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학생을 전국 1등부터 꼴찌까지 줄 세우고, 수능·고시 등 특정한 방식의 테스트를 통과하면 인정받고 출세하는 길이라고 보는 ‘왜곡된 능력주의’가 짧게는 해방 이후, 길게는 조선시대 과거제도부터 뿌리 깊게 이어져 내려왔죠. 이런 사고방식이 상대적으로 능력이 부족하거나 경쟁에서 밀려난 사람들을 멸시·혐오하는 것을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88만 원 세대』 『#혐오_주의』 등의 저자 박권일(43) 씨는 우리 사회에서 지방대 혐오가 심해지는 이유 중 하나로 ‘과잉 능력주의’를 꼽았다. 그는 지난 … [Read more...] about [‘지잡대’ 혐오사회] ③ 과잉 능력주의가 낳은 ‘차별 피라미드’
시사
[‘지잡대’ 혐오사회] ② 우리 학교가 ‘시궁창’ ‘백수 저장소’라니
대학생들의 익명 고발 페이지인 페이스북의 ‘캠퍼스 대나무숲 텐덤’에 지난 1월 12일 세종시 한 대학 연기과 교수의 ‘갑질’을 고발하는 글이 올라왔다. 교수는 학생 집합 명령, 경멸과 무시 발언, 과도한 사생활 간섭 등이 문제가 되자 사과문을 발표하고 사직서를 냈다. 그런데 이 게시글에 대한 반응이 놀라웠다. 교수를 비난하는 게 아니라 지방대를 비하하는 댓글이 쏟아진 것이다. 잡대(지잡대) 올스타전 찍노. 너네가 지잡대지 군대냐?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지좝? 진짜 … [Read more...] about [‘지잡대’ 혐오사회] ② 우리 학교가 ‘시궁창’ ‘백수 저장소’라니
자유한국당은 합의를 주장하기 전에 이미 합의를 파탄 냈다
사실 선거법 같은 '게임의 규칙'은 여야 합의로 해야 한다는 자유한국당의 지적에는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 거대정당이 다른 소수정당을 찍어누르는 식으로 선거법을 바꿔버릴지 모를 일이니까요. 거대정당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선거법을 바꿔버리면, 거대정당은 더욱 거대해지고, 소수정당은 더욱 쪼그라드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말겠죠. 문제는 이러다 보면 비례성과 대표성, 전문성 등 선거제도의 대원칙이 아니라 각 당의 유불리만 따져 타협안이 나오기 마련이란 건데요. 결국 여야 합의로 해야 … [Read more...] about 자유한국당은 합의를 주장하기 전에 이미 합의를 파탄 냈다
조선일보가 자유한국당 편이라는 건 삼척동자도 알지만
조선일보가 자유한국당 편이라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알지만, 이렇게 노골적이어도 되나 싶습니다(…) 먼저 4월 26일 조선일보 사설입니다. 팩스 제출·病床 결재로 선거법 날치기, 군사 정부도 이러진 않았다 군사 정부는 굳이 이렇게 법으로 정한 절차를 지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죠, 체육관에서 대통령도 뽑던 시절인데 무슨 헛소리야. 조선이 선거법에 반대하는 이유는 자유한국당에 불리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관심법을 쓴 게 아니고 진짜로 사설에 그렇게 써놨습니다. 선거법이 한국당 … [Read more...] about 조선일보가 자유한국당 편이라는 건 삼척동자도 알지만
더 오래 일하고, 더 적게 받고, 더 아픈데 이게 공정한 걸까?
‘새벽배송’이 한동안 소셜미디어의 타임라인을 메웠다. 소비자의 편리함과 노동자의 안전보건 사이의 균형이 어디인지를 둘러싼 논쟁이었다. 택배 노동의 과중함, ‘30분 배달제’ 같은 빠른 배송 압박이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한다는 사실이 어느 정도 알려져 있기 때문에 가능한 논쟁이었다. 사람 잡는 ‘피자 30분 배달제’, 한국에만 있는 비극 빨리빨리 고객님^^ 죽더라도 갈게요ㅠㅠ 인공지능 기술과 소비자 선호의 최적 조합이라는 미사여구로 포장된 긱 이코노미(Gig Economy) … [Read more...] about 더 오래 일하고, 더 적게 받고, 더 아픈데 이게 공정한 걸까?
