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일은 ‘제주 4·3사건 추념일’입니다. 제가 2010년 제주로 이주하면서 가장 먼저 찾았던 자료가 ‘제주 4·3사건’에 관한 자료였습니다. 매년 제주 4·3사건 관련 글을 씁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관심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제주 4·3사건을 말할 때마다 극우단체나 보수학자들은 제주 4·3사건이 남로당 중앙당이 지령을 내려 벌어졌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북한이나 소련의 지시를 받았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제주 4·3사건은 이승만의 반공청년단과 경찰이 벌인 폭정과 범죄로 시작된 … [Read more...] about 제주 4·3사건, ‘남로당 중앙 지령설’을 반박해주마
시사
그 기사는 돈 받고 쓴 것이었다
2011년 3월 후쿠시마 사고가 나기 전까지 대다수 일본인은 원전의 안전성을 의심하지 않았다. ‘원자력 프로파간다(선전)’의 영향이 컸다. 일본의 2대 광고대행사인 하쿠호도(株式会社博報堂)에서 18년간 영업 담당으로 일했던 혼마 류(56)는 2017년 국내에 번역된 『원전 프로파간다: 안전신화의 불편한 진실』에서 여론 조작의 실상을 폭로했다. 혼마에 따르면 도쿄전력 등 원전을 운영하는 9개 전력회사는 1970년대부터 후쿠시마 참사 무렵까지 원자력 홍보를 위해 약 2조 4,000억 엔(약 … [Read more...] about 그 기사는 돈 받고 쓴 것이었다
너에겐 ‘달그닥 훅’ 하고 쉬웠겠지만…
나태한 우리는 죄인이었다 그건 사치라고 했다. 친척들은 제 형제가 남기고 간 자식들에게 그렇게 말했다. 대학을 진학하겠다는 내 결심이 전해진 후였다. 물론 나도 알고는 있었다. 대학 등록금은 우리 엄마의 석 달 가까이의 월급을 쏟아부어야만 마련할 수 있었고, 우리 엄마 월급으로는 나말고도 엄마와 동생도 살아야 했다. 어린 나이에 그 말은 적잖이 속상했지만, 그게 ‘어른들’의 현실적인 충고란 사실은 설명해주지 않아도 되었다. 그 말을 한 게, 내 양육을 포기한 아비의 형제들이란 점이 조금 … [Read more...] about 너에겐 ‘달그닥 훅’ 하고 쉬웠겠지만…
두 대통령의 감빵생활, 그리고 ‘생각나는 그 사람’
보수정권 9년, 국가정보원의 오욕 정보와 기밀을 다루며 총칼 없는 전쟁을 수행하는 위대한 영웅들, 음지에서 일하며 양지를 지향하는 무명의 헌신. … 이어야 하는데, 그게 이상처럼 잘 되지만은 않았다. 국가정보원 얘기다. 특히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권 9년 동안 일어난 사건들은 좀 많이 심각했다. 노무현 ‘논두렁 시계’ 여론조작 사건, NLL 대화록 유출 사건, 블랙리스트 작성, 간첩 사건 증거 조작 사건… 특히 정치 개입은 노골적인 수준이었다. 2012년 18대 대선을 전후하여 … [Read more...] about 두 대통령의 감빵생활, 그리고 ‘생각나는 그 사람’
정봉주 사건의 가해자들
정봉주가 백기를 들었다. 지난 3월 7일, A 씨는 한 호텔 카페 룸에서 정봉주에게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다른 ‘미투 운동’과 달리 이 사건은 정봉주가 추행은 물론 호텔에 간 사실까지 전면 부인하며 진실 공방의 영역으로 넘어간다. 결국 20여 일 만인 3월 27일 A 씨가 언론 앞에 나서 포스퀘어 사진을 증거로 제시하고 추행이 일어났던 시간을 특정했다. 그리고 다음 날 정봉주는 당시 호텔을 이용했던 카드 영수증이 발견되었음을 고백했다. 정봉주 아직 … [Read more...] about 정봉주 사건의 가해자들
무상 서비스는 공짜가 아니다
