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추석 휴일이 길었던 10월이었다. 마치 이달을 위해 살아왔던 것처럼, 나는 휴일을 흠뻑 즐겼다. 즐기려고 했다. 아니, 즐겼어야 했다. 남들 다 가는 해외여행은 몰라도 왠지 어디라도 가야 할 것 같은 압박에 엉덩이가 들썩였다. 집에서 제사를 안 지내니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었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었던가, 주변 친구들도 모두 난리가 났다. 친구는 괌에 있는 리조트를 예약했다고 했다. 때아닌 성수기(?)라 표 값이 좀 비쌌지만, 이런 기회가 흔치 않다는 걸 알기 때문에 … [Read more...] about 문화로 가득 찬 10월의 날들, 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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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노마드’로 발리 한 달 살아보기
국가: 인도네시아 커뮤니티: 디지털노마드. 발리 우붓Ubud에서 서식하는 사람들 홈페이지: 없음. 커뮤니티가 딱 정해져 있는 건 아니니까. 체류 기간: 2015년 10월 / 1달 이곳은 어디인가? 디지털노마드의 성지라 불리는 인도네시아 발리의 우붓이다. 요즘도 여기 모르는 사람이 있나? 어떻게 알게 되었나? 다들 알지 않을까?(...) 이렇게 쓰면 대충 쓴 것이 너무 표나니까 좀 더 성의 있게 쓰자면, 아마도 '디지털노마드'라는 단어를 유행시킨 도유진 씨의 이 글 … [Read more...] about ‘디지털 노마드’로 발리 한 달 살아보기
홉, 그 씁쓸한 맛에 대한 보고서
맥주 사진만 봐도 괜스레 가슴이 뛰는 맥덕들에겐 흔한 상식이겠지만, 맥주는 4가지 원료(물, 맥아, 홉, 효모)로 만들어진다. 가장 많이 들어가는 게 물(H2O), 주원료인 맥아, 향을 더하는 홉(Hop), 그리고 발효의 주체인 효모(yeast)이다. 이 네 가지 원료가 어떻게 배합되느냐, 또는 어떤 종류를 가져다 쓰느냐에 따라 맥주 맛은 크게 좌우된다. 물론 이외에도 다양한 원료나 첨가제가 사용되기도 하지만 순수한 맥주는 이 4가지를 기본으로 만들어진다. 오늘은 그 원료 중 맥주를 … [Read more...] about 홉, 그 씁쓸한 맛에 대한 보고서
자꾸만 찢어먹게 되네? 식빵 맛집 5곳
담백하고 고소한데 쫄깃하고 부드러운 식빵! 별것 아닌 것 같은 게 참 중독적이고 맛있죠? 아무 생각 없이 찢어먹다 보면 어느새 커다란 식빵 하나를 통째로 다 먹곤 하는데요. 식빵 맛집 5곳을 소개합니다! 김진환제과점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186-22 1996년부터 20년 동안 식빵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던 이곳은, 일본의 동경제과학교를 나오신 사장님이 운영하고 계세요. 쫄깃하면서도 부드럽게 찢기는 식빵의 맛을 알아버린 오랜 단골이 많고, 오후면 대부분의 빵이 … [Read more...] about 자꾸만 찢어먹게 되네? 식빵 맛집 5곳
튼튼한 경제가 수명 단축을 부른다?
※본 글은 뉴욕타임스의 How a Healthy Economy Can Shorten Life Spans를 번역한 글입니다. 국가 경제의 건강과 국민의 건강 사이에는 다소 놀라운 상관관계가 존재합니다. 지금처럼 실업률이 낮고 경제 성장이 탄탄한 시기에 오히려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경제 성장이 건강 증진에 기여하지만,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2008년 본격적으로 시작된 유로존 금융위기 직전인 … [Read more...] about 튼튼한 경제가 수명 단축을 부른다?
백만장자들이 비트코인을 숨겨둔 스위스의 비밀 산악 벙커
※본 글은 Quartz지의 "The secret Swiss mountain bunker where millionaires stash their bitcoins"를 번역한 글입니다. 우리 차가 루체른 호수의 동쪽의 기슭을 따라 달리고 있을 즈음 가이드가 목적지를 가리켰다. "이 산들 중 하나에 벙커가 있습니다." 가이드 막심 콘이 BMW 컨버터블을 운전하면서 반대쪽 호안의 안개 덮인 봉우리를 보면서 말했다. 콘은 그가 일하는 사포(Xapo)가 고객들의 비트코인을 보관해 놓은 금고 … [Read more...] about 백만장자들이 비트코인을 숨겨둔 스위스의 비밀 산악 벙커
권고사직에는 동의할 필요가 없다
한 후배이자 제자인 녀석이 회사에서 갑자기 해고 격의 권고사직을 당했다고 이야기를 했다. 사장은 나름 1세대 개발자라고 돈을 좀 벌어서 취미처럼 게임 회사를 해왔던 걸로 들었는데, 최근 모 퍼블리셔에서 투자를 받았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한국의 노동법은 (아직까지는) 해고의 사유에 대해서 서류로 명기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내가 물어본 것은 “사유가 뭐냐?”였다. 그리고 이전에 회사로부터 경고나 징계를 받은 일이 있는지, 대화 내용이 무엇인지 자세하게 물었다. 사장은 명목상, “업무 … [Read more...] about 권고사직에는 동의할 필요가 없다
헤르미온느는 백인일까?
※ 이 글은 「Is Hermione Granger White?」를 번역한 글입니다. 해리포터의 주요 등장인물인 헤르미온느 그레인저는 과연 백인일까요? 책 표지의 그림에 백인으로 등장하니까, 엠마 왓슨이 연기했으니까 백인일 거라고요? 사실 원작을 꼼꼼하게 읽어보면 출판사나 영화 제작사도 그저 상상력을 발휘해 자의적인 판단을 내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책 속의 내용만으로는 헤르미온느를 특정 인종으로 단정지을 수 있는 근거가 충분치 않으니까요. 문제는 헤르미온느의 인종이 … [Read more...] about 헤르미온느는 백인일까?
바로 오늘부터, ‘존엄사’가 가능해진다
바로 오늘, 2017년 10월 23일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존엄사가 가능해진다. 불치병으로 괴로워하거나 죽음을 지척에 두고 힘겨운 싸움을 벌이던 환자들과 부양가족들이 무의미한 싸움을 중단하고 죽음을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죽음과 생명에 대해 폐쇄적이고 전통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던 우리나라의 의료계로써는 매우 파격적인 행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존엄사'를 인정한 첫 국내 판결은 8년 전인 2008년, 식물인간 상태인 76세 어머니에 대한 연명 치료를 중단할 수 있게 해달라는 … [Read more...] about 바로 오늘부터, ‘존엄사’가 가능해진다
한국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선택한 것
<먼나라 이웃나라> 프랑스 편에는 직원이 손님 계산을 하던 도중에도 퇴근 시간이 되면 중단하고 가버리는 장면이 있다. 아무리 그래도 몇 분이나 차이 난다고 자기 월급 주는 가게 사정은 나 몰라라 하는 게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생각을 했었다. 얼마 전에는 유럽에서 버스회사가 대체인력을 구해주지 않자, 근무 시간을 다 채운 버스 기사가 손님을 태운 차를 중간에 내버려 두고 집에 가 버린 적이 있었다. 이것도 직업의식과 최소한의 책임감도 없는 사례로 보인다. 그런데, 안 되는 것들을 … [Read more...] about 한국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선택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