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골목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젊은 사장 신루미(심은경)는 방송에도 소개될 정도로 전도유망한 청년 사장이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치킨집이 있는 골목이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되고, 루미의 어머니(김영선)가 용역들과 대립하던 중 사망한다. 그와 동시에 영화는 10년 전 가족을 떠난 루미의 아버지 신석헌(류승룡)의 모습으로 넘어간다. 평범한 은행 경비원이었던 석헌은 루미 어머니가 죽던 날 이상한 약수물을 먹고 염력이 생긴다. 처음엔 라이터 하나 정도를 옮기는 수준이었지만, 어느새 이런저런 … [Read more...] about 한국형 가부장제 블록버스터의 극단 ‘염력’
영화
한국영화의 쉼터가 될 ‘리틀 포레스트’
한국 기후는 사계절이라는 말이 무색해지지만 작물을 길러야 하는 농촌에서는 아직 유효한 개념이다. 겨울엔 작물을 심을 봄을 준비하고, 봄엔 겨울까지를 보낼 농사를 시작하며, 여름엔 계속하여 논과 밭을 관리하고, 가을엔 겨울나기를 준비하며 추수하고 겨울나기를 위한 음식들을 준비한다.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리틀 포레스트〉는 답이 보이지 않는 현실 속에서 고시, 알바, 연애, 서울생활 등에 지친 혜원(김태리)이 시골의 고향집으로 돌아와 1년을 보내는 이야기를 담아낸다. … [Read more...] about 한국영화의 쉼터가 될 ‘리틀 포레스트’
1993년 1월: 박애주의자이자 배우, 오드리 헵번 떠나다
1993년 1월, 박애주의자이자 배우였던 오드리 헵번 떠나다 1993년 1월 20일,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이면서 20세기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모두가 사랑한 ‘세기의 연인’ 오드리 헵번(Audrey Hepburn, 1929~1993)이 스위스의 자택에서 대장암으로 사망했다. 향년 64세. 그는 영화를 통해 다양한 여성의 삶과 성격을 창조하면서 미국영화협회(AFI)가 선정한 ‘가장 위대한 여배우’ 세 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그가 주연한 영화 <로마의 … [Read more...] about 1993년 1월: 박애주의자이자 배우, 오드리 헵번 떠나다
영화 “신과함께”를 통해 알아본 ‘귀인’이 되는 방법
※ 이 글은 영화 <신과함께>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내용 누설을 원하지 않으시면 글을 닫아 주세요. 19년 만에 저승에 귀인이 나타났다고 한다. 이 영화(<신과함께>)의 정의에 따르면 귀인이란 '명부에 없는 억울한 죽음을 당해 천수를 누리지 못했거나, 자신보다 항상 남을 돕고 배려하며 정의로운 삶을 살았던 망자'이다. 김자홍(차태현 역)의 경우는 이중 후자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귀인에게는 당연히 몇 가지 혜택이 주어진다. 저승에서는 … [Read more...] about 영화 “신과함께”를 통해 알아본 ‘귀인’이 되는 방법
‘1987’: 영화가 말하지 않는 몇 가지
※ 본 글은 영화 <1987>의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내용 누설을 원하지 않으시면 이 글을 닫아주세요. 제 5 공화국 시절, 한 대학생이 경찰에 고문을 받던 중 사망하자 경찰과 검찰이 이를 은폐한 사건이 언론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다. 국민에게 공포를 심고, 정치 공작을 펼치고, 억울한 사람들에게 간첩 누명을 씌웠던 정부의 '빨갱이 색출 작전'이 끝내 앞날이 창창했던 청년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 정부는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모든 저항을 무력으로 제압하지만, 보잘것없던 … [Read more...] about ‘1987’: 영화가 말하지 않는 몇 가지
‘초행’: 그 길을 어떻게 정할 수 있나요
※ 이 글은 영화 <초행>의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내용누설을 원하지 않으시면 이 글을 닫아 주세요. 대학원을 준비하는 수현(조현철)과 방송국에서 일하는 지영(김새벽)은 7년 차 커플이다. 동거생활을 하던 둘은 이사를 준비하고, 그러던 중 각자의 부모님을 찾아뵐 일이 생긴다. 각자의 부모님들은 그들의 인생에 조언 아닌 조언을 건네려 한다. <초행>은 제목 그대로 ‘처음 가는 것’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는 우스갯소리처럼 ‘모두가 인생 1회차’라고 말하며 각자 … [Read more...] about ‘초행’: 그 길을 어떻게 정할 수 있나요
속 빈 유령처럼 ‘고스트 스토리’
※본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파이어니어>, <피터와 드래곤> 등의 영화를 연출한 데이빗 로워리가 <고스트 스토리>를 내놓았다. <피터와 드래곤>을 마무리 지은 뒤 바로 촬영에 들어간 <고스트 스토리>는 10만 달러라는 초저예산으로 제작되었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뮤지션 C(케이시 애플렉)와 그의 연인 M(루니 마라)는 단란하게 동거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던 중 C가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영안실에 누워있던 C는 … [Read more...] about 속 빈 유령처럼 ‘고스트 스토리’
‘신과 함께’ 해원맥이 환생으로 꿈꾸는 코스피 10위권 재벌 2세의 규모는?
영화 〈신과 함께〉는 엄청난 흥행 페이스를 자랑했다. 이달 1일 기준 누적 관객 수는 무려 945만 6,360명에 달했다. 영화 흥행에 대해 논하려는 건 아니고, 작품에 나왔던 대사 중 하나가 내 레이더에 감지됐다. 바로 해원맥(주지훈 分)의 그 대사. “나는 환생하면 코스피 10위권 재벌 2세로 태어날 거야. 그게 아니면 한국에서는 저승보다 지옥이지.” 그래서 코스피 10위권에 어느 기업이 있는지 봤다. 1월 2일 기준 상위 10위는 아래와 같다. 재벌 2세라는 단어의 뉘앙스로 봤을 … [Read more...] about ‘신과 함께’ 해원맥이 환생으로 꿈꾸는 코스피 10위권 재벌 2세의 규모는?
쓸쓸함과 사랑스러움의 공존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 이 글은 영화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의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내용 누설을 원하지 않으면 이 글을 닫아 주세요. 금산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는 모금산(기주봉)은 보건소에서 위암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매일 출근하고, 수영장에 들르고, 치킨집에서 맥주를 마시고, 집에서 자는 일상을 반복하던 그는 젊은 시절 꿈꿔왔던 영화배우의 꿈을 다시금 떠올린다. 모금산은 서울에서 영화학과에 다니던 아들 스데반(오정환)과 그의 애인 예원(고원희)을 불러 자신이 직접 각본을 쓰고 … [Read more...] about 쓸쓸함과 사랑스러움의 공존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1987년 스물둘 박종철, 남영동에서 지다
1987년 1월 박종철, 남영동에서 고문으로 지다 1987년 1월 14일 오전 11시 20분께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에서 서울대 인문대 언어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던 박종철(22)이 심문을 받던 중 고문으로 숨졌다. 1월 13일 자정께 하숙집에서 수사관 6명에게 연행된 채 12시간이 되지 않은 때였다. 경찰은 ‘대학문화연구회’ 선배이자 ‘민추위’ 지도위원으로 수배 중이었던 선배 박종운(26, 사회학과 4년 제적)을 붙잡기 위해 박종철을 연행하였으나 박종철은 박종운의 소재에 … [Read more...] about 1987년 스물둘 박종철, 남영동에서 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