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은 11월 21일 1면 톱으로 「여성들의 절박한 외침, 공감 못 하는 정부」라는 기사를 실었다. 핵심은 행정안전부가 불법촬영 관련 시위 원인과 해석에 관한 연구로 「2018년 ‘혜화역 시위’에 대한 해석」이라는 연구용역 보고서를 냈는데, 이것이 대단히 졸속하다는 것이다. 이 일은 보좌관으로서 내가 사실상 진행한 일이라 내가 내막을 가장 잘 안다. 그래서 이렇게라도 석명하는 게 맞다고 보아 글을 쓴다. 소략한 보고서다. 고작 300만 원을 비용으로 지불했는데 그마저도 이것저것 다 … [Read more...] about 행정안전부의 ‘혜화역 시위에 대한 해석’이 졸속했다는 주장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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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아십니까를 줄여서 도까라고 하자
방금의 메모. 도를 아십니까를 줄여서 도까라고 하자. 도까의 수법은 날로 발전 중이다. 수업 발표를 해야하는데 봐달라, 길을 알려달라, 중매를 서주겠다 등 참 다양하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수없이 잡혀보았기에 무시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 판단인 걸 알면서도, 그럴 때 마다 애매하게 찝찝하다는 거다. 그렇다고 따라가서 내 친구 오모씨처럼 황금색 한복을 입고 조상에게 절할 것도 아니면서.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 얕은 찝찝함은 조금 남아있는 공감의 껍질인 것인가. 아르바이트를 … [Read more...] about 도를 아십니까를 줄여서 도까라고 하자
축구 선수의 중국 진출, 비판받아야만 하는가?
축구 국가대표 김민재가 중국 리그에 진출한다는 뉴스가 연일 화제다. 김민재의 소속팀 감독이었던 최강희 감독이 얼마 전 이적한 텐진 취안젠으로의 이적이 유력해 보였으나, 베이징 궈안이 거액의 이적료와 연봉을 제시하며 선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소식이다. 이적료는 100억 원에 이르고, 선수 측에 제시한 연봉은 40억 원가량이다. 김민재가 전북 현대에서 받았다는 연봉의 수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이적료 100억 원은 소속팀 입장에서도 반가운 액수다. 전북의 에이스 이재성이 독일 2부 리그의 … [Read more...] about 축구 선수의 중국 진출, 비판받아야만 하는가?
우리는 자신을 어떤 경제계급이라 여길까?
김현성 님이 파이 세대 관련 기사에 대해 ‘중산층 이상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곤란하다’는 코멘트의 글을 쓰셨는데 맞는 말이다. 그럼에도 자신의 경제 계급을 세상의 전부로 인식하는 일이 곧잘 벌어지곤 한다. 그렇다면 궁금하다. 우리는 스스로를 어떤 경제계급이라 여길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간한 「서민의 개념과 범위에 대한 연구」를 살펴보면 시민을 대상으로 서민의 범위와 중산층의 범위, 그리고 스스로를 어떤 경제계층에 위치하는지에 대한 설문을 시행했다. 이 결과가 재미있다. 사람들은 … [Read more...] about 우리는 자신을 어떤 경제계급이라 여길까?
‘트럼프 시대’: 정보의 종언을 맞아
※ 본 글은 뉴욕타임즈의 「Michael Hayden: The End of Intelligence」를 번역한 글입니다. 마이클 헤이든은 CIA와 NSA의 전 국장입니다. 내가 유럽에서 미군의 정보 활동을 책임지고 있던 1994년 어느 날, 나는 보스니아 내전이 한창이던 사라예보의 어느 폐허가 된 거리를 걷고 있었다. 한때 아름다웠던 첨탑과 양파 모양의 지붕, 끝이 뾰족한 탑들이 밀랴츠카 강 너머 언덕 위에서 날아오는 포탄 때문에 모두 흔적만 남았다. 나는 도대체 어떤 종류의 … [Read more...] about ‘트럼프 시대’: 정보의 종언을 맞아
안전지대 없는 대한민국 자영업자의 삶
‘자영업자’의 삶은 버겁다 최근 신규 사업자와 폐업 사업자를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신규 대비 폐업률은 무려 90%에 가까웠다. 이는 한두 해의 일이 아니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문을 열고, 닫은 자영업자의 비율은 70%를 넘어간다. 여는 만큼 닫는 셈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생존율이다. 음식, 숙박업의 경우 특히 그렇다. 가게 10개가 문을 열면 그중 4곳이 1년 내 문을 닫고, 다시 그 10곳 중 7곳은 5년 이상 버티지 못하고 폐업한다. 단순히 … [Read more...] about 안전지대 없는 대한민국 자영업자의 삶
디자인 시스템은 디자인 작업을 대체할 것입니다
※ Design Systems에 Carmel DeAmicis가 기고한 「Yes, design systems will replace design jobs」를 허락 하에 번역한 글입니다(번역 도움: 서지훈). 디자인 시스템은 많은 기술적 도전을 맞이했습니다. 어떻게 시작하고, 유지하고, 적용해야 할지 등에 대해서 말입니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질문은 아마도 사회적인 관점일 것입니다. 점점 소프트웨어 디자이너의 일이 자동화되어가면 우리의 일자리는 어떻게 될까요? 우리는 디자인 … [Read more...] about 디자인 시스템은 디자인 작업을 대체할 것입니다
디자인 멀티 플러그 어댑터, MARU
지금 책상 위의 전자 기기를 보자. 노트북,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등 당장 사용하는 제품만 해도 여러 가지다. 외부에서 이 기기들을 충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노트북 어댑터를 연결한 다음 노트북을 통해 스마트폰과 보조배터리를 충전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매번 멀티 어댑터를 들고 다니기는 곤란하다. 여행을 가면 짐이 더 늘어난다. 카메라, 에어팟, 헤어 드라이어 등 사용하는 제품은 물론 그 나라에 맞는 플러그도 필요하다. 그래서 멀티 플러그 어댑터가 … [Read more...] about 디자인 멀티 플러그 어댑터, MARU
자해할 때 살아있다고 느껴요
※ 본 글은 <아임 낫 파인> 프로젝트로 출간되는 책의 일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해시온 영상 보러 가기 자해할 때 살아있다고 느껴요 우울증을 가진 사람들은 특성상 익명성이 보장되는 트위터에서 활발하게 교류한다. '아임낫파인'도 초기부터 트위터에서 소통하며 도움을 받았는데, 우울증 친구를 찾는 아래와 같은 글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우울계 자해O 사진 X 자해 사진을 올려서 공유하는 경우도 꽤 많다. 조심스러운 말이지만 자해는 대개 생명에 … [Read more...] about 자해할 때 살아있다고 느껴요
무대 공포증의 원인은 ‘앞사람’
연구자(실험자)가 임의로 구분한 두 집단의 실험 참여자가 있다. A집단의 참여자들은 한 명씩 차례로 위태위태한 흔들다리 위에 섰고 B집단의 참여자들은 떨어질 걱정 없는 평지 위에 섰다. 이윽고 흔들다리 혹은 평지에 선 참여자들은 자신이 있는 곳으로 이성의 조사원이 걸어오는 것을 목격한다. 몇 가지 간단한 조사가 마무리된 후 조사원은 추가적인 문의 사항이 있다면 연락하라며 연락처를 주고 자리를 떠난다. 이 첫 번째 실험 결과, 흔들다리 위에 있던 A집단의 사람 중 약 50%가 전화한 반면 … [Read more...] about 무대 공포증의 원인은 ‘앞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