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웃들로부터 ‘뉴스를 볼 만하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딸아이는 ‘재미지다’고까지 표현한다. 텔레비전을 잘 보지 않게 된 나도 저녁 8시가 가까워져 오면 안경을 챙겨서 텔레비전 앞에 좌정하곤 하는 정도다. 공중파 방송의 뉴스를 보지 않게 된 건 전 정부 때부터니 벌써 여러 해가 지났다. 요즘 그나마 SBS가 분전하고 있을 뿐, 이미 망가져 버린 공영방송 뉴스는 요즘 언론 상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나 보는 애물단지가 된 것이다. 뉴스 챙겨보는 '재미'가 … [Read more...] about 요즘 뉴스는 왜 재미있는가
10월, 유신독재가 시작하고 붕괴하던 날
1972년 10월 17일, 대통령 박정희는 위헌적 계엄과 국회해산 및 헌법 정지 등을 골자로 하는 대통령 특별선언을 발표했다. 삼선개헌에 이어 국회 해산과 헌법 일부 조항의 정지, 헌법개정안과 국민투표 계획 등을 내용으로 하는 4가지 비상조치를 통해 그는 민주 헌정을 파괴하고 영구집권을 위한 수순에 돌입한 것이었다. 10월 유신, 박정희의 영구집권 쿠데타 박정희의 특별선언은 10월 17일 발표 당시에는 특별선언, 특별조치, 비상선언, 비상조치, 유신적 조치 등으로 불리다가 … [Read more...] about 10월, 유신독재가 시작하고 붕괴하던 날
골프는 정말 ‘대중스포츠’인가
지구촌 축전이라는 올림픽도 예전 같지 않았다. 가족들이 텔레비전 앞에 모여 앉아 우리 선수들의 경기를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고, 메달 소식에 환호성을 내지르던 시절은 이미 갔다. 글쎄, 우리 집만 그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번 올림픽엔 가족들과 같이 경기를 응원한 기억이 전혀 없으니 말이다. 금메달 소식도 심상하고 안타까운 탈락도 그리 아쉽지 않다. 까짓것, 최선을 다했으면 됐지. 꼭 메달을 따야 맛이야? 우리도 이제 메달 빛깔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만큼 살 만하게 된 것일까. 개인의 영광을 … [Read more...] about 골프는 정말 ‘대중스포츠’인가
여성 참정권 탄생의 역사
2015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건국 83년 만에 '보통선거'를 통해 20명의 여성 지방의회 의원이 탄생했다. 그해 사우디아라비아는 여성들에게 투표권과 피선거권 등 참정권을 부여했는데 이는 1893년 뉴질랜드에서 처음으로 여성에게 참정권이 부여된 후 122년 만이다. 사우디 여성들 122년 만에 첫 투표 아닌 21세기에 웬 ‘여성참정권’이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기실 여성들이 참정권을 얻은 역사는 그리 오래지 않다. 그것도 일찌감치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온 구미 선진국에서는 이 … [Read more...] about 여성 참정권 탄생의 역사
가장 ‘젊은 정신’의 시인 김수영, 세상을 떠나다
1968년 오늘(6월 16일)은 서울적십자병원에서 시인 김수영(金洙暎, 1921~1968)이 48년의 짧았던 삶을 마감한 날이다. 전날 밤 소설가 이병주, 시인 신동문과 함께 술을 마신 뒤 귀가하다 버스에 치였던 시인은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숨을 거두었다. 신동엽(1930~1969)과 함께 1960년대를 대표하는 참여시인 김수영은 그렇게 덧없이 세상을 떠났다. 김수영은 1921년 서울 출신이다. 선린상업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1941년 도쿄상대에 입학했다. 그러나 … [Read more...] about 가장 ‘젊은 정신’의 시인 김수영, 세상을 떠나다
어떤 국어사전을 쓰고 계십니까?
