – 평범한 이야기를 거대한 음모론으로 포장하기
리승환 수령이 자꾸 글을 쓰라고 종용을 하는데 “원고 청탁 부탁이 ‘원고 청탁합니다.’인 매체가 세상에 어디있냐”며 계속 짜증을 냈었다. 사실 귀찮아서 버틴 건데(...), 그랬더니 진짜 떡밥을 하나 물어다 줬다. 잠깐 쳐다봤는데, 좀 대단했다. 그래서 대선 결과에 관련한 음모론이라는 좀 암울한 이야기들을 좀 들여다보고, 몇 자 적는다. 득표율이 로지스틱 함수와 유사한 것은 부자연스럽다? 저 글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이렇다. 박근혜의 득표수를 두 개 구간으로 나누어 해석할 … [Read more...] about 대선 재검표 – 평범한 이야기를 거대한 음모론으로 포장하기
[부산 민심 탐방 르포] 그 많던 ‘1번’은 다 어디에 갔을까?
59.8% 대 39.9%. 제 18대 대선 부산지역 득표율 결과다. 당연히 박근혜 당선자가 더 많은 표를 받는 데 성공했다. 지난 4.11 총선 때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득표율 합계가 40.2%인 걸 감안하면 썩 나쁘진 않은 성적표다. 그렇다면 과연 민주당은 부산에서 40% 남짓한 득표율에 만족해야 할까? 물론 노무현의 16대 대선 29.85% 득표율을 감안하면 10% 가량이 더해진 결과로 큰 발전이다. 그렇지만 4.11 총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사상구에서 55%의 지지율로 승리했다는 사실을 … [Read more...] about [부산 민심 탐방 르포] 그 많던 ‘1번’은 다 어디에 갔을까?
50대를 겨냥한 세대전쟁, 그 어리석은 자충수
젊은 애들이 노년 원망론을 펼친다. "너네가 뽑았으니 이제 너네가 당해라"는 식으로 50대를 비웃는다. 트위터에서, 페이스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한국 사회는 놀라울 정도로 윗세대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 위아래간 예의는 따지지만 ‘세대론’이 대두되는 구도 속에서 50대는 역사에서 지워져야 하는 흑역사다. 젊은 세대에게 50대는 걸리적거리는 꼰대일 뿐이다. 이번 선거에서 20대부터 40대까지 이 구도에 따라왔다. 이 세대갈등의 결과는 어떨까? 이 기획은 성공할까? NAVER. … [Read more...] about 50대를 겨냥한 세대전쟁, 그 어리석은 자충수
득템주의™를 넘어서잔 말이다
몇 년 전에 현 한국사회의 낡은 보편적 요소를 지목하자는 블로거 릴레이가 있었는데, 많고 많은 후보들을 - 꼰대질, 오지랖, 따고베짱, 하면된다 등 - 제치고 내가 꼽았던 것은 바로 이것이다: 득템주의™. 딴에는 훌륭해서 너도나도 널리 쓰게 될까봐 오리지널리티를 주장하려고 ™도 붙였다. 지금 와서 아무리 구글링해봤자 나 밖에 쓰지 않은 것 같지만. 내용은 사실 아주 간단하다. 득템은 너도나도 알고 있듯, RPG류에서 아이템을 획득하는 행위다. 그런 류의 게임에서는 보통 마법검이든 용사의 … [Read more...] about 득템주의™를 넘어서잔 말이다
정치가 나아갈 길, 야동에서 배워라
야동, 토렌트를 통해 웹하드라는 중앙집권제를 벗어나다 지금까지의 야동은 철저한 회원제 웹하드에서 그들만의 순환열차였다. 마치 거대한 스토리지 안에서 회원들을 굴레로 돌아다니는 2호선 열차였던 것이다. 내가 탔던 전철야동은 이미 누군가 탔던 전철이였고 새로워 보이는 전동칸의 의자는 방금 전 내린 누군가의 온기로 미적지근한 체온딸을 남기고 있다. 이처럼 어떨 수 없이 업로더(공급자)와 다운로더(수요자)가 철저하게 구분된 수직적 관계 속에서 컨텐츠 유통의 패러다임은 … [Read more...] about 정치가 나아갈 길, 야동에서 배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