얼마 전 TV 프로그램에서 한 출연자가 자랑삼아 한 말이 귓전을 맴돈다. 한때 인기가 높아 꽤 많은 소득이 있었고, 평소 절약하는 생활 습관으로 나이가 든 현재까지도 아주 재산을 많이 모은 것으로 알려진 사람이다. 이 출연자는 평소 생활비가 얼마나 드는지 얘기하는 도중 “교통비는 공짜잖아”라면서 거의 생활비가 들지 않는다고 자랑했다. 노인들에게 교통비를 받지 않는 제도를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노인들에게 교통비를 받지 않는 제도의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일반적으로 이런 제도에 … [Read more...] about 무상 서비스는 공짜가 아니다
어느 언론에 미투를 고백할까
미투를 고백하기에 가장 적절한 언론은 어디일까. 결과로 보면 그 언론은 한 곳으로 모아졌다. JTBC다. 서지현, 김지은, 최영미, 엄지영 씨는 모두 JTBC 뉴스룸을 택했다. 김지은 씨는 뉴스룸에 출연해서 이런 말을 했다, 방송을 통해 안전을 보장받고 국민이 자신을 지켜주면 좋겠다고. 절박한 개인이 기본적인 생명권을 보호받고자 찾아가는 곳이 공영방송도 아닌 JTBC라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우리 사회 미디어 지형에서 JTBC가 자리 잡은 지점을 생각해보게 한다. JTBC는 어떻게 자신을 … [Read more...] about 어느 언론에 미투를 고백할까
인턴을 인턴답게: 국회에 인턴을 위한 입법은 없다
‘여의도 대나무숲’이라는 국회 직원의 익명 투고 페이지가 있다. 주로 인턴이나 행정비서가 글을 많이 올린다. 제일 차별 받기 때문이다. 인턴의 경우 비서관급 이상 보좌진들이 무책임하게 일을 떠넘기는 상황과 결국 계약이 종료되거나 인턴으로서의 경험을 별로 쌓지 못하는 상황 때문에 글을 올리고, 절대다수가 여성인 행정비서는 설거지가 마치 고유의 담당 업무인 것처럼 대하는 선임자의 태도나 성희롱 등 성 역할 편견으로 불만을 표출한다. 가끔씩 국회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싶은데 뭘 배우고 어떤 역량을 … [Read more...] about 인턴을 인턴답게: 국회에 인턴을 위한 입법은 없다
잘못된 ‘성범죄 보도’도 범죄다
2017년에 한샘, 현대카드, 씨티은행, 하나투어 등에서 성추행 파문이 일었다. 일부 언론은 ‘꽃뱀,’ ‘무고죄,’ ‘무혐의’라는 단어를 붙여 가해자 시각에서 보도하거나 성범죄자를 옹호하는 태도를 보였다. 일명 ‘꽃뱀 몰이’다. 《동아일보》는 2017년 11월 6일 기사에 ‘한샘 이어 현대카드도 사내 성폭행 논란…“너가 침대에서 잔 게 문제”’라는 제목을 달았다. 이런 보도는 가해자인 남성을 억울한 피해자로 인식하게 만든다. 그러나 ‘무혐의’는 죄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신고 후 증거불충분 … [Read more...] about 잘못된 ‘성범죄 보도’도 범죄다
누가 약자끼리 싸우게 해 이익을 얻나
한국은 분노 사회다.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인 분노가 너무도 작은 것들에서 싹튼다. 가족은 물론이고 동료나 친구, 처음 보는 이에게도 사소한 이유로 화를 낸다. 의학·과학적으로 정의된 개념이 없는 ‘분노조절장애’가 한국에서는 하나의 ‘질병’으로 여겨진다. 조절되지 않는 분노는 ‘비정상적 폭력’으로 둔갑해 대개 강자가 아닌 약자를 향한다. 아파트 주민이 밧줄을 잘라 건물 외벽노동자를 살해한 사건에서 밧줄에 생명을 의지한 채 아파트 외벽에 매달렸던 노동자는 이 비정상적 폭력의 피해자였다. … [Read more...] about 누가 약자끼리 싸우게 해 이익을 얻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