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한 회사는 낮과 밤이 다르다. 낮에는 묵언수행을 하는 사찰처럼 고요하고 밤에는 그중 몇몇이 슬그머니 입을 연다. 조금 더 살갑게. 그렇게 낮과는 다른 낯으로, 서로를 드러낼 수 있는 회식 자리가 열린다. 소 닭 보듯 해도 좋은 사람들이에요. 처음 이곳에 왔을 때 회사 대표가 했던 말이다. 서로 무심한 것 같아도 다가가 보면 좋은 사람들이니 천천히 알아가면 된다고 했다. 사무실은 마치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사적인 대화 따위는 들려주지 않았다. 들리는 소리의 대부분은 업무에 관한 의논 … [Read more...] about 낮과 밤이 다른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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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 테스트’라는 모순
창의라는 말이 한국을 배회하기 시작한 것도 아주 오래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창의력을 교육하기 위해, 그리고 창의력 있는 인재를 뽑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이런 노력은 오히려 세상을 더 나쁘게 만드는 것 같다. 그 대표적인 것이 선행학습의 만연을 불러온 것이다. 왜 창의력이 선행학습을 만들어 낼까? 사람들은 흔히 아주 잘못된 가정을 하고, 그 잘못된 가정은 반박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 가정이란 이런 것이다. 교사나 교수는 창의력이 있는 인재를 골라낼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그것도 … [Read more...] about ‘창의력 테스트’라는 모순
구글과 애플은 영원한 강자일까?
'영원한 승자는 없다' 얼마 전 재미있는 동영상 하나를 본 적이 있다. 2000년부터 2018년까지 18년간 일어났던 글로벌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를 추이 변화 그래프로 만든 후 영상으로 담아낸 것인데 꽤 흥미로웠다. 2000년에는 코카콜라가 700억 달러 규모로 가장 높았고 마이크로소프트와 IBM, 제너럴 일렉트릭(GE) 등이 뒤를 이었다. 2008년까지 큰 변화 없이 지속하다가 IBM이 마이크로소프트 위로 올라왔고 구글(Google)이 처음 순위권에 진입했다. 이 영상에 따르면 구글의 … [Read more...] about 구글과 애플은 영원한 강자일까?
당신의 브랜딩에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 Web Design Ledger에서 발행한 「The Power of Storytelling in Branding」을 브랜딩과 스토리텔링 학습 차원에서 공유하고자 번역·정리한 글입니다. 오역된 부분이 있으면 댓글을 남겨주시길 바랍니다. 매력적인 브랜드는 동일한 카테고리의 다른 브랜드보다 기억하기 쉽고 과정이 쉽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잠재 고객과의 관계를 수립해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한다. 최근 생겨 난 브랜드는 강력한 브랜드로 진화할 수 있다. 브랜드가 … [Read more...] about 당신의 브랜딩에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지금이 4차 산업 혁명 시대라고 한다면
※ 이 글은 JetBrains Day 서울 2018행사에서 필자가 발표한 내용과 연관이 있습니다. 필자는 4차 산업 혁명 시대가 무슨 말인지 잘 모릅니다. 사실 알고 싶지도 않은 표현이기도 합니다. 명색이 신문인데 삼성, 4차 산업혁명시대 '일하는 방식' 바꾼다고 제목을 붙여놓고, 내용은 고작 독일산 솔루션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데이터베이스 교체를 대서특필하는 기사 때문입니다. 수천억의 엄청난 투자가 이뤄지는데 기사 내용은 순전히 외산 솔루션 도입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뭐가 … [Read more...] about 지금이 4차 산업 혁명 시대라고 한다면
