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통곡의 바다’로 만든 세월호 사고.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진도 앞바다 구조작업에 집중된 가운데, 실종자 가족들은 더딘 수색에 애간장을 태우면서 거친 취재경쟁에 이중의 상처를 입고 있다. <단비뉴스> 장경혜, 남건우, 박세라 기자는 희생자 가족들을 조금이라도 도우면서 현장의 모습을 전하기 위해 취재가 아닌 자원봉사를 택했다. 지난 23일부터 2박3일간 5명의 기자가 진도체육관과 팽목항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가족들의 처절한 기다림과 수색현장의 고충 등을 있는 그대로 … [Read more...] about 세월호 자원봉사 후기: 1. 체육관의 처절한 기다림
일회용품 인턴: 정규직 전환의 ‘희망 고문’
장미소(25∙여∙가명) 씨가 지난해 4월부터 6개월간 한 외국계 홍보대행사의 인턴(수습직원)으로 일하면서 가장 듣기 싫었던 말이다. 장 씨가 헤드헌터의 소개를 통해 일하게 된 회사는 장 씨를 포함한 10명의 인턴에게 끊임없이 스트레스를 주었다. 일을 배우는 것은 아무리 힘들어도 참을 수 있었지만 툭 하면 ‘정규직 전환’을 내세워 위협하는 상사의 언행은 견디기 괴로웠다. “너 그런 식으로 하면 정규직 전환 안 된다.” “뭐 어차피 정규직 전환 안 시키면 되니까.” “더 열심히 하면 … [Read more...] about 일회용품 인턴: 정규직 전환의 ‘희망 고문’
인권운동가를 위한 ‘119기금’ 조성
지난 22일 서울 을지로입구역 앞 국제빌딩 지하의 호프집 레벤브로이. 술자리를 시작하기엔 아직 이른 토요일 오후 4시 무렵인데도 크고 작은 테이블 50여개 중 절반 넘게 손님이 차 있다. 자식 풍년인 대가족이 오랜만에 모인 명절날처럼 시끌벅적하고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하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 중 아는 이가 있으면 마시던 맥주잔을 놓고 반갑게 손을 흔들거나 서로 얼싸안고 반가운 인사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무대 바로 앞 중앙테이블에 모여 있던 백발의 노인과 20대 청년 등 8명은 … [Read more...] about 인권운동가를 위한 ‘119기금’ 조성
박근혜, 대통령인가 패셔니스타인가
대통령이 옷 바꿔 입는다고 경제가 살아날까 옷깃부터 단추까지 모두 빨간 상의.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7월 11일 2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 이어 9월 3차 회의에도 같은 옷을 입고 등장했다. "우리 경제에 많은 열정을 불어넣어서 경제를 활력 있게 살려야 한다는 뜻으로 열정의 색깔인 빨간색을 입고 나왔다"며 스스로 ‘투자활성화복’이라 이름 붙인 재킷이다. 대선 전날 방문한 한국거래소에서 코스피 3000 시대를 약속한 것을 비롯해,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주요 경제행사에 줄곧 빨간색 … [Read more...] about 박근혜, 대통령인가 패셔니스타인가
치매노인 요양보호사 체험기
“어르신들이 말씀도 없이 나가 길을 잃을까봐 늘 잠가 놓습니다.” 지난 6월 26일 경기도의 한 중소도시 노인요양원에 자원봉사자로 간 첫날, 건물입구의 녹색 반투명 유리문은 단단히 잠겨 있었다. 밀어도 보고 두드려도 보다가 빨간 버튼을 발견하고 눌렀더니, 40대로 보이는 남자직원이 나와 문을 열어주며 이렇게 말했다. 배회증상을 보이는 치매노인들은 요양보호사가 한 눈을 판 사이에 밖으로 나가버리곤 하는데, 얼마 전에도 이곳 60대 남성 환자가 2킬로미터(km) 떨어진 공단에서 헤매고 있는 것을 … [Read more...] about 치매노인 요양보호사 체험기
독거노인과 고독사 “아무도 모르게 죽는 신세는 면했으면”
추석이었던 지난 9월 19일, 번잡한 청량리역에서 십 분 정도 걸어 도착한 서울 제기동의 쪽방촌 골목은 적막하기 짝이 없었다.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된 후 오래 방치된 집들의 담벼락은 새까만 곰팡이가 뒤덮었고 골목길 마다 고철과 유리파편, 담배꽁초 따위가 수북이 쌓여있었다. 이순식(68)씨가 사는 곳은 그 골목 한 구석에 자리한, 창문도 없는 한 평 반(4.95㎡)짜리 쪽방이었다. 한 평 남짓 공간에서 ‘생존비’로 버틴다 “오늘 같은 명절이 오고 전 부치는 냄새가 나면 그저 … [Read more...] about 독거노인과 고독사 “아무도 모르게 죽는 신세는 면했으면”
그래비티, 디지털의 심연에 빠지다
1895년 12월 28일 파리 그랑카페에서 뤼미에르 형제는 50초짜리 활동사진 하나를 공개한다. 시오타 역에 도착하는 기차 한 대의 모습을 담은 기록영화 ‘열차의 도착’(1895)이다. 인간이 현실을 영상으로 필사하기 시작한 순간이자, 구텐베르크의 견고한 은하계에 균열이 생긴 순간이기도 하다. 그로부터 7년 뒤, 전직 마술사 조르주 멜리에스는 ‘달나라 여행’(1902)을 완성한다. 영화에서 대포는 우주선을 궤도 위로 쏘아 올리는 발사대고, 우주인은 달이라는 미지의 영역을 탐사한다. 영화는 … [Read more...] about 그래비티, 디지털의 심연에 빠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