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픽사의 19번째 장편영화 <코코>는 역대 픽사의 작품 중 가장 디즈니스러운 작품이 아닌가 싶다. 물론 픽사의 작품들이 디즈니가 다뤄오던 가족주의를 놓은 적은 없다. 그것의 형태는 <토이스토리> 속 장난감들의 연대나 <몬스터 주식회사>의 종족을 뛰어넘는 유사 부녀관계와 세대 격차를 넘는 <업>의 유사 부자 관계, <니모를 찾아서> 속 이방인 및 장애인과의 연대, 결국 가족으로 회귀하는 … [Read more...] about 가장 디즈니스러운 픽사 영화 ‘코코’
영화
빼어난 연기로 그려낸 덩케르크 전초전 “다키스트 아워”
※ 이 글은 영화 <다키스트 아워>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조 라이트 감독에게 다이나모 작전, 즉 덩케르크 철수작전은 어떤 의미일까? 그는 이미 전작 중 한편인 <어톤먼트>의 유명한 롱테이크 시퀀스로 1940년의 덩케르크를 스크린에 담은 전력이 있다. 그리고 크리스토퍼 놀란의 <덩케르크>가 공개된 지 채 반년이 지나기도 전에, 다이나모 작전이 실행되기까지 처칠의 행보를 담은 영화 <다키스트 아워>를 내놓았다. 그래서인지 … [Read more...] about 빼어난 연기로 그려낸 덩케르크 전초전 “다키스트 아워”
‘원더’: 누군가의 성장은 주변 모두의 성장임을
※ 이 글은 영화 〈원더〉의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결정적인 반전이 있는 영화는 아니나 내용 누설을 원하지 않으면 이 글을 닫아 주세요. 항상 우주인 헬멧을 쓰고 다니는 아이가 있다. 유전적 요인으로 인해 태어나자마자 27번의 수술을 받아야 했고, 수술 끝에 삶을 이어갈 수 있었지만 얼굴은 마치 화상을 입은 것처럼 변해버렸다. 소년의 이름은 어거스트 풀먼(제이콥 트램블레이), 그의 가족인 네이트(오웬 윌슨), 이자벨(줄리아 로버츠), 비아(이자벨라 비도빅)는 그를 어기라는 애칭으로 … [Read more...] about ‘원더’: 누군가의 성장은 주변 모두의 성장임을
게임스러움이 줄어든 “쥬만지”
<쥬만지>가 22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왔다. 제이크 캐스단이 연출을 맡은 <쥬만지: 새로운 세계>는 전작에서 주디(커스틴 던스트)와 피터(브래들리 피어스) 가 버렸던 쥬만지 보드게임을 누군가가 주웠던 1996년의 장면으로 시작한다. 쥬만지를 주운 사람은 알렉스(닉 조나스), 보드게임 대신 비디오 게임을 즐기는 그에 맞춰 쥬만지는 비디오 게임으로 변하고, 게임을 플레이 한 알렉스는 게임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20여 년이 지나 방과 후 훈육 교육을 받던 스펜서(알렉스 … [Read more...] about 게임스러움이 줄어든 “쥬만지”
‘1987’ : 광장을 다루는 태도에 대해
장준환 감독은 계속해서 386세대의 감성, 부채의식, 폭력성 등을 영화에 담아왔다. 데뷔작인 <지구를 지켜라!>와 10년 만에 내놓은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는 폐쇄된 공간을 통해 그의 중요한 테마들을 담아낸 작품이었다. 장준환 감독은 이제 직접적으로 80년대의 한국을 담아낸다. <1987>은 영화의 제목 그대로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부터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이한열의 죽음까지를 다룬 작품이다. 대공수사처장 박처원(김윤석), 그의 밑에서 일하던 … [Read more...] about ‘1987’ : 광장을 다루는 태도에 대해
