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엄마 없니? 영화 <마더>의 엄마(김혜자 분)는 아들 대신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간 청년에게 이렇게 물었다. ‘엄마’는 가장 애타게 걱정해 주는 누군가를 상징한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은 곧잘 서로를 ‘OO 엄마’라고 부른다. 자식 기르는 사람이 길에서 우는 아이를 지나치지 못하듯, 동물을 키우는 사람도 버려진 개나 고양이를 외면하지 못한다. 그래서 ‘위험에 처한 동물을 나 대신 엄마처럼 돌봐 달라’는 뜻으로 동물보호단체에 기부하는 사람이 … [Read more...] about “구조된 아이들은 어디로 가나요?”
그게 정녕 하나님의 뜻인가요
어느 날 교회에 갔는데 ‘퀴어 반대 집회’에 갈 사람들을 모집하고 있었다. 얼마 전에는 동성애 반대를 위한 서명을 받았다.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일어날 일들을 적어 놓은 글도 교회 안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설교 시간에는 차별금지법이 동성애를 조장하는 법이라고 대놓고 말한다. 특정 정치인을 반대하는 이유는 동성애를 옹호하는 발언을 해서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라면 계급배반에 해당하는 정치적 선택도 서슴지 않는다. 자신들 삶을 더 나아지게 하는 정책을 선택하는 대신 동성애를 막아줄 ‘극우’ … [Read more...] about 그게 정녕 하나님의 뜻인가요
내 카페 놔두고 남 카페에 가는 까닭
아, 저 카페 가보고 싶다! 요즘 2030세대는 사진 올리기에 특화된 SNS인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예쁜 카페를 선호한다. 제천 카페 ‘파릴리’는 그런 점에서 최적의 장소다. 실제로 인터넷에서 ‘가볼 만한 제천 카페 8선’을 검색하면 첫 번째 카페로 등장해 ‘앤티크(antique)한 분위기가 특징인 작은 다방’으로 소개된다. ‘이게 언제적 거야’라는 반응이 절로 나오는, 오래된 커피잔부터 복고풍의 책과 장식품이 파릴리에 가득하다. 카페 주인 권지연(35) 씨의 취향이 100% 반영된 … [Read more...] about 내 카페 놔두고 남 카페에 가는 까닭
웹에서 나온 유튜버와 들어간 스타
시즌제 도입으로 예능 프로그램의 호흡이 짧아지면서 많은 웹 콘텐츠가 방송 프로그램으로 편성되고 있다. 웹을 기반으로 활동하던 유튜버도 함께 브라운관으로 편입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브라운관에서 활동하던 스타들이 웹으로 진출해 단독 채널을 열고 있다. 예능 시장에서 웹과 브라운관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다각화한 플랫폼과 방송 채널 수 증가가 원인이다. JTBC는 유명 유튜버들의 방송 제작기와 일상을 담은 ‘랜선라이프’를 새로 올렸다. 대도서관, 윰댕, 벤쯔 등 인기 크리에이터들이 TV로 … [Read more...] about 웹에서 나온 유튜버와 들어간 스타
“돈 대준다고 예술가를 가둘 수는 없지”
르네상스라는 문명사적 전환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탄생했다. 우리는 르네상스라고 하면 레오나르도 다빈치, 보티첼리, 미켈란젤로와 같은 예술가들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역사의 미술관』 『지식의 미술관』 등 미술평론집 수십 권의 저자인 이주헌 미술평론가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미술가 자체도 중요하지만, 사실 미술가가 존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한 이들의 뒷얘기도 매우 중요하다. 그런 역할을 한 메디치 가문에 초점을 맞춰 강연을 하겠다. 당대 피렌체의 … [Read more...] about “돈 대준다고 예술가를 가둘 수는 없지”
