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는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며 발달해왔다 인간은 욕구를 가진다.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Abraham Maslow)의 욕구발달론에 따르면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사회적 욕구, 존경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 순으로 발달한다. 의료는 그중에서도 생리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우선적으로 발달했다. 신체기능을 유지하고, 생식하기 위해서 말이다.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를 메이저 4과로 부르며 이들은 의료시스템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생리적 욕구는 유전적으로 내재한 … [Read more...] about 의료와 욕구의 관계
의학
패혈증: 알려지지 않은 살인자
※본 글은 가디언지의 "Sepsis: the truth about this hidden killer"를 번역한 글입니다. 지난 5월 말, 세계보건기구는 모든 회원국에게 “알려지지 않은 치명적 살인자”라 불리는 패혈증(sepsis)에 대한 대응 전략을 만들 것을 권고했습니다. 가장 보수적인 예측치로도 패혈증으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의 수는 전세계에서 매년 600만 명에 이르며 이는 담배가 끼치는 해악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영국에서만 패혈증은 매년 44,000명의 사망자를 내며 … [Read more...] about 패혈증: 알려지지 않은 살인자
그들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취해 다투었을 것이다
0. 서울 혜화경찰서는 술을 마시고 동거녀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42살 홍 모 씨를 검거했습니다. 홍 씨는 지난 1일 새벽 서울 창신동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동거녀 37살 이 모 씨를 여러 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홍 씨가 이혼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어오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YTN news 1. 새벽 4시 45분이었다. 토요일, 사람들이 열기를 내뿜을수록 이곳의 나는 죽을 만큼 시들어 간다. 솜처럼 지친 새벽, 한 … [Read more...] about 그들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취해 다투었을 것이다
X 같은 미국의 건강보험제도
2008년 1월 미국에 건너와 거주한 지 어느덧 8년이 다 되어 간다. 미국의 삶이 초반과는 달리 확실히 더욱 익숙해졌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미국에 거주하는 일반 직장인으로서, 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바라보는 미국의 건강보험 제도에 대해 이야기할까 한다. 다시 말해, 보험제도에 대한 전문가로서 또는 제도에 대한 연구와 숫자적인 통계를 통해 바라보는 미국의 건강보험 제도가 아닌, 하루하루 생활에서 체감하는 부분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미국의 건강보험제도 미국은 OECD … [Read more...] about X 같은 미국의 건강보험제도
지카 바이러스로 뇌종양을 치료한다?
신생아에서 소두증을 일으키는 지카 바이러스는 신종 감염 질환으로 새로운 보건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뇌세포에 감염을 일으키는 이 바이러스의 능력이 문제인데, 오히려 이를 이용해서 새로운 치료법을 찾아낸 연구가 발표되었습니다. 워싱턴 의대의 마이클 다이온드 교수(Michael S. Diamond, MD, PhD, the Herbert S. Gasser Professor of Medicine at Washingto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가 이끄는 연구팀은 … [Read more...] about 지카 바이러스로 뇌종양을 치료한다?
영화 속 4차 산업혁명: 헬스케어
인간, 노화와 죽음에 도전장을 던지다: 〈프로메테우스〉·〈엘리시움〉과 헬스케어 최근 흥미로운 책을 읽었다.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 전작 『사피엔스』에서 인지·농업·과학 세 개의 혁명으로 인류의 역사를 설명한 저자는 인간에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로 책을 갈무리했다. 7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는 아프리카의 한구석에서 자기 앞가림에만 신경을 쓰는 별 중요치 않은 동물이었다. 이후 몇 만 년에 걸쳐 이 종은 지구 전체의 주인이나 생태계 파괴자가 되었다. 오늘날 이들은 신이 … [Read more...] about 영화 속 4차 산업혁명: 헬스케어
3일 동안 죽은 채 살아있었던 환자
0. 의사는 과학자이다. 과학자는 정해진 사실과 자료를 근거로,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는 사람이다. 학문적인 통계와 수없이 쌓인 증례들을 통해서 가장 합당하고 맞는 판결을 내린다. 그리고, 그 판결을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한다. 그 수많은 숫자만큼이나 다양하고, 서로 아무도 같을 수 없는 인간에게 그대로. 왜냐하면, 의사는 과학자니까. 1. 불행의 시작은 평범했다. 그것은 언제나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게 온다. 나는 밤 당직 중 교통사고 환자를 하나 받았다. 그 환자는 다른 … [Read more...] about 3일 동안 죽은 채 살아있었던 환자
“행복은 소득 수준과 비례한다”
긍정심리학(Positive psychology)이나 행복 개념에 관해 관심을 조금이라도 가져 본 분들이라면 이 글의 제목을 보고 의아해했을 것이다. 물질적인 것이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 중의 상식인데, "행복은 소득 수준과 비례한다"라니. 어설픈 사이비 심리학을 주장하려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결국 돈이 최고라고 하는 케케묵은 물질만능주의를 주장하려는 것 아닌가 싶기도 했을 것이다. 과연 그러한 추측이 타당한지, 지금부터 설명해 보고자 한다. 행복과 소득 수준 간의 관계. … [Read more...] about “행복은 소득 수준과 비례한다”
한번 찐 살은 빠지지 않는다
한번 찐 살은 영원히 빼기 쉽지 않습니다. 이 말은 오늘도 많은 사람이 체험하고 있는 경험적 진실이지만, 과연 얼마나 사실에 가까운 이야기일까요? 영국의 국가 보건 자료를 이용한 연구 데이터에 의하면 비만한 사람이 일시적으로 체중을 감량하는 일은 어렵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살을 뺄 수 있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영국 런던 킹스 칼리지 대학의 앨리슨 필더스 박사(Dr Alison Fildes)와 그의 동료들은 2004년에서 2014년 사이 영국 … [Read more...] about 한번 찐 살은 빠지지 않는다
한산했던 응급실의 어느 주말 이야기
1. 병원A의 응급실은 한산합니다. 특별한 일 없이 늘 그렇습니다. 복잡한 환자나 중환자는 근처 대학병원으로 가버리고, 병원A의 응급실을 찾는 사람들은 그들의 판단으로 중소병원인 A에서 치료 받으면 될 정도라고 생각한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환자 본인의 판단은 대부분 정확합니다. 그래서 유흥가 근처에 위치한 병원A의 응급실은 찰과상이나 감기, 두드러기가 반절 정도, 나머지는 밤새 볶고 지진 음식에 술을 먹다 배탈난 사람들이 환자군의 거의 전부입니다. 찰과상은 소독하거나 간단히 봉합하면 집에 … [Read more...] about 한산했던 응급실의 어느 주말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