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원짜리 지폐에 세종대왕이 있고 오만 원짜리 지폐에 신사임당이 있다면, 우유에는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가 있다. 파스퇴르를 그냥 우유 회사 이름으로 안다면 오산. 그는 프랑스 사람들이 가장 위대한 프랑스인을 꼽을 때 나폴레옹을 제치고 1위에 오르는 인물이다. ‘세균 사냥꾼’이라는 별명을 가진 파스퇴르는 인류를 위협한 수많은 세균을 물리쳤다. 특히 ‘저온살균법’을 들 수 있다. 당시는 소의 젖에서 나온 우유를 마시던 시대. 소의 결핵이 우유를 통해 인간에게 대량 감염되었다. … [Read more...] about 파스퇴르, 독일에 맥주로 도전장을 내다
봄, 사랑, 벚꽃 말고 벚꽃 음료수
정말 완벽한 봄이다. 그렇다. 나는 날씨에 무감각해서 눈보라가 치는 날 코트를 입고, 폭염에 카디건을 걸치고 나오는 사람이다. 하지만 이런 날씨 모지리도 여자친구가 생기면 날씨에 신경을 쓴다. 아니 써야만 한다. 오늘은 정말 완벽한 봄이다. 날씨도 완벽하고 시간도 탱자탱자 노래를 부른다. 우리는 멀리 떠나기로 했다. 벚꽃이 아름다운 남해! 벚꽃축제가 열리기 전에 이곳을 방문해 여유롭게 벚꽃을 즐길 것이다. 나는 고등학교 담임선생님의 말씀을 되새겼다. ‘뭐든 성공을 하려면 반 박자가 빨라야 … [Read more...] about 봄, 사랑, 벚꽃 말고 벚꽃 음료수
역사 속에 등장한 (어이없는) 이색 와인 직업
아버지는 말하셨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어려서부터 지켜온 나의 꿈… 그것은 하루 종일 먹고 마시면서 편하게 사는 것이다. 학생 때는 소박했던 이 꿈이 사실은 노벨상을 급식 먹듯 타는 것보다 어려웠다. 생각해보자. 종일 음료수나 마시면서 감상문 몇 편 쓰는 직업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응?). 하지만 과거에는 ‘마시고 벌기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특히 와인 사랑이 넘쳐났던 유럽에서는 와인과 관련된 독특한 직업들이 있었다. 오늘의 그 꿀알바… 아니, 역사 속의 이색 와인 직업을 … [Read more...] about 역사 속에 등장한 (어이없는) 이색 와인 직업
보리차를 커피로 착각한 여자
인형 가득한 방에 조카와 앉는다. 동화를 읽어주지도, 쪽쪽이를 물리지도 않는다. 그가 생각하는 것은 오로지 하나. 집에 돌아가는 길에 마실 신상 음료수다. 조카의 옹알이는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그는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신상털이. 마시즘이다. 누나가 엄마가 되었다는 것 철없이 치고받았던 누나가 아이 둘의 엄마가 되다니. 누나를 보며 엄마의 삶이 얼마나 고된 것인지 감히 짐작한다. 하지만 오늘은 기분이 좋아 보인다. 누나는 동요를 흥얼거리며 머그컵에 검은 음료를 … [Read more...] about 보리차를 커피로 착각한 여자
전국무쌍화탕전
강호에 한기가 넘친다. 직장이란 문파에 속한 이들은 피로가 가득하고, 무리 짓지 않는 학생과 취준객들은 추위에 혼을 약탈당했으니. 그중 제일은 나요. 이미 내 육신은 감기에 의해 주화입마에 빠졌다. 콜록콜록. 애석하도다. 감기를 물리칠 호걸들은 모두 병원과 약군에 은둔하여 버리다니! 이때 지인에게 한 음료에 대한 소문을 들었다. 마시기 전에는 따뜻한 손난로요. 마신 후에는 기력이 샘솟아 감기를 불태워 무쌍을 찍는다는 고수 중의 고수. 나는 그 음료의 존함을 물었다. 지인은 말했다. “쌍화… … [Read more...] about 전국무쌍화탕전
어른이의 목욕탕 음료수, 코히규뉴 슈