‘나’로 잘살면 증오는 멈춘다
영화를 보고 난 뒤끝이 찜찜했다. 악이 승리했기 때문이다. 마블 시리즈 ‘어벤져스 인피니티워’의 마지막 장면은 악을 상징하는 타노스에 의해 무고한 사람들이 사라지는 것이다. 마블 영화는 영웅이 악을 무찌르고 위기에 처한 인류를 구한다는 스토리가 반복된다. 뻔한 내용이지만 계속 흥행하는 이유는 아직도 사람들은 ‘권선징악’과 ‘정의’에 목말라하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가 실망스러웠던 건 너무 현실다워서다. 현실에서 공평한 정의를 찾는 건 쉽지 않다. 누구나 한 번쯤은 ‘착하게 살아서 손해 봤다’는 … [Read more...] about ‘나’로 잘살면 증오는 멈춘다
민달팽이들이 바라는 부동산 정책
나는 서울과 지방을 자주 이사 다니며 자랐다. 중학교 시절 살던 동네는 서울 노원구 중계동인데, 유명 중고등학교와 입시학원이 밀집한 곳이었다. 우리 집 맞은편 아파트는 매우 허름했는데도 10여 년 전인 당시 매매가가 10억 원이나 된다고 했다. 서울 변두리 지역이었지만 학군이 좋고 유명학원이 가까이 있어서라고 들었다. 어린 마음에도 ‘서울에 내 집을 갖는 건 쉽지 않겠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그 후 지방으로 이사하자, 같은 평수에도 집값이 훨씬 쌌다. 집 장만에 들어가는 돈이 줄어드니 우리 … [Read more...] about 민달팽이들이 바라는 부동산 정책
카풀 서비스 ‘한국형 해법’의 핵심 원칙
1997년 외환위기로 어려운 경제 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전국적으로 ‘아나바다’ 캠페인이 호응을 얻었다.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는 절약과 재활용 운동이었다. 이 운동이 최근 새로운 의미로 다시 등장했다. 자주 쓰지 않는 공구나 차량, 주거와 사무 공간, 경험과 지식까지 나눈다는 ‘신(新) 아나바다 운동’, 즉 공유경제다. 과거의 아나바다가 자원을 아껴 쓰자는 목적이 강했다면 공유경제는 공급자에게 새로운 이익의 기회를, 소비자에게는 싸고 편리한 대안을 제공하면서 … [Read more...] about 카풀 서비스 ‘한국형 해법’의 핵심 원칙
‘실업률 보도’가 엉터리로 느껴지는 이유
선진국 가운데 높지 않은 한국 실업률 물가 통계 다음으로 많이 두들겨 맞는 통계가 실업률 관련 통계다. 특히 최근에는 고용 문제가 심각한 경제 현안으로 떠오르다 보니 어느 때보다 실업률 통계에 관심이 많다. 우선 우리나라 실업률 동향이 어떤지 한번 살펴보자. 경제활동인구조사 통계에 나타난 2000년 이후 우리나라 실업률은 2000년 무렵에 잠깐 4%정도에 이른 이후 지속적으로 3%대를 유지했다. 올해 초 잠시 4%정도로 실업률이 높아졌지만 9월에는 다시 3%대 중반으로 낮아졌다. 이런 실업률 … [Read more...] about ‘실업률 보도’가 엉터리로 느껴지는 이유
김용균 씨의 불행, 내 미래일 수 있다
불안정한(precarious) 노동자계급(proletariat)을 일컫는 프레카리아트(precariat)는 신자유주의가 남긴 여러 상처 중 하나다. 자본가의 자유로운 이윤 추구를 최대한 보장하는 신자유주의는 규제 완화, 감세와 함께 노동시장 유연화를 주요 경제정책으로 내세웠다. 기술혁신과 세계화의 틈바구니에서 ‘쉬운 해고’는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는 일자리를 줄였다. 한국의 대표적 프레카리아트인 비정규직 역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신자유주의 정책을 받아들인 결과다. 현재 세계적으로 … [Read more...] about 김용균 씨의 불행, 내 미래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