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1980년대를 추억한다. 꼭 1980년대에 10대를 보낸 사람들이 아니라고 해도 말이다. J.J. 에이브람스의 〈슈퍼 에이트〉로 시작해 안드레스 무시에티의 〈그것〉에 이르기까지, 또한 a-ha부터 데이빗 보위까지 다양하게 차용되는 〈라라랜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등의 영화 속 1980년대 팝 음악부터 아케이드 스타일을 차용한 〈토르: 라그나로크〉 같은 영화까지 우리는 시대를 살지 않았어도 그 시대를 추억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동시에 지금의 세대에게도 〈인디아나 존스〉 … [Read more...] about 뒤집힌 세계처럼 맞물린 과거와 지금의 공존 ‘기묘한 이야기 2’
영화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 죽여버리자: ‘메이헴’
※ 이 글은 영화 <메이햄>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Mayhem’대혼란, 아수라장을 의미하는 영어단어이다. 조 린치 감독의 B급 영화 <메이헴>은 제목 그대로의 아수라장을 담아낸다. 영화는 변호사인 데릭 조(스티븐 연)의 내레이션과 함께 시작한다. 사람들의 분노, 성욕, 우울 등의 본능을 극대화시키는 바이러스가 세상에 퍼지고, 분노를 억누르지 못한 한 회사원이 직장 상사를 펜으로 찔러 죽이는 사태가 발생한다. 데릭 조는 이 사건이 … [Read more...] about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 죽여버리자: ‘메이헴’
늦기 전에 ‘블레이드 러너’를 봐야하는 이유
사람들은 미래라는 단어를 어떤 의미로 받아들일까? 단언할 수 있는 건, 우리는 도통 그것을 냉정하게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절망적으로, 누군가에게는 희망적으로, 때문에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때론 대책 없이 낙관적일 수도 있고, 때론 너무하다 싶을 만큼 냉혹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의 미래, 그것도 가깝고 현실적으로 상상한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은 극히 호불호 갈리는, 또는 철저한 마니아의 영역이 되기도 한다. SF 장르가 우리나라에서 유독 인기가 없는 것도 그 … [Read more...] about 늦기 전에 ‘블레이드 러너’를 봐야하는 이유
왜 일본은 음식영화가 발달했을까?
가끔 일본 음식영화가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일본음식’ 영화가 아니라 일본 ‘음식영화’, 즉 일본에서 주로 나오는 음식을 소재로 한 영화를 말한다. 대단한 서사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음식 그 자체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으면서, 화려하거나 요란스럽지 않은 일본만의 정갈한 영상미가 살아 있는 그런 영화. 음식영화 천국, 일본 일본은 음식영화의 천국이다. <담뽀뽀>, <카모메식당>, <하이와언 레시피>, <토일렛>, … [Read more...] about 왜 일본은 음식영화가 발달했을까?
어쨌거나 맛있는 잡탕 ‘토르: 라그나로크’
※ 이 글에는 영화 〈토르: 라그나로크〉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어벤저스 원년멤버라고 할 수 있는 캐릭터 중 유일하게 솔로영화가 아쉬웠던 토르의 세 번째 솔로영화다. ‘라그나로크’라는 무게감 있는 제목을 가져오고 인디영화 씬에서 〈뱀파이어에 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와 같은 톡톡 튀는 작품들을 만들어온 타이카 와이티티를 영입한 마블의 선택은 적중했다. 〈토르: 라그나로크〉를 잘 짜인 작품이냐, 혹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나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와 같은 … [Read more...] about 어쨌거나 맛있는 잡탕 ‘토르: 라그나로크’
영화 마니아가 뽑은 음악영화 베스트 10
간단히 말해서― 음악이 없는 삶은 잘못된 삶이며, 피곤한 삶이며, 유배된 삶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영화에서 음악도 마찬가지다. 음악이 없는 영화는 피곤하다. 음악은 영화의 탄생부터 함께 해왔다. 무성영화를 상영할 때도 극장엔 오케스트라 연주가 흘렀다. 음악영화 중 개인적인 선호도를 바탕으로 베스트 10을 꼽아봤다. 여기서 '음악영화'란 영화 속에 주인공이 노래를 부르거나 연주하는 장면이 나오지만 음악으로 대사를 전달하는 뮤지컬은 아닌 영화다. 음악의 완성도만큼 영화의 완성도 … [Read more...] about 영화 마니아가 뽑은 음악영화 베스트 10
진정한 파국, 악행의 끝 ‘잇 컴스 앳 나잇’
※본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미지의 바이러스가 퍼지고, 이것에 걸린 사람들은 피를 토하고 피부에 발진이 일어나며 며칠 만에 사망한다. <잇 컴스 앳 나잇>은 바이러스가 퍼지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시작한다. 영화가 시작하면 폴(조엘 에저튼)과 아내인 사라(카르멘 에조고), 아들인 트래비스(캘빈 해리슨 주니어)가 할아버지에게 작별인사를 건네고 있다. 바이러스 증상이 드러난 그를 죽이고 불태운 뒤 땅에 묻는 것으로 영화가 시작한다. 물과 식량을 … [Read more...] about 진정한 파국, 악행의 끝 ‘잇 컴스 앳 나잇’
할리우드에서는 어떻게 창의적인 작가를 발굴하는가?
※ 이노우에 다쓰히코의 책 『왜 케이스 스터디인가』(어크로스, 2015)를 참고한 글입니다. 할리우드에서는 시나리오 작가가 직접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피치(pitch)’ 미팅이 자주 열립니다. 피처(pitcher)인 시나리오 작가는 캐처(catcher)인 프로듀서나 제작자, 영화사 경영진에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설득력 있게 ‘피치(던진다)’해야 합니다. 프로듀서는 짧은 피치 미팅에서 어떻게 작가의 창의성을 평가할까요? 프로듀서들은 어떻게 … [Read more...] about 할리우드에서는 어떻게 창의적인 작가를 발굴하는가?
거칠고 험악하며 유치한 성경 요약본 ‘마더!’
※본 글은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어떤 외딴 지역에 있는 집, 한 여성(제니퍼 로렌스)은 남편(하비에르 바르뎀)과 함께 살고 있다. 여성은 화재로 타버렸던 집을 홀로 수리하고, 시인인 남편은 자신의 작업에만 매진하고 있다. 그렇게 지내던 중 한 남자(에드 해리스)가 찾아온다. 그 집이 민박인 줄 알고 찾아왔다는 그는 남편이 자신이 좋아하는 시인임을 알아차린다. 하룻밤 사이에 남편과 남자는 친밀해지고, 여성은 자신의 집에 낯선 사람을 마음대로 받아들이는 남편이 … [Read more...] about 거칠고 험악하며 유치한 성경 요약본 ‘마더!’
헤르미온느는 백인일까?
※ 이 글은 「Is Hermione Granger White?」를 번역한 글입니다. 해리포터의 주요 등장인물인 헤르미온느 그레인저는 과연 백인일까요? 책 표지의 그림에 백인으로 등장하니까, 엠마 왓슨이 연기했으니까 백인일 거라고요? 사실 원작을 꼼꼼하게 읽어보면 출판사나 영화 제작사도 그저 상상력을 발휘해 자의적인 판단을 내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책 속의 내용만으로는 헤르미온느를 특정 인종으로 단정지을 수 있는 근거가 충분치 않으니까요. 문제는 헤르미온느의 인종이 … [Read more...] about 헤르미온느는 백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