인파가 드문 새벽, 목욕탕에 홀로 나타난다. 냉탕에 빠지지도 사우나에서 잠을 자지도 않는다. 그가 원하는 것은 오로지 하나. 목욕을 끝내고 마시는 음료수다. 뒤늦게 출근한 세신사 아저씨는 외친다. “그는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음료 신상털이 마시즘이다.” 커피우유 없는 목욕탕이 말이 돼? 낭패다. 목욕탕에서 판매하는 음료수에 커피우유가 없다. 정확히 말하자면 삼각 커피우유. 목욕탕 내부 매점에는 솔의 눈과 칡즙만이 가득했다. 어차피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나를 비롯한 … [Read more...] about 어른이의 목욕탕 음료수, 코히규뉴 슈
노는 물이 달라요, 이로하스
인파가 가득한 거리를 홀로 걷는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누구를 만나러 가는 것이며, 인사를 나누러 가는 것이다.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신상털이가 누굴 만나는 이유는 오직 하나. 지인이 해외에서 음료수를 사 왔을 때다. 일본에서 막 돌아온 도모다치는 새로운 음료수를 흔들며 말한다. “여, 아나타와 혼모노 신상털이. 마시즈므 데스까?” 코카콜라에서 나온 피치, 복숭아 맛! 나는 반경 5km의 지구에 살고 있다. 나에게 지구촌 여행이란 편의점 맥주 코너와 넷플릭스를 도는 … [Read more...] about 노는 물이 달라요, 이로하스
유럽은 언제부터 커피를 마시게 되었을까?
유럽은 언제나 취해 있기를 원했다. 반대로 이슬람은 항상 깨어 있길 바랐다. 취한다는 것, 깨어 있다는 것. 어느 쪽이든 신과 가까워질 방법이었다. 때문에 유럽은 와인을, 이슬람은 커피를 마셨다. 커피는 이슬람 문화권만이 추구하는 음료였다. …… 고 말하면 누가 믿기나 하겠는가? 그렇다. 요즘 사람들은 커피를 이야기할 때 이슬람 국가보다는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을 떠올리지. 그래서 항상 궁금했다. 커피라는 음료는 어떻게 유럽에 넘어가게 되었을까? 똑똑, 문 열어주세요 … [Read more...] about 유럽은 언제부터 커피를 마시게 되었을까?
맥주의, 맥주에 의한, 맥주를 위한
불금에는 맥주가 빠질 수 없고, 맥주에는 정치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술에 취해 반쯤 혀가 꼬인 친구는 말한다. “한국에 정당이 몇 개나 있는지 알아?” 글쎄 한 7, 8개는 되냐고 말하려는 찰나. 인터넷에서 찾은 정당 목록들을 보여주며 말한다. “35개. 물론 현존으로만” 그런데 그 많은 정당 중에 내 마음속의 정당은 없었다. ‘맥주당’. 지난 55년간 나타났다 사라진 202개의 정당에도 맥주라는 이름은 없었다는 사실에 우리는 분개했다. 맥주야말로 진보와 보수를 넘는 인류애 가득한 이념이 … [Read more...] about 맥주의, 맥주에 의한, 맥주를 위한
독일 vs. 영국, 세상에서 가장 도수 높은 맥주는?
“맥주가 술이냐? 물이지!” 술 조금 마신다는 고래들은 맥주 도수를 우습게 여긴다. 주변에서 쉽게 구하는 맥주는 아무리 높아도 알콜도수 7%를 넘지 않기 때문이다. 몇몇 술꾼들은 금주 기간에 음료로 맥주를 마시는데, 네덜란드는 해장음식으로 맥주를 꼽는다고 한다. 맙소사! 하지만 여기 통념을 깨는 강한 맥주들이 있다. 소주는 명함도 못 내밀 강력한 맥주. 이들은 대부분 독일과 영국 두 양조장의 대결에서 태어났다. 오늘은 전 세계 맥덕들의 심장을 뛰게 만들었던 고도수 맥주 전쟁에 대해서 … [Read more...] about 독일 vs. 영국, 세상에서 가장 도수 높은 맥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