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을 기억하는가. 종말론이 드리운 세기말의 분위기는 흉흉했다. 밀레니엄 버그니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이니 어쩌고저쩌고 게다가 세기말적인 분위기까지 합세해 '세기말'이라는 영화에서는 어릴 적부터 알고 자란 옆집 동생 같았던 이재은이 옷을 벗었고, 전자음에 맞춰 고장 난 로봇 같은 테크노 댄스를 춰댔다. 당장 공룡처럼 인류가 멸망해도 하나도 이상할 게 없는 분위기였다. 그러다 2000년 1월 1일, 별일 없이 아침에 일어나 사타구니를 긁으며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셨다. 왠지 모를 배신감이 … [Read more...] about 야후 코리아는 어떻게 망해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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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마음에 불을 질렀던 그 책, 소녀경의 정체를 말한다
전화 모뎀과 ADSL의 시대는 그 어떤 시대보다도 빈부의 격차가 극심하던 시대였다. 여유 좀 있는 친구들이 밤새 전화선을 붙잡고 PC 통신과 정체불명의 외국 사이트를 통해 온갖 어둠의 에픽템들을 수집하는 동안, 가난한 자들은 1.44MB짜리 플로피 디스크를 들고 그 에픽템들을 복사해주기를 간청하며 머리를 조아렸다. 그나마 빈자들의 위안이 될 만한 것이 있었다면, 명예를 추구한 부자들의 시혜 덕분에 나름의 낙수효과가 있었다는 점이었을까. 결핍은 상상력을 잉태한다. 자원 부족에 허덕이던 … [Read more...] about 어린 마음에 불을 질렀던 그 책, 소녀경의 정체를 말한다
2012 ㅍㅍㅅㅅ 트윗 어워즈
2012년은 갔지만, 트위터 사용자들은 엄청난 센스로 올해의 상들을 선정했습니다. ㅍㅍㅅㅅ에서 이들을 정리했습니다. 계폭했거나, ID를 옮긴 사용자들의 글은 ㅍㅍㅅㅅ 계정으로 올린 점 양해 부탁 드립니다. [View the story "2012 ㅍㅍㅅㅅ 트윗 어워즈 " on Storify] … [Read more...] about 2012 ㅍㅍㅅㅅ 트윗 어워즈
생선팔이 노래, 싸이를 위협하다
오늘 지난 1월 6일자 UK Top Singles 40 를 사무실에 틀어놓고 점심 먹으러 나갔다 왔는데, 들어오니 다들 큭큭대며 웃고 있었다. 그래서 왜 그런지 봤더니 음악 때문이었다. 마치 뭄바이의 클럽에라도 들어온 것처럼 흥겨우면서 특색 있는 이 정겨운 비트의 노래 때문에. 이 기묘하게도 매력적인 노래는 무하마드 샤히드 나지르(Muhammad Shahid Nazir)라는 런던에 사는 파키스탄인이 만든 노래다. 어렸을 적부터 볼리우드 영화를 즐겨 보았고 종교적인 음악을 해 온 그는 … [Read more...] about 생선팔이 노래, 싸이를 위협하다
에바 Q를 기다리는 나의 자세(BGM 주의)
이 글은 BGM과 함께 들으면 더욱 좋습니다만 원치 않는 분은 밑의 재생버튼에서 멈춤 버튼을 눌러주시길 바랍니다. BGM 정보: http://heartbrea.kr/animation/2807872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서-파-급. 에반게리온 서는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애니메이션 최초로 폐막작에 선정되며 호평을 얻었고, 이에 따라 일본을 제외한 전세계 최초로 개봉하는 쾌거를 이루게 되었다. 2008년 1월 24일에 개봉된 에반게리온 서는 전국 … [Read more...] about 에바 Q를 기다리는 나의 자세(BGM 주의)
한국은 나쁜 나라라는 인식, 과연 무엇을 낳을 수 있나
