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의당 위기는 ①중장기-구조적 요인과 ②단기적-주체적 요인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 이 중에서 ②에 해당하는 것은 ‘연동형 비례제’와 ‘비례 위성정당’과 관련된 것이다. 그러나, 정의당 위기의 진짜 근원은 ①중장기적-구조적 요인 때문이다. 이 부분은 더 넓게 보면 조직노동과 연계한, 세계 사민주의 정치가 처한 딜레마이기도 하다. 2. 한국에서 진보정당이란 NL/PD가 주도했지만, 사실 조직노동과의 연대를 핵심으로 한다. (여기에서 NL은 민족해방파, PD는 … [Read more...] about 정의당 위기의 근원에 관해: 세계 사민주의 정치가 처한 딜레마의 관점에서
[대체로 무해한 한국사] ⑤ ‘제국주의적 지배’와 ‘경제 성장’의 공존
※ 「④ ‘대분기의 세계사’ 조선을 몰락시키다」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열일곱 번째, 쌀 이출(수출)의 증가와 지주-소작제의 발달 1910년 한일병합 이후, 조선총독부의 농업정책은 ‘조선’의 쌀 생산을 늘려서 ‘일본 본토’에 쌀을 풍부하게 공급하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1880년대 말 일본에서 산업혁명이 본격화되고, 제1차 세계대전(1914–1918) 이후, 쌀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쌀 생산만으로는 감당이 안 됐다. 실제로 ‘쌀 폭동’이 일어나기도 … [Read more...] about [대체로 무해한 한국사] ⑤ ‘제국주의적 지배’와 ‘경제 성장’의 공존
금태섭 의원의 경선 탈락을 보며: 김대중 대통령과 호남 유권자 이야기
1. 호남 사람들에게는 공포, 한(恨), 자부심이 동시에 있다. 호남은 1980년 광주학살을 거치며 ‘전라도이기 때문에’ 학살당했다는 공포를 갖게 됐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한이었고, 한편으로는 자부심이었다. 군부독재에 맞서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한편, 호남 사람들에게는 꿈이 있었다. 1971년 화려하게 한국 정치의 리더로 등장한 김대중이라는 걸출한 정치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대중은 ‘호남이 배출한’ 정치가였다. 김대중은 일본에서 김대중 … [Read more...] about 금태섭 의원의 경선 탈락을 보며: 김대중 대통령과 호남 유권자 이야기
[대체로 무해한 한국사] ④ ‘대분기의 세계사’ 조선을 몰락시키다
※ 「③ 조선, ‘인구의 25%가 굶어 죽는’ 나라」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열네 번째, ‘대분기의 세계사’와 조선 버전: 자본주의 맹아론의 허무맹랑함 ‘자본주의 맹아론’의 허무맹랑함은 이제는 많이 알려져서 자세히 다룰 필요는 없어 보인다. 오히려 의미 있게 다가왔던 부분은 역사의 보편성=법칙성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의 문제였다. 역사는 필연적인 법칙에 따라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문제해결 과정이다. 181쪽 참으로 멋있는 표현, 멋있는 … [Read more...] about [대체로 무해한 한국사] ④ ‘대분기의 세계사’ 조선을 몰락시키다
[대체로 무해한 한국사] ③ 조선, ‘인구의 25%가 굶어 죽는’ 나라
※ 「② 조선, ‘인구의 30–40%’가 노비인 사회」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아홉 번째, 노비제를 대체한 소농경영의 발달, 지주-소작제의 확산 18세기 이후 노비제가 쇠퇴한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소농 경영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소농 경영이란, 17세기부터 확산된 ‘부부’가 중심이 된, 가족 노동력을 이용한 농업경영이다. 18세기부터 대토지를 소유한 양반 지주 입장에서, 노비를 활용한 농업경영의 비용이 상승하게 된다. 도망가는 노비가 많아졌고(=추노 금지), 노비의 … [Read more...] about [대체로 무해한 한국사] ③ 조선, ‘인구의 25%가 굶어 죽는’ 나라
