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2년 함경북도에서 태어난 나운규는 식민지 백성의 고난을 겪으며 성장했습니다. 1912년 회령보통학교를 졸업한 뒤 신흥학교 고등과로 진학했으며, 1918년에는 만주 간도에 있는 명동중학에 들어갔지만 일제의 탄압으로 학교가 폐교되며 1년여 동안 북간도와 만주지방을 유랑하게 됩니다. 이때 독립군단체와 관련을 맺으며 10대 소년 시절부터 독립운동에 참여했고, 한때는 북간도와 러시아 연해주 일대로 피신하기도 했는데요. ‘청회선터널폭파미수사건’의 용의자로 잡혀 감옥에서 1년 6개월의 형을 살기도 … [Read more...] about 소년 독립운동가에서 시대의 영화인까지, 나운규의 삶
영화
디테일보다 스케일로 압도하는 세계관 〈듄〉
다시 만들어져야 하는 영화들이 있다. 특히 원작이 있는 경우가 그런데, 훌륭한 원작에 비해 영화화의 수준이 아쉽거나, 그 세계관을 제대로 표현하기에는 당시의 기술력이 부족해 역시 아쉬움을 남기는 경우가 그렇다. 첫 번째 영화화이긴 했지만 이런 비슷한 아쉬움을 한 번에 극복해낸 작품이라면 J.R.R. 톨킨의 소설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들 수 있겠다. 원작 소설이 너무나 유명하지만 그 세계가 워낙 방대하고 또 판타지 세계를 제대로 구현해낼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발전할 때까지 아무도 섣불리 … [Read more...] about 디테일보다 스케일로 압도하는 세계관 〈듄〉
‘데스 게임’으로서의 〈오징어 게임〉
영화를 본 사람 중 몇몇은 〈배틀로얄〉(2000)을 떠올리며 너무 비슷하다고 할 것이고, 그다음으로는 〈신이 말하는 대로〉(2014), 〈도박묵시록 카이지〉(2009), 〈라이어 게임〉(2007–2010), 〈컨뎀드〉(2007), 〈레디 오어 낫〉(2019), 〈더 벨코 익스페리먼트〉(2016), 〈이스케이프 룸〉(2017)… 심지어 러시아 영화 〈마피아: 생존게임〉(2016)을 떠올릴 수도 있다. 나보다 기억력이 좋은 분이라면 아마도 2배 이상의 비슷한 작품을 읊을 수 있을 것이다. 20세기에도 … [Read more...] about ‘데스 게임’으로서의 〈오징어 게임〉
한국 영화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 〈승리호〉
〈승리호〉는 한국 최초의 우주 SF,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의 영화로 영화 팬들과 대중들의 이목을 끌었다. 원래는 작년 추석 연휴 때 극장 개봉을 해야 했지만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개봉은 무기한 연기되었고, 결국 제작비를 안정적으로 보전이 가능한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으로 2021년 2월 5일 공개되었다. 그리고 언제나의 한국 영화들이 그랬듯이, 영화 애호가 사이에서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렸다. 어렸을 때부터 〈스타워즈〉 시리즈를 사랑하던 팬으로서, 스페이스 오페라와 SF 장르에 … [Read more...] about 한국 영화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 〈승리호〉
안녕, 모든 에반게리온
※ 이 글의 작품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한국어 더빙과 함께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그 외의 신극장판 시리즈 〈에반게리온: 서〉 〈에반게리온: 파〉 〈에반게리온: Q〉 또한 감상할 수 있습니다. 구작 TV 시리즈 〈신세기 에반게리온〉, 극장판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은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합니다. 에반게리온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는 주지의 사실은, 세기말의 음로론적 정서와 오타쿠 문화를 훌륭하게 결합해 서브컬처계에 지대한 영향을 … [Read more...] about 안녕, 모든 에반게리온
스크린 독과점 문제, 차근차근 뜯어보기
소위 1,000만 영화가 쏟아져 나오며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스크린 독과점 이슈에 대한 논란도 어김없이 떠올랐다. 자주 나오는 이슈인 만큼 여러 가지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스크린 독과점’은 도대체 무엇일까? 영화부터 이해하자 스크린 독과점 이슈는 여러 해를 거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얽힌 일종의 거대 담론에 가까워졌다. 이것을 이해하려면 우선 영화라는 콘텐츠의 특성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다양한 OTT 서비스1와 IPTV가 … [Read more...] about 스크린 독과점 문제, 차근차근 뜯어보기
희생과 구원을 마지막으로 대미를 장식한 〈블랙 위도우〉
※ 이 글에는 영화 〈블랙 위도우〉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分)가 해피와 함께 링 위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그 뒤로 페퍼 포츠(기네스 펠트로 分)가 누군가를 소개한다. 토니 눈을 사로잡은 그녀의 이름은 바로 나타샤. 2010년 블랙 위도우, 나타샤(스칼렛 요한슨 分)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에 첫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해피 호건 역의 존 파브로 감독(이자 배우)은 185cm이고 나타샤 역의 스칼렛은 160cm이다. 블랙 … [Read more...] about 희생과 구원을 마지막으로 대미를 장식한 〈블랙 위도우〉
〈랑종〉인가 ‘관종’인가
나홍진 감독은 사람을 홀리는 재주가 있다. 그의 영화를 보면 꼭 그렇게 홀리고야 말기 때문이다. 〈추격자〉에서 그는 기존의 사이코패스 살인마의 문법을 완전히 뒤집어, 마치 순수한 아이 같은 악의 얼굴을 구현해서 사람들을 홀려버렸다. 4885는 덤이었고. 〈황해〉에서는 분명 우리가 사는 세상이지만, 전혀 다른 차원의 세계인 듯, 선이란 존재하는 것 같지도 않은 다크 월드의 모습으로 사람을 홀려버리더니, 마침내 〈곡성〉에서는 대놓고 관객들에게 미끼를 던져버리고, 뭣이 중한지도 모르게 … [Read more...] about 〈랑종〉인가 ‘관종’인가
블랙 위도우, 많이 늦어버린 솔로 영화
〈어벤저스 : 엔드게임 (Avengers: Endgame, 2019)〉 이후 새롭게 시작되는 MCU 페이즈 4의 첫 번째 영화(드라마로는 이미 공개된 '완다 비전' '팔콘과 윈터 솔저' '로키'가 있다) 〈블랙 위도우 (Black Widow, 2021)〉.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제작 스케줄이 연기되거나 변경되면서 새로운 마블 영화를 아주 오랜만에 극장에서 볼 수 있었는데, 그 첫 번째 작품이 블랙 위도우라는 점이 반갑고 또 아쉽다. 어벤저스의 원년 멤버인 스칼렛 요한슨이 연기한 히어로 블랙 … [Read more...] about 블랙 위도우, 많이 늦어버린 솔로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무지개 너머의 세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한국 역사상 전에 없이 큰 성과를 거두었다. <기생충>에서는 아찔한 스릴과 서스펜스를 통해 계급이 현대 사회에서 얼마나 공고히 설정되어 있으며 또 작동하는지를 보여준다. 이 대단히 극적인 영화는 부자를 악하게, 빈곤한 자들을 선한 희생양으로 다루는 데에서 벗어나 오히려 이를 전복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기생충>에서 가난한 이들은 선을 넘어 높은 곳으로 기어오르고자 하는 악취이며 높은 집에서도 가장 낮은 바닥에 웅크리고 숨어야만 밟히지 … [Read more...] about 〈플로리다 프로젝트〉: 무지개 너머의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