주: '외국을 동경하는 사람들, 이상향의 이식이란 가능한가'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정말로 중요한 것 앞선 글 '외국을 동경하는 사람들, 이상향의 이식이란 가능한가'에서도 말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레짐으로 어떻게 가느냐, 우리는 무엇을 지향해야하는가의 문제인 것 같다. 오늘 우리가 얼마나 시궁창같고 얼마나 살기 힘든지, 그것이 누구 탓인지는 그렇게 중요한 문제도 아닐 뿐더러 전체적인 방향을 정하는 과정에서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도리어 해가 된다고 본다. 나름의 … [Read more...] about 한국은 나쁜 나라라는 인식, 과연 무엇을 낳을 수 있나
기집애들아 군대가라? 이스라엘 여군의 허상과 진실
군대 이야기가 나올 때면, 꼭 거론되는 나라가 하나 있다(주로 우리나라, 그것도 인터넷). 바로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 봐라! 그 나라에선 여자도 군대를 간다! 그런데 우리나라 여자는 군대도 안 가면서 군가산점까지 빼앗아 갔다! 남자만 병역의무를 하는 건 억울하다! 권리를 말할 땐 양성평등이고, 의무를 말할 땐 약자보호만을 말하는 건 이율배반적이다! 여자들도 군대를 보내야 한다! 꼭 10년 전에 아감 루드버그(Agam Rudberg : 한때 이스라엘의 이효리라 불리며, 우리나라에도 많이 … [Read more...] about 기집애들아 군대가라? 이스라엘 여군의 허상과 진실
박근혜, 검찰개혁 정말 할 거야?
직업병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박근혜 검찰개혁 공약은 별 내용이 없다. 검찰 내부에서는 대선 전 박근혜를 뽑아야 검찰이 살아남는다며 투표 독려 움직임이 돌았다는 소문도 있다. 박근혜의 검찰개혁 주요 공약을 찬찬히 살펴보자. 검찰총장은 국회청문회를 통과해야 한다! 박근혜는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인물이 국회청문회를 통과해야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전 대선후보는 대통령의 검찰총장 임명권을 없앤다고 공약을 냈었다. 박근혜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추천과 … [Read more...] about 박근혜, 검찰개혁 정말 할 거야?
깨시민 총통의 몰락
벙커 안의 공기는 답답했다. 여기에 간간히 풍겨오는 노뽕의 악취는 평범한 사람들을 기겁하기에 충분했으리라. 한때는 승리한다는 희망이 가득 찼으나 패배가 임박한 지금, 벙커안의 분위기는 너무나 무거웠다. 깨시민 총통은 모니터 앞에 앉아 정신이 나간 채로 마우스만 클릭하고 있었다. 반쯤 풀린 눈동자는 노뽕 중독이 심각한 단계에 왔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 흐리멍텅한 눈동자가 가끔씩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적개심과 분노로 가득 찰 때가 있었다. "총통 각하! 전황 보고가 있습니다." 부관 … [Read more...] about 깨시민 총통의 몰락
대선 재검표 – 평범한 이야기를 거대한 음모론으로 포장하기
리승환 수령이 자꾸 글을 쓰라고 종용을 하는데 “원고 청탁 부탁이 ‘원고 청탁합니다.’인 매체가 세상에 어디있냐”며 계속 짜증을 냈었다. 사실 귀찮아서 버틴 건데(...), 그랬더니 진짜 떡밥을 하나 물어다 줬다. 잠깐 쳐다봤는데, 좀 대단했다. 그래서 대선 결과에 관련한 음모론이라는 좀 암울한 이야기들을 좀 들여다보고, 몇 자 적는다. 득표율이 로지스틱 함수와 유사한 것은 부자연스럽다? 저 글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이렇다. 박근혜의 득표수를 두 개 구간으로 나누어 해석할 … [Read more...] about 대선 재검표 – 평범한 이야기를 거대한 음모론으로 포장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