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를 논할 때 일본인들의 경우 '혼바(本場)'라는 말을 자주 쓴다. '혼바'는 말 그대로 본고장을 의미하는 단어이고, '혼바노아지(本場の味)'는 즉 '본고장의 맛'이라는 이야기. 우리나라에서 식당들이 원조라든가 정통이라든가 하는 걸 내세우는 것처럼 일본에선 이 '혼바'를 내세우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영미권에서는 ‘어센틱(authentic)’이 되는 거지. 일본에서는 1930년대 도쿄에서 개점한 '메이케쓰칸(明月館)'과 오사카에서 개점한 '쇼쿠도인(食道園)' 두 가게가 야키니쿠를 … [Read more...] about ‘불고기’가 ‘야키니쿠’가 되기까지
역사
문학은 어떻게 여성과 자연을 대상화해왔나
멸칭 하나 때문이 아닙니다. 사실 남자 문인이 여성을 그리는 방식, 남자 영화감독이 여성을 그리는 방식에 밴 인간관이 문제입니다. 이 인간관은 오래되고 아주 거대해서 그 와중에 있으면 그게 문제인지 모릅니다. 숲속에 있으면 숲이 보이지 않으니까요. 오히려 숲을 이루는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여기기까지 합니다. 문학이라는 거대한 숲을 거닐면서 여성을 그렇게 그리지 않고 문학을 어떻게 하지? 이렇게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피터 비에리의 말에 따르면 “교양을 가진 자라면 해야 하는 일은 기존의 가치관에 … [Read more...] about 문학은 어떻게 여성과 자연을 대상화해왔나
시대를 앞선 감각일까, 끔찍한 혼종일까? 단종된 음료수 9
90년대가 대중문화의 황금기라고? 대중음료의 황금기가 맞지 스치듯 지나간 말에 마시즘은 지난 몇 개월 동안 한국 대중음료의 역사를 소개했다. 프로젝트 명 <X세대의 음료> 환타부터 갈아 만든 배까지 90년대를 전후로 어떤 음료가 세상을 뒤흔들었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성공한 음료들로만 시대를 말하기엔 아쉽다. 배스킨라빈스처럼 새로운 맛들이 쏟아지던 음료계의 춘추전국시대. 왕좌를 차지한 음료보다 실패한 음료가 더욱 재미있는 법이다. 오늘 마시즘은 야심 차게 나왔다가 … [Read more...] about 시대를 앞선 감각일까, 끔찍한 혼종일까? 단종된 음료수 9
그럼에도 역시 “슈퍼맨”: 영화 발전사를 살펴보다
그럼에도 슈퍼맨 최근 <아이언맨>, <블랙팬서>, <원더우먼> 등 마블과 DC의 히어로 무비들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히어로 무비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을 꼽으라면 바로 ‘슈퍼맨’을 꼽을 수 있다. 근래에 리부트된 ‘슈퍼맨’ 영화들의 성적은 저조하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퍼맨은 여전히 히어로의 대명사와 같은 존재다. 덕분에 슈퍼맨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들이 끝없이 쏟아져 나왔다. 그렇다면 과연 슈퍼맨 영화에는 어떤 것이 있고, 또 어떻게 … [Read more...] about 그럼에도 역시 “슈퍼맨”: 영화 발전사를 살펴보다
‘맨유 전설’ 박지성 최고의 순간 모음
한국의 레전드 아닌 전설 박지성 월드컵 3차전 세계최강 독일을 상대로 2대0 승리, 그 이후 아시안 게임 금메달까지 최근 한국 축구의 상승세가 무섭다. 상승세의 중심에는 ‘빛흥민’, 바로 손흥민 선수가 있었다. 그러나 그 전에 우리나라에는 원조 빛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캡틴 팍’, 박지성 선수! 은퇴한지 어언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의 플레이 영상을 돌려보고 있을 대한민국 축구 팬들을 위해 준비했다. 맨유 전설 박지성 최고의 순간 베스트 5 (순서는 순위와 … [Read more...] about ‘맨유 전설’ 박지성 최고의 순간 모음
