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유일한 농산물 상시 직거래장 고개 위 나무 천로(天老)를 뵈었고 시냇물은 돌에 부딪혀 시끄럽구나 산이 깊어 범과 표범이 많으니 저물지 않아도 사립문 닫아야 하네 단종이 유배 생활을 달래기 위해 노산대에 올라 지었다는 시다. 사방이 산과 강으로 둘러싸여 섬과 다름없는 그곳에서 느꼈을 고립감은 창덕궁 돈화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시작됐으리라. 1주일을 걸려 도착했다던 영월. 행정구역으로는 영월군에 속하고 거리로는 제천에 가까운 영월군 주천면을 찾았다. 술이 샘솟는다 하여 붙여진 … [Read more...] about 시골상회에 왜 발길이 끊이질 않지?
생활
행복에 대해 고민하지 말 것: ‘행알못’이 행복하다
일상 속의 사소한 주제로 시작한 대화가 삶의 근원적인 것들로 심화해 결국 행복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대화 끝에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나는 어느 정도 행복한 걸까? '행복'은 인류가 문명사회에 접어든 이래로 가장 오래된 화두이자 삶의 목표입니다.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꿈꾸고, 심지어 행복해 보이는 삶을 사는 이들조차 자신이 행복한지 불행한지 확인하려 애쓰곤 하죠. 다가오는 고난의 시간은 그런 자신을 더욱 흔들리게 만듭니다. 친구나 애인, 가족이 겪는 힘든 … [Read more...] about 행복에 대해 고민하지 말 것: ‘행알못’이 행복하다
부풀지 않아도 괜찮아
여행 중에는 만나는 사람 모두가 내게 온정을 베풀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일생의 단 한 번뿐일지도 모르는 이 순간, 이 도시를 되뇔 때는 좋은 기억만 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기억은 철저히 내 중심으로, 안쪽으로 굽는다. 떠올리면 괜스레 애틋한 도시도 있고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도시도 있다. 그토록 간절한 '온정의 바람'이 통한 날도, 아닌 날도 있던 것이다. 10년 전 폴란드의 크라쿠프 광장에서 구입한 깡깡한 빵과 게스트하우스 주인 부부와의 어색한 아침 식사는 확실히 … [Read more...] about 부풀지 않아도 괜찮아
심리적 문제는 왜 생길까?: 큰 그림 편
어떤 내용을 쓰는 게 더 많은 분에게 도움이 될까 생각을 하다 보니 보편적인 내용 위주로 글을 쓰게 되네요. 이번 글은 우울증에 관련해서 쓴 글과 함께 보면 이상심리(심리적인 문제)에 관한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조금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번지점프 높은 곳을 무서워하는데 번지점프대 위에 서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아찔한 높이에 다리가 후들거리고 손에 땀이 납니다. 심장이 벌벌 떨려서 고개를 돌리고 주저앉아서 난간을 꽉 붙잡습니다. '내가 여기 왜 왔지?' 하는 후회가 … [Read more...] about 심리적 문제는 왜 생길까?: 큰 그림 편
저는 그때그때 고기를 편식합니다: ‘플렉시테리언’을 아시나요
지구를 위한 간헐적 편식러, 플렉시테리언을 소개합니다 저는 편식쟁이입니다. 저는 그때그때 동물성 음식을 편식합니다. 이것을 채식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많은 분이 생소하게 여기실 거예요. 하지만 이것을 부르는 명칭이 있을 정도로 꽤 많은 사람이 시도하는 채식의 유형이랍니다. 오늘 저는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에 관해 이야기해볼게요. 우선 아래는 채식주의자의 유형을 알기 쉽게 정리한 표입니다. 프루테리언(Fruitarian)은 과일, 견과류만 먹기 때문에 붙여진 … [Read more...] about 저는 그때그때 고기를 편식합니다: ‘플렉시테리언’을 아시나요
냉방병보다 무서운 ‘유능병’에 시달리는 당신에게
요새 짜증이 바짝바짝 난다 했더니, 기대해서 그랬나 보다. 지금 내게 닥친 모든 일을 다 잘 해낼 거라고 어려운 기대를 했나 보다. 남들을, 나를 실망시킬 것만 같아 미리 그렇게 짜증이 났나 보다. 기대하는 건 참 어렵구나. 원문: 서늘한여름밤의 블로그 … [Read more...] about 냉방병보다 무서운 ‘유능병’에 시달리는 당신에게
단식을 결심했다
등에 한 줄기 식은땀이 흘렀다. 손이 발발 떨리더니 결국 냄비 손잡이를 놓쳐버렸다. '골로 갈 뻔'했다는 말을 이럴 때 쓰는 거구나. 달달 떨리는 손을 애써 진정시키고, 마법의 가루(?)를 털어 넣었다. 효과가 진짜 있는 건지, 아니면 이게 그 유명한 플라시보 효과인지 알 바 없었다. 살았으니까. 암 스틸 얼라이브! “선생님, 저 진짜 죽을 것 같아요. 그냥 포기할까 봐요. 너무 힘들어요.” “그동안 그렇게 굶어본 적 없구나. 첫날만 버티면 돼요. 먹어야 할 양 반드시 챙겨 먹고요. 조금만 … [Read more...] about 단식을 결심했다
불필요한 것부터 빼시라고요, 아시겠어요?
여행 짐 쌀 때는 불필요한 것들부터 빼시라고요. 아·시·겠·어·요? (Feat. 구도 쉘리) 여행 좀 다녀 본 여행자들 사이에는 그런 말이 있다. 여행을 위해 싸는 짐의 무게는 전생에 쌓았던 업보의 무게라는 것. 처음 들었을 때는 웃으며 넘겼던 말이 여행 경험치가 쌓이면 쌓일수록 진리구나 싶었다. 그래서 여행을 떠나기 전, 짐을 쌀 때면 어떻게 하면 간결하게 짐을 쌀까?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사용 빈도 및 활용도를 중심으로 우선순위를 메기고 하위권은 가차 없이 캐리어에서 뺀다. 혹시나 쓸 … [Read more...] about 불필요한 것부터 빼시라고요, 아시겠어요?
비닐 없는 슈퍼마켓이 있다고?
하여간 죄다 빼버리면 알맹이는 요만하다니까.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 때마다 들리던 엄마의 볼멘소리. 나는 그 안에 든 스팸이나 참치 같은 알맹이 말고는 현관문 앞에 쌓여가는 재활용 봉투 더미에는 관심이 없었다. 연휴를 앞둔 지난주, 광화문역 퇴근길에는 손에 무언가 큰 보따리가 들려있는 직딩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물론 내 손에도 들려있었다. 그 큰 보따리로 사람들에게 치이고, 나도 보란 듯이(?) 내 보따리로 사람들을 치면서 그렇게 민망한 퇴근길을 … [Read more...] about 비닐 없는 슈퍼마켓이 있다고?
다른 사람의 씀씀이에 신경 쓰지 말자
몇 달 전 《USA Today》에 「당신에게 필요치 않은 것: 꼭 필요하지 않은 곳에 연간약 1만 8,000달러를 쓰는 미국인들(You dont need that: Average American spends almost $18,000 a year on nonessentials)」이란 글이 실렸다. 자기 씀씀이를 부끄러워하는 이들의 엄청난 클릭을 이끌어냈고, 앞으로도 더 많은 클릭이 일어날 것 같다. 다음이 글의 요지다. 스타벅스는 돈 낭비다. 폴저스 커피(미국에서 가장 싼 커피)를 … [Read more...] about 다른 사람의 씀씀이에 신경 쓰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