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5일 경북 포항에 규모 5.5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불과 1년 전인 2016년 9월 12일에도 규모 5.8 지진이 발생했었기에 많은 국민들이 놀랐습니다. 포항 지역은 담벼락이 무너지거나 외벽 등의 외장재가 떨어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하지만 작년과 비교해보면 문재인 정부의 지진 대응은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박근혜 정권과 문재인 정부의 지진 대응 무엇이 달랐는지 비교해봤습니다.
① 대통령: 지진 다음 날 국무회의 vs 귀국 즉시 수석 비서관 회의 소집
작년 경주에 지진이 발생했을 때 그날도 청와대는 잠잠했습니다. 언론에서 청와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대책을 지시했다’라는 말은 나왔지만, 공식적인 회의는 없었습니다. 박근혜 씨는 지진 다음 날에서야 국무회의에서 지진을 언급했습니다. 그런데 발언 시간은 딱 1분 10초, 북핵과 사드 배치엔 총 3분 34초 동안 발언을 했습니다. 박 씨는 지진 발생 8일 후에야 경주를 방문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동남아 순방에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로부터 지진 상황을 보고 받았습니다. 문 대통령은 비행기 안에서 포항 지진 관련 회의를 소집하겠다고 지시했고, 비행기에서 내려 청와대에 도착하자마자 회의를 했습니다. 이낙연 총리는 비행기에 있는 문 대통령을 대신해 문체부 장관, 기상청장, 산업통상부장관, 국토부 장관, 과기정통부 장관 등에게 지진 피해 대응을 지시했습니다.
② 장관: 심야엔 장관 깨우지 마라 vs 헬기로 포항으로 이동한 김부겸 장관
작년 경주 지진 발생 당시 청와대는 물론 각 부처 장관들도 지진 문자를 받지 못했습니다. 당시 매뉴얼에는 ‘심야엔 장관을 깨우지 말 것’이라는 내용이 있어 논란이 됐습니다.
2시 29분에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하자 행안부는 오후 2시 43분에 중앙재난안전대책 본부 1단계를 가동했고, 김 장관은 비상대응체제를 유지했습니다. 이후 김 장관은 오후 6시 10분 헬기를 이용해 포항을 직접 방문해 피해 상황을 점검했습니다.
③ 문자: 지진 발생 후 15~30분 후 발송 vs 지진 발생 1분 만에 재난문자
지난해에는 지진이 발생하고도 수십 분이 지난 후에 재난 문자가 발송됐습니다. 시민들은 지진이 발생하고도 한참 뒤에 온 재난 문자를 보고 분노하며 ‘국민안전처’ 홈페이지를 방문했지만, 사용자가 몰리면서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습니다.
포항관측소에 지진이 관측된 것은 오후 2시 29분 34초입니다. 기상청은 2시 29분 53초에 조기 경보를 발표했고, 4초 뒤인 2시 29분 57초에 긴급 재난 문자를 발송했습니다. 시민들이 문자를 받은 것은 2시 30분으로 대전이나 서울 등 일부 지역은 진동을 느끼는 지진파가 도착도 하기 전에 재난 상황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안심하기는 이르다, 여전히 남아 있는 안전불감증
문재인 정부가 지진 대응을 잘했으니 무조건 안심해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아직도 곳곳에 안전 불감증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2016년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학교 내진설계 현황을 비공개로 하는 이유를 질의했습니다. 교육부 담당자는 ‘학교마다 다 알고 있다. 그러나 대외적으로 공개하면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어 공개하지 않고 있다.’라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2017년 1월 포항MBC는 교육부가 경주 지역 학교에 내진 보강 예산을 배정하면서 노후된 학교를 제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포항 지진으로 수능이 연기됐습니다. 일부 언론은 수능이 연기됐다는 점만 강조합니다. 하지만 전국 학교의 23%만 내진 설계가 반영됐습니다. 나머지 학교는 강진이 올 경우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됩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에 대한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 정권이 바뀌면서 많이 개선됐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안전불감증은 숨어 있습니다. 안전은 100% 완벽을 추구해도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항상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원문: The 아이엠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