비닐하우스 안에 웬 ‘딸기 카페’
어디 색다른 카페 없을까?’ 충북 제천시 청전동 286번지. 청전(靑田)동은 의림지 아래 있어 이름 그대로 가뭄을 타지 않는 '푸른밭'이 있는 동네다. 너른 들판 한가운데로 의림지와 유수지인 솔방죽을 잇는 ‘푸른길’을 걷다 보면 길가에 주인 없이 손님을 기다리는 가판대가 있다. 새빨간 딸기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데 눈길을 한번 주거나 발길이 끌린다면,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가 보라. 그곳이 보통 카페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흙 바닥에, 커피 향 대신 달큰한 딸기잼 향이 감도는 … [Read more...] about 비닐하우스 안에 웬 ‘딸기 카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톺아보기
66년 만이라고 합니다. 낙태죄에 드디어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고, 2020년까지 헌법재판소의 결정 이유를 반영하여 새로운 모습으로 개정될 것입니다. 낙태죄에 대한 판단이 어려운 이유는 두 가지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그것인데요. 헌법재판소는 이렇게 말합니다. 인간은 그 자체로서 궁극적 목적이자 최고의 가치로서 대우받아야 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다른 가치나 목적, 법익을 위한 '수단'으로 대우받아서는 안 됩니다. 국가는 … [Read more...] about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톺아보기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헌법재판소가 현행 낙태죄가 헌법불합치라 결정했다(‘헌법불합치’가 결론이라고 하지만 ‘위헌’과 같은 뜻이라 생각한다). 2020년까지 낙태와 관계된 법을 개정해야 하니 약 일 년 반이 남았다. 애초에 법에서 출발한 일, 이제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낙태죄 폐지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어떤 논점이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헌법재판소 판결을 전후해 이미 여러 단체와 언론이 짚은 내용을 되풀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좋으나 싫으나 우리 사회가, 아니 국가(정부와 다르다!)가 많은 문제를 … [Read more...] about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누가 세월호의 상처를 계속 헤집고 있습니까?
세월호 사고 5주기에 부쳐 세월호 사고 5주기, 아직도 그 상흔은 채 아물지 않아 여전히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제 잊어야 한다고 합니다. 언제까지 슬퍼하고 있을 순 없지 않냐고 말합니다. 그런데 우스꽝스럽게도, 그리 말하는 작자들이 되려 상처를 헤집고 고통을 상기시키며 도저히 세월호를 잊을 수 없게 만듭니다. 자유한국당의 부천 소사 당협위원장이자 전 국회의원인 차명진은 세월호 유족들을 향해 "징하게 해쳐 먹는다" "귀하디 귀한 사회적 눈물 비용을 개인용으로 다 쌈 싸 먹었다" … [Read more...] about 누가 세월호의 상처를 계속 헤집고 있습니까?
“아빠, 아빠 같은 사람이 가만히 있는데 누가 나서겠어요, 이 ‘남성문화’ 안에서”
아버지에게 ‘정준영 동영상’(제목이 이거였다고)을 공유한 사람은 아버지의 rotc 동기 모임에 뒤늦게 합류한 사람이었다. 아버지가 그 링크를 눌렀을 때 어머니가 마침 옆에 있었고 어머니는 크게 화를 내셨다 한다. 지난주 아버지의 생일 기념 저녁 식사를 한 후 오빠네 가족들이 집에 가고, 나와 아버지와 어머니 셋이 있을 때 어머니가 이 화제를 꺼내서 알게 된 사실이었다. 아버지는 보려고 한 게 아니라고 그 자식은 대체 왜 나한테 보냈는지 모르겠다고 항변했고, 어머니와 나는 보낸 사람에게 그런 … [Read more...] about “아빠, 아빠 같은 사람이 가만히 있는데 누가 나서겠어요, 이 ‘남성문화’ 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