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채 일 초가 되지 않는 찰나의 실수로 발을 헛디딘 스스로의 부주의를 한탄해야 하는 것일까. 방금까지만 해도 현실이 될 거라곤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이 극도로 비현실적인 현실 앞에서 짓이겨지는 고통과 함께 땅으로 낙하한다. 그리고 이윽고 온 몸의 뼈가 울리는 둔탁한 충격음과 함께, 나는, 죽었다. 그러나 그 순간, 내 앞에는 다시 숲이 보이기 시작했다. 깜빡 잠이 들었던 것일까? 혹 흔한 기시감이었던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혹 순간 망상 속에 빠졌던 … [Read more...] about 본격 호러 대작 – 윈드러너
17초동안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들
17초, 희망의 시간 3억 도 이상, 300초 이상. 이 초현실적인 숫자는 한국의 핵융합로, KSTAR가 목표로 하고 있는 숫자다. 저 환경 속에서 얻을 수 있는 엄청난 에너지를 위해서, 궁극적으로 그로부터 핵융합 발전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서다. 고체, 액체, 기체. 모든 물질은 으레 이 세 가지 형태로 존재한다고 여겨지지만, 사실은 한 가지 형태가 더 있다. '플라즈마'라고 불리는, 천 단위를 넘어가는 아주 높은 온도에서 비로소 볼 수 있는 상태. 물질이 이온이나 전자까지 … [Read more...] about 17초동안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들
[논평] 박근혜 대통령을 안 지지합니다
박정희 대통령 가카의 치세는 실로 대한민국의 태평성대였다. 굶주렸던 신민들은 가카가 내려주는 만나와 젖과 꿀을 먹고 그를 찬양하였으며, 나아가 가카께서는 세계에 공산주의라는 돼지나 따를 법한 나태가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오직 민주주의의 확산을 향한 일념 하나만으로 월남에 자유의 수호자들을 보내어 위대한 전쟁을 치르셨다. 신민을 위해 영구히 봉사하고자 유신을 선포하고 나라에 그 평생을 바치셨으며, 구국의 반공 일념으로 거두 김대중을 납치하셨다. 대통령께서 신민들에게 내리신 만나의 … [Read more...] about [논평] 박근혜 대통령을 안 지지합니다
[논평] 김재철 해임, 극도로 잘못되었다
방송문화진흥회가 김재철 사장을 해임했다. 방송문화진흥회와의 협의 없이 사장 및 임원급 인사를 내정했다는 이유다. 그러나 ㅍㅍㅅㅅ는 이번 해임이 명백히 잘못된 것임을 지적하고자 한다. 그의 해임은 그가 그동안 정권에 보여준 충정에 비견할 때 너무나 과한 것이라고밖에 할 수 없기 때문이다. 1. 부임 때부터 그는 '정권의 낙하산'으로 불리며 내부 구성원에게 신임받지 못했으며, 그가 사장으로 있는 동안 MBC는 연속된 추문과 파업으로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했다. 2010년 김재철 사장이 … [Read more...] about [논평] 김재철 해임, 극도로 잘못되었다
소녀경 읽기 #7 – 불감증을 이겨라
원문 황제가 말했다. "마음으론 성관계를 가지려고 하는데 발기가 안 된다면, 성관계를 해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 현녀가 대답했다. "하지 말아야 합니다. 원래 성관계란 것은 먼저 남자가 네 가지에 이른 후에야, 여자도 9가지 기운에 다다를 수 있는 법이기 때문이지요." 황제가 말했다. "그 네 가지가 무엇인가?" 현녀가 답했다. "음경이 성을 내지 않으면, 화기(和氣)가 이르지 못한 것입니다. 성을 내긴 하는데 커지질 않으면, 살의 기운에 이르지 못한 … [Read more...] about 소녀경 읽기 #7 – 불감증을 이겨라
소녀경 읽기 #6 – 좋았냐고 묻는 대신, 중간중간 무드체크
