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가 가득한 도시를 혼자 걷는다. 누구를 만나지도, 인사를 나누지도 않는다. 그가 도착한 곳은 편의점. 음료수 코너… 여야 하는데 라면 코너다. 엄마보다 자주 만나는 편의점 알바는 외친다. 이제 마시는 것은 그만둔 건가요? 아니요. 국물 마시려고요. 그는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신상털이. 마시즘이다. 이것은 라면과 음료의 전쟁이다 마실 수 있음에도 다루지 않은 것이 있다. 이를테면 ‘라면 국물’이 그랬다. 그것은 ‘라면 칼럼니스트’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들 역시 … [Read more...] about 라면 국물의 모든 것
지극히 사적인 코카콜라의 탄생
“그렇게 콜라만 마시면 커서 어른이 될 수 없어!” 엄마의 한마디 덕분에 나는 어른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난 어른을 포기하고 콜라를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내 삶의 목표. 그것은 ‘엄마 앞에서 당당히 콜라를 마시는 아들’이다. 그리고 그것을 거의 이뤄가고 있다. 콜라. 아니 정확히 말하면 코카콜라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힘들다. 코카콜라는 단순히 음료를 넘어선 문화를 상징하는 이름이다. 심지어 인류가 멸망해도 누군가는(외계인이나 바퀴벌레라도) 코카콜라를 마실 것 같다. 이토록 … [Read more...] about 지극히 사적인 코카콜라의 탄생
오란씨와 써니텐, 환타의 독주를 막아라!
“과일의 맛을 음료로 먼저 접하던 때가 있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바나나하면 바나나맛 우유를 떠올렸다. 복숭아를 외치면 쿨피스가, 사과를 외치면 피크닉이 떠올랐다. 과일을 못 사주는 것도 아니었는데 엄마는 얼마나 서러웠을까. 그때마다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니?”라는 핀잔을 받았다(그래서… 마시즘이 되었습니다). 과일을 말할 때 선명하게 떠오르는 음료수가 있다. 하지만 오렌지만은 예외였다. 환타를 마셔야 하나, 오란씨를 마셔야 하나, 써니텐을 마셔야 하나? 경쟁은 치열했고 나는 동네 … [Read more...] about 오란씨와 써니텐, 환타의 독주를 막아라!
땀의 역사는 게토레이의 역사다
달리다 보면 느낀다. 뛰는 것보다 멈추고 난 후가 더 걱정이라고. 부동산 사장님이 분명히 ‘정류장에서 3분 거리’라고 했는데. 도대체 어떻게 그런 기록이 나올 수 있는 것일까. 우리 집에서 버스 타기 3분 컷. 이건 우사인 볼트 형이 와도 안 된다. 뛰다 보니 걱정이 더해간다. 아마 도착을 하더라도 나는 숨도 제대로 못 쉬겠지. 약간의 어지러움과 함께 속도 울렁일 것이다. 뛰는 것보다 더 지옥 같은 순간이 기다린다. 그때 내 몸에서 떨어지는 땀방울이 말한다. 게토레이를 마시라고 … [Read more...] about 땀의 역사는 게토레이의 역사다
순한 소주의 독한 전쟁사, 참이슬 vs. 처음처럼
“한국인이 소주를 마시는 이유는 세 가지다. 기분이 좋거나, 나쁘거나, 둘 다 아니거나.” 그렇다. 한국사람은 기승전소주의 삶을 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술(증류주)에 2001년부터 16년 연속 1위를 하는 술이 바로 참이슬이다. 2위는 러시아의 스미노프. 그리고 3위는 처음처럼이다. 1위와 3위가 소주라니. 대체 이 작은 나라에서 얼마나 마시는 거냐? 의문인 점은 애주가들의 소주 부심이다. “크으 이건 진정한 소주가 아니야” 분명 10년 전에 아빠도 했던 말 같은데. 아마도 … [Read more...] about 순한 소주의 독한 전쟁사, 참이슬 vs. 처음처럼
사약의 모든 것
수많은 드라마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단연 〈여인천하〉다.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고 “뭬야!”를 외쳐대던 경빈은 내 마음속의 영원한 1픽이다. 그런 그녀가 사약을 얼굴에 뒤집어쓰고 죽는 장면은 어린 내게 충격과 공포를 남겼다. 세상에는 마셔선 안 되는 음료도 있구나. ‘마실 수 있는 모든 것’을 마시겠다는 마시즘에 종종 제보가 날아온다. 가끔은 만년설이나 녹조라떼를 마셔보라는 짓궂은 장난을 하는 분도 계신다. 그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사약(賜藥)’이다. 드라마로만 보았던 그 음료. … [Read more...] about 사약의 모든 것
‘수박오이맛 스프라이트’와 ‘투명 코카콜라’, 마셔봤니?