[퇴사&프리랜서] ① 회사 체질이 아니야
회사를 그만두기로 결정한 대부분의 직장인에게 퇴사란 회사와의 완전한 작별이 아니라 또 다른 회사로 향하는 길목일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특별한 사업 아이템도 자본금도 없는 데다 당장 내가 돈 벌기를 중단하면 누구도 나를 먹여 살려줄 수 없는 현실에서, 이직을 전제로 하지 않은 퇴사란 생각할 수조차 없었다. 나 같이 평범한 월급쟁이들에게는 이전 회사에서 느꼈던 단점을 조금이나마 덜 가진 곳으로 옮기는 것이 퇴사의 또 다른 정의였다. 굳이 세밀하게 분류하자면 다음 회사로 들어가기 전에 쉬는 … [Read more...] about [퇴사&프리랜서] ① 회사 체질이 아니야
편집력, 포화의 시대를 이끄는 나침반
모든 이가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 특히 이제 '편집력'은 누구나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소양이 되었다. 편집은 단편적인 지식을 나열하는 능력이 아니다. 지식과 지식 사이 연결하는 끈을 찾아내는 능력이다. 이제 편집은 필수다. 어느 순간 편집, 큐레이션, 기획이라는 말이 동시에 쓰이기 시작했다. 궁금증이 생겼다. 편집, 큐레이션, 기획 이 세 단어는 다르면서도 비슷해 보이는데 무엇이 다른가? 내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세 가지 단어 안에는 모두 ‘제안’이라는 공통점이 … [Read more...] about 편집력, 포화의 시대를 이끄는 나침반
2억 5,000만 년 전의 뜨거운 세상
지금으로부터 2억 5,200만 년 전, 페름기 말에는 지구 역사상 가장 큰 대멸종이 일어나 대다수 생물이 사라졌습니다. 살아남은 소수 생존자가 트라이아스기에 빠르게 적응 방산해 생태계를 재구성했는데, 이전 생태계와 판이한 생물이 진화해 이 시기를 고생대와 중생대의 경계로 삼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는 부분이 많지만 시베리아 트랩 가설이 가장 큰 지지를 받습니다. 지금의 시베리아 지역에서 대규모 화산 분출이 있었고 이때 나온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가 지구 기후를 크게 변화시켰다는 … [Read more...] about 2억 5,000만 년 전의 뜨거운 세상
‘멸치쇼핑’, 온라인 쇼핑계의 신성 미꾸라지
멸치쇼핑과 네이버 최저가 1년 전쯤 온라인 쇼핑계, 엄밀히 말하면 네이버 쇼핑에 멸치쇼핑이라는 소소한 미꾸라지가 나타났다. 멸치쇼핑은 네이버 쇼핑 가격순 정렬 시 배송비는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무조건 1순위로 노출되도록 가격을 낮추고 그 낮춘 차액만큼 배송비를 높인다. 예를 들어 멸치쇼핑에서 15만 원에 판매하는 상품을 다른 누군가 14만 원에 판다면 상품 13만 원에 배송비 2만 원으로 바꿔 올려 네이버 쇼핑 노출 순위를 올리는 방식. 그럼 다른 판매자들은 가만히 있느냐? … [Read more...] about ‘멸치쇼핑’, 온라인 쇼핑계의 신성 미꾸라지
젠더 관점 투자: 기울어진 운동장의 ‘기울기’를 낮추다
어떤 불순한 의도나 악의가 있어서가 아니다. 의식하지 않으면 깨닫기 어려울 정도로 고착화된 성 역할과 편견이 너무 오랫동안 몸에 밴 탓이다. 21세기에도 여성창업자들은 투자자들 앞에서 종종 이런 말을 듣는다. 엄마가 창업을 하면 애는 누가 돌보나요?" "임신은 CEO의 최대 리스크입니다." "대표는 카리스마가 필요한데, 부드러운 이미지로 잘 헤쳐 나갈 수 있을까요?" 심지어 한 결혼정보 회사 광고에는 이런 문구가 버젓이 등장한다. 취업 못하면 어때? 시집 잘 가면 되지. 그래서 … [Read more...] about 젠더 관점 투자: 기울어진 운동장의 ‘기울기’를 낮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