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평범성 1960년,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학살에 앞장섰던 아돌프 아이히만(Adolf Eichmann) 중령이 아르헨티나에서 체포되었다. 예루살렘으로 압송된 아이히만은 1961년에 공개재판을 받았다. 그는 재판에서 자신은 상관의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고 자기변호를 했지만 1962년에 사형당했다. 그 재판 과정을 지켜본 독일의 철학자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는 아이히만이 관료 체제 안에서 생각할 능력을 잃어버린 채 시키는 대로 일한 평범한 관료일 뿐이라고 판단했다. … [Read more...] about 최순실의 부역자들과 악의 평범성
정치
“반문 빅텐트”, 그 화려한 몽상의 결말
뿔뿔이 흩어지는 이유 : 명분보다는 "현실" 삼국지에서 역적 동탁을 몰아내고 황제를 구하겠다며 모인 17로 제후군은 그러나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만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다. 하긴 그보다 수백 년 전 전국시대에도 압도적인 힘으로 동진해오는 진을 상대로 여섯 나라가 뭉친 바 있었지만 역시 아무 성과도 없이 분열만 심해졌을 뿐이다. 왜?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역시 대부분의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행동의 동기란 다름 아닌 ‘이익’일 터였다. 당장 자기 손에 쥐게 될 이익도 … [Read more...] about “반문 빅텐트”, 그 화려한 몽상의 결말
박근혜를 연상시키는 트럼프의 저질 성명서
천조국 파괴신이자 대통령 트럼프가 이슬람 문화권 7개국 국민의 입국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법무장관 대행 샐리 예이츠는 소송에서 이 행정명령을 변호하는 것이 “정의를 추구하고 옳은 것을 대변하는 법무부의 의무와 일치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심지어 이 행정명령이 “합법적인지조차 알 수 없다”고 선언하여 파문을 일으켰다. 앞으로 줄소송이 이어질 게 뻔한 이 행정명령을 둘러싸고, 정부를 대리해 소송을 대리해야 할 법무부 장관이 노골적으로 이에 반대하고 나선 … [Read more...] about 박근혜를 연상시키는 트럼프의 저질 성명서
〈더러운 잠〉 논란의 진짜 문제점은?
박근혜와 최순실을 패러디한 그림 〈더러운 잠〉 국회 전시 논란은 그동안 우리 사회가 얼마나 꽉 막혀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9년간 사회가 지나치게 보수화된 나머지 이 정도의 패러디도 포용할 수 없게 된 것이랄까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점점 개방화되던 사회가 어느 순간 문을 걸어 잠그더니 모든 것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바라보게 된 듯합니다. 〈더러운 잠〉이 정말 여성을 비하하는 그림인지, 또 정작 이 논란에서 간과되어서는 안 될 진짜 문제점은 … [Read more...] about 〈더러운 잠〉 논란의 진짜 문제점은?
‘더러운 잠’ 논란 : 표현의 자유와 존엄성에 대해
표창원 의원이 주최한 그림 전시회 '곧바이전'에서 이구영 작가의 <더러운 잠>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표창원 의원과 해당 작가를 향해 연일 공세가 이어지자 이들은 헌법 22조에 명시된 '학문과 예술의 자유', 즉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았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이 사태를 두고 누군가는 돌고 도는 주제, '예술과 포르노의 경계(혼란스럽겠지만 예술은 포르노가 아닌 예술이다. 이번 사태도 마찬가지다.라는 논제)'는 무엇인지에 대한 케케묵은 연설을 하고 있다. 현재 작품성 그 … [Read more...] about ‘더러운 잠’ 논란 : 표현의 자유와 존엄성에 대해
미국에서도 행사 참가인원 집계 논란이 일어났다
지난 21일 토요일,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한 미국 전역, 전 세계의 도시에서는 여성행진(Women’s March)이 열렸습니다. 한곳에 모인 군중의 숫자를 집계하는 전문가들은 토요일 워싱턴DC에 모인 여성행진 참가자 수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모인 사람들의 숫자보다 세 배 정도 많았다고 분석했습니다.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대학교의 군중 집계 전문가 마르셀 알텐버그와 키스 스틸은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20일 워싱턴DC의 백악관과 국회, 정부 청사와 박물관 등이 … [Read more...] about 미국에서도 행사 참가인원 집계 논란이 일어났다
테러의 시대 : 유럽, 공포와 폭력을 마주하다
※ 이 글은 뉴욕타임스에 기재된 「In Turkey, a Capstone to a Violent Year. In Germany, a Realization of Fears.」를 번역한 글입니다. 단정한 용모에 검은 정장을 말쑥하게 차려입고 반짝반짝 빛나는 배지까지 찬 남자가 사진전이라는 고상한 행사가 열리는 장소에서 권총을 꺼내 다른 나라의 대사를 쐈습니다.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주 터키 러시아 대사는 그렇게 현장에서 피살됐습니다.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독일 수도 … [Read more...] about 테러의 시대 : 유럽, 공포와 폭력을 마주하다
반기문에게 배운다! 우리가 쌩까도 되는 유엔 결의안
반기문, 대선에 서다 반기문이 사실상 대선 행보에 나서면서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라는 사상 초유의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그가 여전히 문재인 등과 함께 유력 대선주자로 손꼽힌다는 건 일종의 절망감마저 느끼게 한다. 여하튼, 최근 반기문은 엉터리 민생 행보부터 시작해 현충원 방명록에 자소서(…)를 쓴 일, 촛불시위 현장을 방문하겠냐는 질문에 누가 기름장어 아니랄까 봐 “기회를 봐서” 가겠다며 중언부언한 일 등 대선 후보로서의 행보에 나서자마자 여러모로 … [Read more...] about 반기문에게 배운다! 우리가 쌩까도 되는 유엔 결의안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경선 룰을 보고 싶다
민주당, 대선 후보 논의를 시작하다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인용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주요 정당들도 조기 대선 가능성을 넓게 열어놓고 있다. 국정 농단 사태의 주범인 새누리당이나 종범인 비박 신당과 달리 책임을 추궁하는 입장인 민주당이나 국민의당 등은 본격적으로 대선 경선 논의를 시작했다. 줄곧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을 비롯, 이재명, 박원순, 안희정 등 차기 대선주자가 대거 포진한 민주당의 경우 경선 룰을 둘러싼 논쟁이 특히 치열하다. 민주당 당헌은 공직 후보자의 경선을 … [Read more...] about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경선 룰을 보고 싶다
2017년, ‘새 대통령’만으로는 부족하다
2017년,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것 먼저 지난해 2016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자. 촛불을 빼고 2016년을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마지막 날 광장에 나온 누적 인원이 1천만 명을 넘었다니, 2016년 후반은 전체가 하나로 역사적 사건이다. 그것으로 구체제가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면, 촛불은 한 세대를 지속한 1987년 체제의 마지막 장면이 아닐까 싶다. 다른 것보다는 모종의 낙관을 회복한 것이 큰 의의라 해야 하겠다. 시민의 열망에 대해, 또한 시민이 가진 힘에 대해 냉소와 … [Read more...] about 2017년, ‘새 대통령’만으로는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