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환영의 매체다. 초당 24프레임씩 흐르는 이미지들은 스크린 위에 영사되며 카메라는 도달했지만, 관객들은 도착할 수 없는 시공간을 전달한다. 영화가 끝나면, 영사기가 멈추면 환영은 사라지고 암전된 화면이나 새하얀 은막이 관객의 눈에 들어온다. 동시에 영화는 믿음과 확신의 매체다. 관객은 카메라가 복제해 전달하는 이미지들을 진실이라고 믿는다. 정지된 시공간을 정지된 이미지에 담아내는 사진이 초당 24장씩 흐르기에 영화를 활동사진이라 … [Read more...] about 당신은 미지의 환영에 대해 확신을 품을 수 있는가: 잃어버린 도시Z
영화
스티븐 킹의 영화 Choice 5
1947년 9월 21일, 미국 메인 주에서 스티븐 킹이 태어났다. 어렸을 적 형이 만들던 동네 신문의 짧은 창작 작품들을 실은 것을 시작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스티븐 킹은 십 대 시절 러브크래프트, 리처드 매드슨 등 장르 소설가들의 영향을 받아 단편들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글쓰기를 통해 스티븐 킹이 얻는 수익은 극히 적었다. 1974년,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집필한 첫 장편소설 『캐리』를 발표한 스티븐 킹은 단숨에 스타 작가로 발돋움하게 된다. 이후 『그것』 『다크타워』 『샤이닝』 … [Read more...] about 스티븐 킹의 영화 Choice 5
22회 부산국제영화제 기대작 5선
1.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2017)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출연: 샐리 호킨스, 옥타비아 스펜서, 마이클 섀넌, 더그 존스 〈헬보이〉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퍼시픽 림〉 등을 연출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신작이다. 올해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부산국제영화제에서의 치열한 티켓 전쟁을 예상케 하는 작품이다. 델 토로가 가장 잘 쓰고 잘 만들 수 있는 이야기로 돌아온 것 같다. 그가 만들어내는 어른 동화는 언제나 관객을 … [Read more...] about 22회 부산국제영화제 기대작 5선
다소 늦은 ‘택시 운전사’ 후기
다소 늦게 ‘택시 운전사’ 영화를 봤다. 1,000만 영화라고 하니 어떤 영화가 대중성을 갖췄는지 보고 싶은 마음과 다 보는 영화에 나까지 꼭 봐야 하나라는 생각에 볼지 말지 고민했었다. 결국은 ‘보기’로 했다. 오랜만에 영화관에도 가 볼 겸. 1. 택시 운전사는 잘 알려져 있듯이 5.18 민주화 항쟁을 다룬 영화이다. 5.18 민주화 항쟁과 관련된 영화는 ‘화려한 휴가’ 이후 처음이었던 것 같다. 화려한 휴가를 보면서 5.18 민주화 항쟁에 대한 진실규명과 책임자에 대한 … [Read more...] about 다소 늦은 ‘택시 운전사’ 후기
배우는, 여성은, 문소리는 오늘도
“문소리 감독 각본 주연” 어떤 영화의 홍보 카피로 이것만큼 흥미를 느끼게 만드는 문구가 있을까? <여배우는 오늘도>는 문소리가 그간 연출했던 단편 <여배우>, <여배우는 오늘도>, 그리고 <최고의 감독> 세 편을 1, 2, 3막으로 삼아 장편으로 만들어낸 작품이다. 영화제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그의 세 영화를 이번 개봉을 통해 한 번에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영화 속에서 문소리는 문소리로 등장한다. 문소리로 등장한 문소리는 자신의 이야기를, 또 … [Read more...] about 배우는, 여성은, 문소리는 오늘도
영화 속 4차 산업혁명: 헬스케어
인간, 노화와 죽음에 도전장을 던지다: 〈프로메테우스〉·〈엘리시움〉과 헬스케어 최근 흥미로운 책을 읽었다.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 전작 『사피엔스』에서 인지·농업·과학 세 개의 혁명으로 인류의 역사를 설명한 저자는 인간에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로 책을 갈무리했다. 7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는 아프리카의 한구석에서 자기 앞가림에만 신경을 쓰는 별 중요치 않은 동물이었다. 이후 몇 만 년에 걸쳐 이 종은 지구 전체의 주인이나 생태계 파괴자가 되었다. 오늘날 이들은 신이 … [Read more...] about 영화 속 4차 산업혁명: 헬스케어
역사의 피해자를 그려내는 모범답안 ‘아이 캔 스피크’
※ 이 글에는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원칙주의자인 9급 공무원 박민재(이제훈)가 명진구청으로 발령 오면서 영화가 시작한다. 범령과 조례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그는 금세 구청의 에이스로 자리 잡는다. 그런 그의 앞에 나옥분(나문희) 할머니가 나타난다. 도깨비 할머니라고 불리며 수많은 민원을 들고 오는 구청의 유명인사다. 민재는 막무가내로 민원을 들이대는 옥분에게 원리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말한다. 어느 날 옥분은 자신이 다니던 영어학원에서 유창하게 … [Read more...] about 역사의 피해자를 그려내는 모범답안 ‘아이 캔 스피크’
문화로 읽는 경제경영: 왜 사람들은 코난과 김전일 말을 안 들을까?
※ 이 글에는 영화 〈파이널 데스티네이션〉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파이널 데스티네이션〉의 한 장면 한 남성이 수영장에서 수영하고 있는데 웬 초등학생이 물총으로 장난을 친다. 장난에 기분이 나빠진 남성은 그 아이로부터 물총을 빼앗아 아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올려놓는다. 그런데 그곳은 배수장치에서 공기를 빼서 압력을 만드는 배기구였다. 때마침 올려놓은 물총이 떨어지면서 배기구의 스위치를 켜고, 곧 엄청난 수압으로 수영장 물을 빼내기 시작한다. 그때 남성은 자신의 동전을 튕기면서 … [Read more...] about 문화로 읽는 경제경영: 왜 사람들은 코난과 김전일 말을 안 들을까?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결혼은 무서운 일이다
흔히들 결혼하는 여자들의 두려움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두려움이며, 타당한 감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혼은 남자에게도 매우 두려운 일이다. 결혼이 두려운 첫 번째 이유는 선택의 여지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봉건시대의 결혼은 그저 부모님이나 중매쟁이가 정해주는 대로 하면 되는 일이었다. 다른 선택의 여지를 생각해본 적이 없으니 그저 운명이려니 생각하며 같이 살다 보면 정도 든다. 게다가 인생도 짧아서 대부분 60세 이전에 끝나니 더더욱 다른 고민을 할 여지는 … [Read more...] about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결혼은 무서운 일이다
영화를 통해 보는 심리: 의존성 성격장애
나는 영화에 대해서 쓸 때 될 수 있는 대로 등장인물의 성격분석을 피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영화에 대한 심리학적인 분석이라고 하면 보통 바로 그걸 하리라고들 기대하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인물 성격분석 말고도 영화에 적용할 수 있는 심리학의 효용은 많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 유감스럽게도 별로 성공적인 시도는 아니었던 듯 싶다. 지금까지 재미있다는 평을 들은 글은 주로 등장인물의 성격을 건드린 것들이고, 그런 분석이 빠진 글은 사람들에게 심리학의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는 … [Read more...] about 영화를 통해 보는 심리: 의존성 성격장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