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장의 발언이 화제가 되었다. 샌프란시스코에 위안부 기림비가 설치되자 자매결연을 맺었던 일본 오사카시에서 불편함을 나타냈고, 결연 파기라는 강수까지 두며 기림비의 철거를 요구했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 위안부 피해자들의 희생을 기리겠다는 감사한 행동에 많은 한국인이 감동했지만, 나는 왠지 씁쓸한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해방 이전에는 일본 정부가 그런 만행을 저질렀으나 정작 해방 이후 한국 정부가 위안부와 비슷한 제도를 운영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 [Read more...] about 위안부 다음에는 양공주가 있었다
책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 43명 경제학자, ‘키워드로 보는’ 경제사상사
1. 추석 연휴 동안 『그림으로 이해하는 경제사상』(홍은주, 개마고원)이란 책을 아주 재미있게 봤다. 우연히 알게 된 책이고, 약 290쪽 분량이다. 경제학설사에 등장하는 43명의 경제학자와 그들이 제기한 핵심 개념 및 아이디어가 나온다. 경제학설사 관점에서 경제용어를 설명하는 책인 셈이다. 중상주의 시대 이론가였던 존 로크(1632~1704)에서 시작해 행동경제학의 카너먼(1934~)과 카오스 이론의 코라파스(1961~)로 끝난다. 그간 얼핏 알고 있던 개념들을 한번 정리해주는 의미가 … [Read more...] about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 43명 경제학자, ‘키워드로 보는’ 경제사상사
무엇을 위해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은 거지?: 『앨저넌에게 꽃을』
1.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어 경가보거서 1 / 3얼3일 이재부턴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뭘 기어카는지 하고 나한태 이러난 이른 전브 다 저거야 한다고 스트라우스 박사님이 그래따. 왜 그런진 나도 몰르개찌만 내가 쓴 게 중요하다고 박사님이 그래꼬 그 사람들이 날 쓸 수 있는지를 알 쑤 이쓸 꺼라고 해따. 그 사람들이 날 써주면 조캐타. 왜냐면 키니언 선생님이 말한 거처럼 그 사람들이 혹씨 내 머리를 똑똑카개 해줄찌도 몰르기 때문이다. 난 똑똑캐지고 싶다. - 대니얼 키스 『앨저넌에게 … [Read more...] about 무엇을 위해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은 거지?: 『앨저넌에게 꽃을』
“영어 일기 3줄을 매일 쓴다고 뭐가 달라지나요?”
어떤 일에 익숙해지는 데에는 꾸준한 반복을 통해 습관을 들이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누구나 서툴고 실수하기 마련이지만, 계속 연습을 반복해 실수를 줄여나가는 일만이 ‘드디어 해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 수 있게 한다. 그래서 프로는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만약 프로가 연습을 게을리하기 시작한다면, 그의 성적은 갈수록 떨어지면서 ‘이름값(몸값)’을 하지 못하는 거품이 될 뿐이다. 당연히 자신은 꾸준히 연습했다고 말하겠지만, 과연 옛날 처음 프로지망생 때 … [Read more...] about “영어 일기 3줄을 매일 쓴다고 뭐가 달라지나요?”
조던 피터슨이 한국 사회에 던지는 시사점
요즘 조던 피터슨이라는 인물에 대해 관심이 커져서 그의 베스트셀러인 『12가지 인생의 법칙』과 여러 가지 유튜브 영상들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조던 피터슨은 글도 나쁘지 않지만 글보다는 말을 잘하는, 특히 비디오 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줄 아는 뉴미디어 형 지식인이다. 개인적으로 피터슨의 주장이 한국 사회에 상당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단순히 그의 책을 추천하기는 조금 망설여진다. 책이 대중적인 자기계발서의 문법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지난 2년여 동안 사회에 던져온 여러 … [Read more...] about 조던 피터슨이 한국 사회에 던지는 시사점
『다시 쓰는 주식 투자 교과서』
2018년 10월의 주식시장 폭락 사태를 보면서 저를 비롯한 상당수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크게 실망했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을 대표하는 200대 기업(‘KOSPI200’)의 영업이익이 200조 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실적 호조’ 흐름이 지속된 데다, 배당수익률도 2.3%까지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최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1.95%라는 것을 감안하면, 주식에 투자해 받을 수 있는 배당금이 이자보다 더 많다는 이야기가 됩니다(2018년 11월 12일 … [Read more...] about 『다시 쓰는 주식 투자 교과서』
한 줄의 헤드라인이 미국의 대통령을 끌어내리다
미국에서도 대통령이 자리에서 내려온 적이 있다 2016년 12월 9일,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압도적으로 가결되었습니다. 국회의원 299명이 참여한 표결 결과 찬성 234표, 반대 56표, 기권 2표, 무효 7표로 탄핵안은 의결정족수인 재적인원 3분의 2(200명)를 넉넉히 넘길 수 있었습니다. 미국에서도 대통령이 물러난 적이 있습니다. 초유의 정치 스캔들, ‘워터게이트 스캔들’의 주인공이었던 리처드 닉슨은 스스로 사임하며 불명예스러운 끝을 맞이했죠. 무엇이 닉슨을 사임에 … [Read more...] about 한 줄의 헤드라인이 미국의 대통령을 끌어내리다
문학은 남성 가해자의 ‘면죄부’가 아니다
심상대 씨의 새 소설 『힘내라 돼지』를 읽었다. 심 씨는 90년에 등단해 현대문학상, 김유정문학상 등을 탄 중견소설가다. 그의 신간이 나왔다는 사실은 몇몇 언론사들의 『힘내라 돼지』서평 기사에 대한 '독자들의 항의'를 통해 알게 됐다. 독자들은 여성 폭행 전과가 있는 심 씨의 책을 소개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자신의 감옥살이 경험을 토대로 쓴 것이 명백해 보이는 『힘내라 돼지』의 책 내용을 무비판적으로 전달하는 것 역시 범죄를 미화해주는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참고로 심 … [Read more...] about 문학은 남성 가해자의 ‘면죄부’가 아니다
애써 말 걸지 않아도 대화가 끊이지 않는 법
나는 글을 쓸 때는 편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사람과 마주 앉아 편안하게 이야기하는 타입은 못 된다. 친밀한 친구라면 말없이 시간을 보내는 게 편하지만, 말이 꼭 필요한 상황에서는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몰라 당황할 때가 많다. 대학에 다니면서 참여한 교류 프로그램에서 일본 학생과 같은 테이블에 앉았을 때 그렇게 불편할 수가 없었다. "좋아하는 음식은 뭔가요?" "어떻게 일본어를 배우게 되었나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나도 모르게 "좋아하는 음식은 뭔가요?" "어떻게 … [Read more...] about 애써 말 걸지 않아도 대화가 끊이지 않는 법
책 쟁여놓기의 놀라운 효과에 대하여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 도서실에는 나이 지긋한 사서 선생님이 계셨다. 그곳에 가 선생님께 조용히 눈인사를 드리고, 좁다란 철제 의자에 앉아 책을 펼쳐보는 일이 즐거웠다. 내 점심시간 도서실행은 고교 3년 기간 내내 내게 거의 유일한 즐거움이었다. 대학 다니면서는 근로 장학을 할 때 학교 도서관에 배정되곤 했다. 학생들이 반납한 책을 서가에 정리하거나, 새로 들어온 책의 등에 서지 사항이 인쇄된 붙임 딱지를 붙이는 일을 주로 했다. 도서관 서고 사무실 깊은 곳에서 맡는 묵은 종이 냄새가 얼마나 … [Read more...] about 책 쟁여놓기의 놀라운 효과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