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에 두 개의 시간이 있다. 바다 밑바닥 세월이 멈춘 동안에도 땅 위의 세월은 진척 없이 흘렀다. 나는 오직 나의 시간에만 있었다. 배에 탄 누구 하나 나와 일면 없었고, 어쩌면 평생 거리에서라도 스쳐 지날 가능성마저 적은 사람들이었다. 완벽한 타인. 세월호의 비극이 실상 내 생활에 영향 미칠 구석은 없었다. 누가 얼마나 죽든 나와 얽힌 일이 아니라면 사는 데 문제 될 건 없다. 뭐가 어떻게 잘못되어가든 내가 연관된 일이 아니라서 피해 볼 것도 없다. 차가운 물 밑 세월이 영원히 … [Read more...] about 세월이 아무리 지나도 빛바래선 안 될 ‘세월’
시사
우리의 눈은 우리를 어떻게 속이고 있는가
옷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뭐가 이렇게 달라?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다. 한 번 눈으로 보는 것이 무엇보다 정확하다는 옛 어른들의 믿음이 반영된 말이다. 하지만 우리의 눈은 과연 믿을만한 것일까? EBS 다큐프라임 ‘인간의 두 얼굴’을 보면 조금 다른 사실을 알 수 있다. 쇼윈도에 한 남자가 서 있다. 흔한 체크무늬 셔츠와 평범한 청바지를 입었다. 이 남자의 인상을 묻자 사람들은 “공장에 다닌다”거나 “음식점을 운영한다”는 등 일반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리고 잠시 뒤, 쇼윈도에 … [Read more...] about 우리의 눈은 우리를 어떻게 속이고 있는가
추미애, ‘X 같은 조선일보’ 그날 벌어진 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지난 19일 4박 6일간의 미국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이날 추 대표는 인천공항에서 방미 성과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또 왜곡하려고?”라며 “빠져주셔 귀하는. 노땡큐”라고 말했습니다. 추미애 대표가 특정 언론사의 기자를 콕 집어서 ‘벌점 빠져주셔’라며 질문을 받지 않은 것은 ‘언론의 왜곡 보도’ 때문입니다. 추 대표는 방미 기간 국내 언론이 보도한 내용이 진실과 다르다고 봤습니다. 결국 추 대표의 생각이 고스란히 인천공항 취재 현장에서 드러난 … [Read more...] about 추미애, ‘X 같은 조선일보’ 그날 벌어진 일
총기 난사 사건이 자주 일어나도 미국이 총기를 규제하지 못하는 이유
※본 글은 워싱턴포스트의 'What political science can tell us about mass shootings'를 번역한 글입니다. 지난 몇십 년 동안 갈수록 많은 총기 난사 사건이 미국을 충격에 빠트렸습니다. 폭력조직 사이의 영역 다툼에서 비롯된 총격전이나 가정 폭력에 총기를 사용해 참극으로 끝나는 사례는 줄었고, 우리가 어느덧 익숙해진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이 그 자리를 메웠습니다. 컬럼바인, 오로라, 버지니아텍, 뉴타운, … [Read more...] about 총기 난사 사건이 자주 일어나도 미국이 총기를 규제하지 못하는 이유
기득권의 부조리, 언론의 결탁: 댓글 수사 방해 검사 자살 사건에 즈음하여
댓글 수사 방해 혐의, 잇따른 자살 댓글 수사 방해 혐의를 받던 검사가 영장심사를 앞두고 투신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앞서 국정원 법률보좌관실 소속의 변호사가 역시 댓글 수사 방해 혐의로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자살한 것에 이어 벌어진 사건입니다. 이에 대해 세간에서는 자살을 ‘한’ 게 아니라 자살을 ‘당한’ 것 아니냐는 음모론이 떠돌기도 했습니다. 음지에서 일하는 비밀스럽고도 막대한 국가 권력의 중추, 국정원이 연루된 사건이었으니까요. 여론과 다른 언론의 … [Read more...] about 기득권의 부조리, 언론의 결탁: 댓글 수사 방해 검사 자살 사건에 즈음하여
상식 벗어난 MB와 조중동 ‘정치보복’ 프레임으로 대응