[대체로 무해한 한국사] ② 조선, ‘인구의 30–40%’가 노비인 사회
※ 「① ‘한국 경제사’에 입문해보자」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넷째, 한반도의 고대는 노예제 사회였을까? 우선 한반도 역사에서 있었던 것은 노비(奴婢)다. 남자 노비가 노(奴), 여자 노비가 비(婢)다. 고대 그리스는 ‘노예제 사회’였다. 그리스 민주주의는 노예제에 기반한 전사(戰士) 민주주의였다. 그리스의 ‘시민’은 정치적 주체이자 동시에 전쟁의 주체였다. 고대 한반도는 어땠을까? 고대 한반도가 노예제 사회였는지 여부를 따지려면, 노예의 개념과 노예제 사회의 개념을 … [Read more...] about [대체로 무해한 한국사] ② 조선, ‘인구의 30–40%’가 노비인 사회
[대체로 무해한 한국사] ① ‘한국 경제사’에 입문해보자
나는 칼 맑스 책을 매우 재밌게 봤다. 맑스의 저작 대부분은 ‘경제적 변화’에 입각해서, 사회-정치-이데올로기적 변화를 설명하는 방식이다. 맑스 방법론의 핵심인 역사 유물론의 특징이기도 하다. 내가 경제사를 좋아하게 된 계기다. 그러나 한국 경제사에 관해서는 공부했던 것이 없었다. 서양의 봉건제, 장원제, 농노제의 작동방식을 알고 도시경제와 길드가 사업자 협회와 노동조합의 모태가 된 것을 아는 상태에서 한국에서는 어땠는지 다양한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맑스를 통해 경제사를 공부한 이래, … [Read more...] about [대체로 무해한 한국사] ① ‘한국 경제사’에 입문해보자
‘만세열전’: 3·1만세 운동의 기적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나는 소위 ‘운동권 출신’이라서 데모 경험이 꽤 있는 편이다. 데모를 조직한다는 것, 탄압이 심하던 시절에 시위 참여의 어려움을 어느 정도는 안다. 해방 이후 한국 현대사에는 관심이 많았지만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대체로 무지한 편이었다. 3·1 운동 100주년을 맞이해 탄압이 극심하던 식민지 시대에 어떻게 전국적으로 수십만에서 수백만 명이 참여하는 ‘비폭력 만세운동’이 가능했는지 강력한 의문이 생겼다. 3·1절 연휴 기간 〈항거: 유관순 이야기〉라는 영화도 봤다. 유관순의 싸움은 ‘죽음을 … [Read more...] about ‘만세열전’: 3·1만세 운동의 기적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왜 제조업 르네상스인가’: 산업공유지, 미국 제조업의 쇠퇴, 부울경 제조업의 활성화
개리 피사노와 윌리 시의 『왜 제조업 르네상스인가』(지식노마드)를 봤다. 제조업의 중요성, 쇠퇴 원인, 대안을 다룬다. 약 200페이지 분량의 얇은 책이다. 내용도 쉬운 편이다. ‘지식노마드’는 이정동 교수의 『축적의 시간』과 『축적의 길』을 낸 출판사다. ‘제조업 정책 담론’의 활성화를 위해 출판한 것만으로도 칭찬받을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전체를 통틀어 ‘독창적인’ 논지라고 생각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① 산업공유지 개념, ② 설계와 제조의 분리 여부에 관한 판단기준으로 … [Read more...] about ‘왜 제조업 르네상스인가’: 산업공유지, 미국 제조업의 쇠퇴, 부울경 제조업의 활성화
전략적 입소문의 6가지 원리: 콘텐츠가 ‘사회적 전염’을 일으키는 경우
조나 버거의 『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문학동네)라는 책을 봤다. 제목 그대로 전략적 입소문의 원리를 규명한다. 유사한 책을 본 적이 있어서인지 내용은 술술 넘어간다. 사람들의 기억에 착 달라붙는 원리를 규명한 마케팅 책의 고전으로는 칩 히스의 『스틱』(엘도라도)이 있다. 정말 재밌게 봤다. 『컨테이저스』은 바이럴 마케팅의 원리를 규명한다는 점에서 『스틱』과 약간 구분된다. 겹치는 부분도 있고, 겹치지 않는 부분도 있다. 두 권 모두 볼 것을 추천한다. 『스틱』이 규명한 원리를 챕 … [Read more...] about 전략적 입소문의 6가지 원리: 콘텐츠가 ‘사회적 전염’을 일으키는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