그렇다. 나는 연애에 있어서는 순정파지만, 음료에게는 몹쓸 바람둥이다. 나의 혀에 있는 나쁜 버릇 때문이다. 그것은 한 가지 음료에 정착하지 못한다는 것인데… 초코우유를 마실 때도 전에 마셨던 것을 마시지 않는다. 분명 내 취향에 맞는 음료를 알면서도 다른 음료를 찾아 시간을 쏟는다. 최근에는 너무 다양하게 마신 나머지 이제는 새로운 음료를 마셔도 만족을 못 하는 상태가 되었다. 이것은 마치 드라마광인 우리 엄마가 예언 수준으로 드라마를 시청하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나에게 새로운 음료는 … [Read more...] about ‘수박오이맛 스프라이트’와 ‘투명 코카콜라’, 마셔봤니?
이 음료들은 불황을 모른다
“요즘 경제가 위기라고? 내 지갑은 언제나 위기였는데?” 어릴 적부터 나는 ‘못사는 친구는 항상 도와야 한다’라고 배웠다. 당연히 그 못사는 친구가 나였다, 나는 반 친구들을 꼬셔서 불우이웃 돕기 성금 참여를 시켰다. 담임선생님은 아이들의 적극적인 성금에 감동한 눈치였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는 ‘낄낄 자 이제 모은 돈을 내게 내놓으시지’라는 생각만 가득 찼다. 하지만 돈이 내게 돌아오는 일은 없었다. 알고 보니 세상에는 어려운 이웃이 너무 많아서 내가 그 돈을 타기란 전교 1등을 하는 … [Read more...] about 이 음료들은 불황을 모른다
한강에서 치맥? 이제는 샐맥!
선생님 이건 혹시… 불치병인가요? 의사 선생님의 얼굴을 보고 나는 단박에 알아버렸다. 저 사슴 같은 슬픈 눈망울은 아침드라마에서 주인공에게 불치병을 선고할 때의 그 표정이다. 어쩐지 요즘 들어 발걸음이 무겁고, 숨이 가쁘더니. 운동이라도 할 걸 그랬어… 착하게 좀 살 걸 그랬어… 한동안 답이 없던 의사 선생님은 힘겹게 입을 뗐다. 치킨 좋아하시죠? 조금만 더 먹었다간 환자분을 치킨이라고 불러야 되겠어요. 다행이다. 나는 죽지는 않고 치킨이 되는 것이다(치킨을 먹으며 이 글을 보고 있다면 … [Read more...] about 한강에서 치맥? 이제는 샐맥!
한 의사가 평생을 바쳐 만든 음료, 아이를 살려내다
자네, 우유를 못 마시는가? 매형은 어릴 적에 우유 때문에 고생했다고 대답했다. “흐음 그것참 안타깝고만” 아빠의 말대로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낙농업에 종사한 우리 집은 아침에 물보다 우유로 시작하는 게 자연스러웠거든. 우리 매형. 그는 지구의 운명을 맡기고 싶을 정도로 든든한 사람이다. 하지만 아빠는 딸을 맡기는 것은 탐탁지 않아 했다. 이유는 단 하나. 걔는 우유를 못 마셔. 조카가 태어나자 상황이 바뀌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조카에게 우유를 줬을 때 일이다. 뭐든 잘 먹던 아이가 … [Read more...] about 한 의사가 평생을 바쳐 만든 음료, 아이를 살려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