사람을 소비품으로 다룬 정부 : 「서산개척단」
1960년대 초, 5.16쿠데타의 성공으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정권은 전국 140곳에 달하는 지역에서 간척 사업을 시작한다. 간척사업은 한국전쟁 직후이기에 제대로 된 중장비도, 기술도 없이 오로지 인력으로만 진행되었다. 박정희 정권은 이를 위해 길거리의 부랑아들을 교화시키고 자활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납치해 곳곳에 투입하여 맨손으로 땅을 개척하게 했다. <블랙 딜> 등 한국의 다양한 사회문제에 접근하는 작품으로 알려진 이조훈 감독의 신작 <서산개척단>은 박정희 정권이 … [Read more...] about 사람을 소비품으로 다룬 정부 : 「서산개척단」
끔찍한 고통을 안고도 주어진 생을 묵묵히 살아가는 위대함
할머니들의 일상은 소소하고 평범했으며 행복해 보였다. 자식들과 대화하고 손주들과 놀아주며 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소박한 삶이었다. 하지만 ‘그 이야기’만 꺼내면 할머니들의 주름진 얼굴은 금세 어두워졌다. 처음에는 말을 피하다가 화를 내기도 했고 눈물을 보이면서 고통스러워했다. 70년 전 새겨진 몸과 마음의 상처는 여전히 그들의 삶을 옥죄었다. 한중 합작 다큐멘터리 영화 ‘22’는 중국에 남아 있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2014년 촬영 당시 생존자 22명이 작품의 제목이 됐다. … [Read more...] about 끔찍한 고통을 안고도 주어진 생을 묵묵히 살아가는 위대함
1944년, 승려이자 시인이자 독립운동가, 만해 한용운 열반하다
1944년 6월 29일, 성북동의 우거 심우장(尋牛莊)에서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였던 만해 한용운(1879~1944) 큰 스님이 오래 앓던 중풍으로 별세했다. 남향으로 터를 잡으면 조선총독부와 마주 보게 되는 것이 싫어서 일부러 반대편 산비탈에 북향으로 집을 지었던 이 강골의 독립운동가는 열네 달 후에 올 해방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향년 65세. 시인과 독립운동가로 살았던 만해 대선사 만해는 기미년 독립선언을 계획하고 선언서 작성에 참여해 공약 3장을 추가하는 등 … [Read more...] about 1944년, 승려이자 시인이자 독립운동가, 만해 한용운 열반하다
지극히 사적인 코카콜라의 탄생
“그렇게 콜라만 마시면 커서 어른이 될 수 없어!” 엄마의 한마디 덕분에 나는 어른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난 어른을 포기하고 콜라를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내 삶의 목표. 그것은 ‘엄마 앞에서 당당히 콜라를 마시는 아들’이다. 그리고 그것을 거의 이뤄가고 있다. 콜라. 아니 정확히 말하면 코카콜라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힘들다. 코카콜라는 단순히 음료를 넘어선 문화를 상징하는 이름이다. 심지어 인류가 멸망해도 누군가는(외계인이나 바퀴벌레라도) 코카콜라를 마실 것 같다. 이토록 … [Read more...] about 지극히 사적인 코카콜라의 탄생
콘텐츠 마케팅, 120년 전에 시작되었다고?
마케팅 서적 『보랏빛 소가 온다(Purple Cow)』로 유명한 세스 고딘은 콘텐츠 마케팅을 '가장 마지막까지 남을 유일한 마케팅(Content marketing is only marketing left)'으로 정의했습니다. 오늘날 모든 산업에서 소비자의 구매 의사 결정에 영향을 끼치는 콘텐츠 마케팅, 누가 최초로 시작했을까요? 현재와 비슷한 방식의 콘텐츠 마케팅은 120년 전(정확히는 123년)에 시작되었습니다. 미국 버몬트주의 대장장이 존 디어(John Deere)는 1895년 농업 … [Read more...] about 콘텐츠 마케팅, 120년 전에 시작되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