대체로 사람들은 국어사전을 잘 이용하지 않는다. 워낙 이 나라에선 대접받는 언어라 어릴 때부터 부득이 끼고 살 수밖에 없는 영어사전과는 경우가 다르다. 그게 ‘쉬운 모국어’라서가 아니라 그거 잘못 써서 타박 들을 일이 잘 없어서 그렇다. 집집마다 보급판 ‘국어사전’이 한 권씩 있던 시절이 있었다. 일부러 국어사전을 사는 일은 드물었으니 그건 물론 초중등학교 졸업식에서 타온 상품이기 쉬웠다. 그런데 영어사전과는 달리 그건 서가에 장식용으로 꽂혀 있다가 누렇게 바래져 가곤 … [Read more...] about 어떤 국어사전을 쓰고 계십니까?
‘죽은 자’의 구미시와 ‘산 자들’의 성남시, 당신의 선택은?
구미참여연대가 구미시와 성남시의 주요사업을 비교했다 지금 인터넷에선 지역 시민단체 페이스북에 오른 카드뉴스 하나로 누리꾼들이 뜨겁다. 지난 5월 13일에 구미참여연대(공동대표 황대철)가 올린 "구미시 VS 성남시 2016년 주요 사업 비교-당신은 어디에 살고 계시나요?"가 그것이다. 죽은 자를 제사지내기 위해 천억 이상의 세금을 쏟아 붓는 도시와 산 자들의 행복을 위해 예산을 과감하게 투자하는 도시 자신의 정치적 사익을 위해 죽은 자를 불러내는 시장과 주민을 주인처럼 받들며 … [Read more...] about ‘죽은 자’의 구미시와 ‘산 자들’의 성남시, 당신의 선택은?
‘김광석 길’에서 만난 가객 김광석
삼일절 날, ‘대구 근대 답사’ 길에 대구광역시 중구 대봉동의 ‘김광석 거리’를 다녀왔다. 거리가 조성된 지 오륙 년이 지났는데도 나는 초행이었다. 해마다 그가 떠난 1월에는 그에 대한 추모가 이어지고, 그를 기리기 위해 조성된 거리가 화제가 되는데도 나는 왜 거길 가보겠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았을까.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반나절이면 다녀올 수 있을 만큼 가까운 데이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김광석(1964~1996)에 대한 내 관심이 평균에 미치지 못해서일까. 나는 여느 사람이 김광석의 … [Read more...] about ‘김광석 길’에서 만난 가객 김광석
『친일인명사전』이 ‘정치 사전’? 1년 넘게 제동 걸린 중·고교 배포
서울시교육청이 관내 중고등학교에 『친일인명사전』(아래 『사전』) 배포에 나서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014년 말, 서울시의회는 2015년 광복 7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사전』을 보급하기로 하고 예산을 책정했다. 이미 『사전』을 보유하고 있는 학교를 뺀 583개 중·고교가 배포 대상이었다. 그런데 여당 소속 시의원들까지 동의하여 만장일치로 통과된 이 예산은 1년 넘게 집행되지 못했다. 이른바 ‘보수를 참칭하는 극우세력’들이 들고 일어났기 때문이다. 해를 넘겨 예산이 불용 처리되게 … [Read more...] about 『친일인명사전』이 ‘정치 사전’? 1년 넘게 제동 걸린 중·고교 배포
1950년 매카시즘의 시작과 2016년의 한국
“나는 국무부가 공산주의자로 가득 차 있다고 주장하는 바입니다. 내 손에는 그 205명의 명단이 있습니다.” - 조지프 매카시 “1950년 54년 사이에 일어난, 공산주의 혐의자들에 반대하는 떠들썩한 반대 캠페인으로, 대부분의 경우 공산주의자와 관련이 없었지만, 많은 사람이 블랙리스트에 오르거나 직업을 잃었다.” - 옥스퍼드 영어사전 ‘매카시즘’ 항목 1950년 2월 9일, 미국의 조지프 매카시 상원의원은 국무부에 수백 명의 공산주의자가 있다고 연설했다. 그래서 이 날은 이른바 … [Read more...] about 1950년 매카시즘의 시작과 2016년의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