1987, 그 직후의 실제 사진 몇 장
영화 '1987'의 배경이 되었던 1987년 당시 (어차피 교수님도 수업을 안 하기에) 학업을 전폐하고 매일 명동과 종로에서 뛰어다녔던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대단한 것은 아니고 당시 대학생이면, 최소한의 문제의식이 있다면 누구나 돌을 던지거나 응원을 했습니다. 외대의 경우는 문제의식이 좀 과한 편이어서 84~87년 말까지 수업을 안 한 날이 더 많았군요. 4월 5월은 그냥 자율휴업 수준이었기 때문에 정말로 시위하러 등교를 한 셈입니다. '1987'은 보는 내내 눈물을 흘릴 … [Read more...] about 1987, 그 직후의 실제 사진 몇 장
2017년 한국영화 최고의 다섯 편
2017년의 한국영화는 여러모로 불만족스러웠다. <더 킹>과 <공조>로 시작해서 <강철비>, <신과 함께: 죄와 벌>, 로 끝나는 소위 4대 배급사들의 텐트풀 영화들은 (어쩌면 당연하게도) 단점이 더욱 부각되는 작품들이었다. 동시대에 이런 괴작을 만날 수 있다는 영광을 안겨준 <리얼>도 있었고, <신세계> 이후 아직까지도 이어지는 느와르의 홍수 속에서 여성 주연을 내세운 <악녀>와 <미옥> 같은 작품도 … [Read more...] about 2017년 한국영화 최고의 다섯 편
스타워즈가 아닌, ‘멘토워즈’ : 너무나 많은 멘토
이 글은 <스타워즈 시리즈>의 1~6편까지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멘토, 인생의 등대 멘토(Mentor)는 원래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에 출정하면서 집안의 일과 아들 텔레마커스의 교육을 맡긴 친구의 이름이다. 오디세우스가 20년이 되도록 돌아오지 않아 장성한 텔레마코스가 아버지를 찾아 나서자, 오디세우스의 수호신 아테나가 이 멘토의 모습을 하고 텔레마코스가 곤경에 처할 때마다 그 앞에 나타나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멘토라는 … [Read more...] about 스타워즈가 아닌, ‘멘토워즈’ : 너무나 많은 멘토
요즘 블록버스터의 액션이 재미없는 이유
폭망했다는 〈저스티스 리그〉를 이제야 봤는데, 뭐 스토리의 조악함은 말할 것이 없고 호쾌해야 할 액션 신마저 폭망이라. 대강 이유를 써보겠다. 1. 주인공의 공격력과 고통의 한계를 정하지 않고 들어간다 액션이 부각되는 영화는 아니지만 〈다크 나이트〉를 보면 배트맨이 첫 부분에 악당들과 싸우는 과정에서 맹견에게 물린다. 고통스러워하는 느낌은 보여주지만, 마스크 때문에 표정을 보여주기 쉽지 않기도 하고 전투의 흐름을 끊지 않으려고 전투 신 중에는 '타격을 입었구나' 정도의 느낌만 … [Read more...] about 요즘 블록버스터의 액션이 재미없는 이유
멋진 쇼와 평범한 영화 : ‘위대한 쇼맨’
<위대한 쇼맨>은 목적에 충실하다. 뮤지컬 장르가 가진 특유의 힘, 가령 클리셰적인 서사에 뮤지컬 시퀀스를 더해 감정적인 깊이를 더한다거나, 화려한 춤과 노래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것에 제대로 힘을 준 작품이다. <레미제라블>의 휴 잭맨, <하이 스쿨 뮤지컬>의 잭 에프론, 가수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젠다야 콜먼 등이 영화에 출연하여 105분의 러닝타임 동안 춤과 노래를 선보인다. 미셸 윌리암스, 레베카 퍼거슨 등 어떤 장르와 캐릭터를 맡더라도 … [Read more...] about 멋진 쇼와 평범한 영화 : ‘위대한 쇼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