국정원과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여론 조작 등을 지시한 의혹을 받는 MB가 12일 바레인으로 출국했습니다. 인천공항에는 수많은 기자와 ‘이명박 구속’을 외치는 시민들이 있었습니다. MB는 출국 전 가진 짧은 기자회견에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댓글 공작 혐의로 구속된 상황에 책임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상식에 벗어나는 질문을 하지 말라”며 오히려 역정을 내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 [영상] “이명박 구속” 외침 뒤로 한 MB, 웃고는 있지만…) 과연 누가 지금 상식에서 … [Read more...] about 상식 벗어난 MB와 조중동 ‘정치보복’ 프레임으로 대응
박근혜 vs 문재인, ‘지진 대응’ 비교해봤더니
11월 15일 경북 포항에 규모 5.5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불과 1년 전인 2016년 9월 12일에도 규모 5.8 지진이 발생했었기에 많은 국민들이 놀랐습니다. 포항 지역은 담벼락이 무너지거나 외벽 등의 외장재가 떨어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하지만 작년과 비교해보면 문재인 정부의 지진 대응은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박근혜 정권과 문재인 정부의 지진 대응 무엇이 달랐는지 비교해봤습니다. ① 대통령: 지진 다음 날 국무회의 vs 귀국 즉시 수석 비서관 회의 … [Read more...] about 박근혜 vs 문재인, ‘지진 대응’ 비교해봤더니
대출 전단지 보고 500만 원 빌렸더니 3년 뒤 1억 5천
경기 침체로 매출이 오르지 않아 고민하던 자영업자 김 씨는 어느 날 길거리에서 대출 전단을 받습니다. 임대료와 공과금 등 나갈 돈이 많아 답답하던 김 씨는 대출 전단에 적힌 문구를 꼼꼼하게 읽어봤습니다. 흔히 걱정하는 사채업자가 아니라 등록번호도 있는 정식 대부업체로 보였습니다. ‘주일은 종교 활동 관계로 쉽니다’라는 문구가 있어 더욱 신뢰가 갔습니다. 김 씨는 전단의 대부업체를 찾아가 500만 원을 대출받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대부업체 측에서는 대출금의 4%인 20만 원을 공증료 명목으로 … [Read more...] about 대출 전단지 보고 500만 원 빌렸더니 3년 뒤 1억 5천
4·19 혁명이 위대한 혁명인 이유
아래는 제 포스팅에 댓글로 남겨주신 anwalt 님의 의견입니다.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블로그 예전 글 「임을 위한 행진곡과 라 마르세유와 천안문」을 보다가 생각해 보니, 한국에는 4월 혁명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한국의 통치자가 이승만이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합니다. 통치자가 독재정권이라는 평가에 어울리지 않게 자기 반성적인 태도와 관용을 베풀었기에 혁명이라는 것이 성공할 수 있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반면교사로 천안문 사태나 요즘 김일성 시대 노동자 시위 진압방법을 보자면 이승만은 … [Read more...] about 4·19 혁명이 위대한 혁명인 이유
플래툰 편집장이 말하는 ‘수원 공군기지’를 이전시키면 안 되는 7가지 이유
플래툰 편집장이 말하는 ‘수원 공군기지’를 이전시키면 안 되는 7가지 이유 수원 공군기지가 화성으로 이전할 예정이라는 소식은 밀리터리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사실 공군기지 이전 문제는 수원기지 뿐 아니라 대도시 권역 내에 있는 광주나 대구 등도 마찬가지로 겪는 문제다. 수원 공군기지 역시 주민들과의 오랜 마찰 끝에 원래 있던 자리에서 밀려날 위기에 처해 있다. 수원 공군기지의 역사는 사실 결코 짧지 않다. 이미 6.25가 개전되던 당일부터 6월 30일까지 미 공군이 … [Read more...] about 플래툰 편집장이 말하는 ‘수원 공군기지’를 이전시키면 안 되는 7가지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