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에 한 번은 치료비 때문에 반려동물의 생명을 포기하고 돌아가는 사람이 있어요”
한 수의사의 말이다.
처음부터 10년을 함께한 반려견의 목숨을 버릴 생각은 없었다. 심장 수술비 500만 원이 들었을 때에만 해도, 수술비를 감당하려고 했다. 어릴 때 슬개골 탈구에도 200만 원을 썼다. MRI 등 정밀검진에만 100만 원도 썼다. 이번에도 500만 원은 빌려서라도 반려견을 살리려 했다.
하지만 수술비로 끝이 아니다. 입원비가 든다. 가벼운 휴식이 필요한 경우에야 하루 15만 원 수준으로 가능하지만, 수술 후 케어가 필요할 경우 40~50만 원까지도 올라간다. 중간 수혈이라도 하면 50~60만 원이 추가된다. 그러다 보면 수술 한 번에 1천만 원이 드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인간의 환경에 적응해야만 하는 반려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국내 1,952만 가구의 29.4%에 해당하는 574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2018)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고, 이에 따라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거환경 특성상 실내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가정이 많은데 이는 곧 반려견이 인간의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소형견을 선호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반려견 질병 가운데서도 특히 슬개골 탈구의 발생 비율이 높은 편이다. 중∙대형견에 비해 소형견이 골격이 작기 때문이다. 게다가 카펫을 잘 사용하지 않는 한국 문화권에서는 반려견이 높은 곳을 오르내리다가 미끄러지기 쉽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장소가 야외에서 실내로 이동하면서 반려견의 수명은 늘었을지도 모르지만,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 확신할 수 있을까? 귀엽고 예쁜 반려동물과 더 함께하고 싶은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혹시 나의 반려동물이 속앓이를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왜 반려동물은 사람보다 병원비가 더 드나요?”
같은 병에 걸리면 실질적인 수술비와 입원비는 사람보다 동물이 더 든다. 사람은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기 때문이다. 예로 한국의 암 치료비는 평균 6천만 원이다. 이는 동물의 암 치료비보다 더 큰 돈이다. 하지만 사람은 건강보험을 통해 5년간 치료비의 최대 95%를 감면받는다. (출처: 의료급여법 시행령, 2019)
처음 반려동물을 입양했을 때는 가끔 앓는 정도라 마냥 귀엽고 건강해 보이기만 한다. 하지만, 사람도 40대가 되면 몸이 조금씩 고장나기 시작하듯, 개와 고양이도 7~8세가 되면 몸이 어딘가 아프기 시작한다. 70대가 되면 어딘가는 크게 탈이 나듯, 개와 고양이의 12세 이후도 마찬가지다.
당신이 반려동물과 함께 한다면, 평생 강아지 양육비를 2천만 원 이상 쓸 각오를 해야 한다. (출처: 한국소비자원, 2013) 기본적인 사료, 간식비 등 뿐만 아니라 수술비와 약값, 정기검진 비용도 반려견이 나이 들어갈수록 증가하게 된다.
한번 가족은 영원한 가족, 보험은 책임의 시작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 보험에 드는 사람이 많다. 휴대전화를 분실하거나 파손했을 때를 대비해 월 몇천 원을 내는 보험이다. 2년간 보험금을 꼬박 내면 20만 원 가까이 나가지만, 100만 원 가까운 폰이라, 혹시나 하며 보험에 가입한다.
사람은 말할 것도 없다. 어지간한 성인이라면 다들 실손보험 하나 정도는 들어 있다. 가입자 수가 3400만 명이 넘을 정도이니 말이다. (출처: 보험연구원, 2015)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은 큰 병을 앓으니 당연한 일이다. 건강보험만으로는 불안하니.
하지만 역시 10년 이상을 함께 사는 반려동물에게는 보험을 잘 들지 않는다. 동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평소에 잔병치레를 하고, 언젠가는 큰 병을 앓아서 수백만 원에서 천만 원 이상의 수술비가 들어가는데 말이다. 최근 다양한 펫보험이 국내에서도 출시되고 있지만, 선진국에 비해 한국의 가입률은 매우 저조한 편이다.
함께 살아가는 나의 벗, 반려동물
반려동물. 한자어 뜻을 풀이해보면, 짝 반(伴)자에 짝 여(侶)자로 함께 살아가는 벗의 의미를 담고 있다. 반면 애완이라는 한자는 사랑 애(愛)자에 희롱할 완(玩)자로, 인간이 사랑하고 가지고 노는 동물 정도로 풀이할 수 있다.
이제 반려동물이라는 표현이 애완동물보다 더 자연스럽게 자리잡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2년까지만 해도 애완동물이라 표현된 기사가 2,083건으로 반려동물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기사의 수 1,985건보다 다소 많았다.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2019)
하지만 2018년의 경우 반려동물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기사가 12,401건으로 애완동물의 기사 수 1,907건 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2019) 동물보호법에도 반려동물이라는 표현이 쓰이는 것을 보면 단어 선택에 따른 인식의 변화를 알 수 있다. 이를 반증하듯 국내 반려동물 인구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관련 산업 역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통계 수치가 알려주듯이 반려동물은 단순히 귀엽고 예뻐서 키우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까지 책임질 수 있는 또 하나의 가족으로서 맞이해야 하는 것이 사회적으로도 당연한 풍토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희로애락을 함께 겪으며 내 가족을 끝까지 품어주는 따스한 마음, 그 시작은 아플 때도 든든하게 책임질 수 있다는 작은 믿음의 표시 ‘펫보험’이 아닐까?
※ 해당 기사는 펫퍼민트의 후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