원문 황제가 물었다. "여성이 만족하고 있다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소녀가 대답했다. "다섯 가지의 징후가 있고, 다섯 가지의 욕구가 있으며, 또 열 가지의 움직임이란 게 있습니다. 그 변화를 관찰함으로써 알 수가 있지요. 다섯 가지 징후라는 것을 알려드리겠습니다. 하나는 얼굴이 붉어지며 천천히 성관계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유방이 단단해지고 코에 땀이 나면 천천히 삽입하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목구멍으로 침을 삼키면 천천히 움직이는 것입니다. 네 번째로 … [Read more...] about 소녀경 읽기 #6 – 좋았냐고 묻는 대신, 중간중간 무드체크
박근혜의 우울한 정부: 내각성 밀리언 비리
무엇보다도 근본적인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모든 국무위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필요하다. 국회 상임위별로 인사청문회를 거치면 문제가 해결된다. - 2005년 3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정말로 일을 해야 할 사람들이 청문회 과정 등을 지켜보며 오히려 나서는 것을 기피하게 될까 걱정된다. - 2013년 1월,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 ㅍㅍㅅㅅ가 궁서체로 지지해 마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 준비된 대통령 박근혜. 그의 내각은 역시 굉장했다. 다른 정부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화끈한 인선. 까도 … [Read more...] about 박근혜의 우울한 정부: 내각성 밀리언 비리
레슬링 퇴출에 즈음하여: 차라리 피겨스케이팅을 폐하라
올림픽, 레슬링 매트를 뜯어내다 올림픽이 얼마나 정치적인지, 혹 상업에 물들었는지, 올림픽 종목은 어떻게 결정되어야 하는지, 올림픽이 상징하는 아마추어리즘이란 무엇인지 - 레슬링 퇴출 사태를 설명하기 위해, 혹 그를 논평하기 위해 가져올 화두는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그 수많은 소재를 끌어올 생각조차 들지 않을 정도로, 레슬링 퇴출 사태는 명약관화하게 충격적이다. 대체 레슬링처럼 스포츠의 한 원류에 가까우면서도, 역사가 유구하며, 세계적으로 전파되었고, 완전히 개성적인 종목이 또 얼마나 있을지, … [Read more...] about 레슬링 퇴출에 즈음하여: 차라리 피겨스케이팅을 폐하라
씨엔블루 음원 도용 사태: 누가 제일 악인이지?
절취선 - 여기서부터는 '쇼'입니다 실로 '버라이어티'한 시대다. 유명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드라마의 주연급 배역을 꿰차고, 내로라하는 가수들이 순위를 가리고 탈락자와 우승자를 뽑는 일종의 오디션에 참가한다. 인디의 메카라던 홍대입구역 앞은 클럽과 오버그라운드 씬 가수들의 공연장이 들어찼고, 음악성을 인정받던 언더그라운드 씬의 밴드들은 TV에 나와 다른 음악인의 심사를 받는다. 2003년 '텐 미니트' 신드롬으로 가요대상을 수상했던 이효리는 2009년엔 '패밀리가 떴다'로 연예대상을 … [Read more...] about 씨엔블루 음원 도용 사태: 누가 제일 악인이지?
정글의 법칙 논란, ‘리얼’의 함정
리얼 버라이어티의 운명 브라운관 뒤에 '리얼'이란 애당초 없는 것이었나보다. '무한도전'부터 '패밀리가 떴다' 까지, '리얼'이란 이름을 단 버라이어티는 늘 대본과 조작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리고 2013년 설 연휴를 앞두고 또 한 번 큰 사고가 터졌다. 세계 각지를 탐험하며 '리얼'한 오지 생활을 보여주어 사랑받았던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이 조작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시작은 연예인 박보영 씨의 소속사 관계자가 올린 글 한 토막이었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이 글은 '정글의 … [Read more...] about 정글의 법칙 논란, ‘리얼’의 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