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관통했습니다. 태풍 솔릭은 제주를 거치면서 세력이 약화돼 예상보다 적은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태풍 솔릭의 피해가 적자, 언론은 앞다퉈 호들갑을 떨었다는 네티즌의 일부 의견을 뉴스로 보도했습니다. 《세계일보》는 8월 24일 「역대급 태풍이라더니…빗나간 예보에 ‘허탈’ 의견도」라는 기사에서 “정부와 언론 등이 연일 경고와 함께 대책을 쏟아내면서 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 많다.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세계일보》는 정작 언론이 어떻게 혼란을 키웠는지는 … [Read more...] about 태풍만 오면 기자들이 이곳에 모이는 이유는?
사회
남자들은 가해자고, 분노할 자격이 없다
본인의 사생활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사과드린다. 2000년대 초 불법 촬영 피해자였던 연예인이 기자회견을 열고 한 말이었다. 심지어 이를 전한 연합뉴스 기자는 “최근 ‘섹스 비디오’로 물의를 일으킨 ○○○은”이라고 리드를 썼다. 여성 피해자가 '물의'를 일으키는 사람이라는 인식 아래서 '몰카 문화'는 성장했다. 지금도 당시에 남자 어른들이 모여서 "누구 비디오 봤냐"며 껄껄거리던 장면이 눈에 선하다. 죄의식이 없던 어른들 밑에서 자식 세대가 제대로 자랄 리가 없었다. 각 집에 … [Read more...] about 남자들은 가해자고, 분노할 자격이 없다
삼양동의 오르막길은 오늘도 여전히 좁고 가파르다
시장님, 어그로의 상태가…? 서민체험. 그 공허한 단어의 역사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선거철만 되면 시장을 방문하여 상인들과 악수를 나누는 정치인들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개중에는 “버스비 70원쯤 하나?” 발언으로 물의를 빚으며 처참히 실패한 사례도 있었지만 찰진 국밥 먹방을 찍으며 대박을 내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이벤트의 성패를 떠나 그 서민체험들이 실질적으로 ‘체험’에 그칠 뿐이었다. 그러던 7월 말, 40도에 육박하는 111년 만의 폭염은 한반도 전역의 생명체에게서 곡소리를 … [Read more...] about 삼양동의 오르막길은 오늘도 여전히 좁고 가파르다
소방관들은 우리보다 조금 더 용기가 있을 뿐이다
2017년 3월, 용산의 다가구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한다 뜨거운 불이 치솟고 매캐한 연기가 가득하다. 다행히 아이들은 무사히 구조되었지만 집 안에서는 미처 부모가 탈출하지 못하고 화마에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그러나 소방관들은 800도가 넘는 불길을 이겨내고 마침내, 마침내 부모를 구조한다. 이들을 구조하는 데 필요했던 건 무엇이었을까. 소방관들의 용기와 직업정신? 맞다. 그 없이 어떻게 그 뜨거운 불길 속으로 뛰어들 수 있었겠나. 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건 바로 방화복이었다. 방화복이 … [Read more...] about 소방관들은 우리보다 조금 더 용기가 있을 뿐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한국 대기업 지배구조 문제, 그리고 행동주의 펀드
‘투기자본이 한국 기업 활동에 문제가 된다’는 기사 하나를 포스팅했다. 마침 내가 귀국한 후 주로 하는 공부가 화폐 이론과 함께 한국 주식시장에 있어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기업 지배구조 문제이기에 간략하게 이를 다루어보고자 한다. 한국 기업지배구조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한국 경제의 고도성장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도성장기 한국 기업들, 소위 재벌은 자본이 부족한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신사업에 투자할 필요성이 있었다. 이건 한국 경제성장이 1960년대 경공업 위주 … [Read more...] about 코리아 디스카운트, 한국 대기업 지배구조 문제, 그리고 행동주의 펀드
삼성은 왜 ‘약값’ 이야기를 꺼냈을까?
최근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간담회에서 ‘약값 자율화’ 얘기가 나와 화제가 되었습니다. 삼성 측에서는 바이오시밀러가 제2의 반도체가 될 수 있도록 규제 개혁을 도와달라는 요청을 했고, 정부에서는 이를 검토해보겠다는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기사를 접한 분들이 약간의 의아함을 느끼셨을 수도 있습니다. 제조사가 물건값을 바꾸는데 정부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니 좀 이상한 소리 같이 느껴지는 것이죠. 엄밀하게 말하면 여기서의 ‘약값’은 실제로 약의 가격이라기보단 … [Read more...] about 삼성은 왜 ‘약값’ 이야기를 꺼냈을까?
당신의 지불능력이 그렇게 높지 않았다면 그 빚을 질 수 있었을까
정규직이 가진 최대의 장점은 연봉도 아니고 직업 안정성도 아닌 금융 접근성에 있다고 본다. 은행의 입장에서 대출 대상은 지급능력으로 분류된다. 대기업 정규직은 지급능력이 좋기에 많은 신용이 저금리로 손쉽게 제공된다. 요구 서류도 복잡하지 않아서 진행 또한 굉장히 수월하고 빠르게 이루어진다. 비정규직은 이 부분에서 적용 한도가 매우 낮다. 자영업의 경우 또한 마찬가지다. 안정적으로 매출을 내는 경우가 아닌 이상에야 제공되는 신용 한도도 극히 적다. 이 부분을 주요 기업 정규직에만 … [Read more...] about 당신의 지불능력이 그렇게 높지 않았다면 그 빚을 질 수 있었을까
사람을 소비품으로 다룬 정부 : 「서산개척단」
1960년대 초, 5.16쿠데타의 성공으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정권은 전국 140곳에 달하는 지역에서 간척 사업을 시작한다. 간척사업은 한국전쟁 직후이기에 제대로 된 중장비도, 기술도 없이 오로지 인력으로만 진행되었다. 박정희 정권은 이를 위해 길거리의 부랑아들을 교화시키고 자활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납치해 곳곳에 투입하여 맨손으로 땅을 개척하게 했다. <블랙 딜> 등 한국의 다양한 사회문제에 접근하는 작품으로 알려진 이조훈 감독의 신작 <서산개척단>은 박정희 정권이 … [Read more...] about 사람을 소비품으로 다룬 정부 : 「서산개척단」
남을 돕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다
'힐링 심리학'이 여전히 잘 팔린다. 직장인들은 스트레스와 불안, 우울 등을 호소하고 학생들은 고된 학업으로 괴로워한다. 직장인은 워라밸, 학생들은 '스라밸(스터디 앤 라이프 밸런스)'을 외치지만 오래도록 관행처럼 굳어 온 제도와 그를 뒷받침하는 문화적 관습이 그런 희망을 쉽사리 허락하지 않는다. 결국 외부 세계를 뒤집어엎을 수 없으니 남는 선택지는 한 가지다. 마음속에 벌어진 상처를 잘 봉합하고 새 살이 돋게 만드는 일이다. 현대인 거의 누구나 마음의 고통을 호소하지만 저마다 표현하는 바는 … [Read more...] about 남을 돕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다
『모두가 인기를 원한다』 : 우리는 왜 인기를 원하는 걸까
관심에 집착하는 사람들의 욕망을 다룬 심리학 도서 오늘날만큼 사람들이 인기에 대해 집착하는 시대는 과거에 없었다. 과거에는 ‘인기’라는 척도가 연예인과 관련된 수식어로 사용되었지만,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다양한 SNS가 발달하면서 ‘인기’라는 건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뗄 수 없는 수식어가 되었다. 사람들은 왜 SNS에서 ‘좋아요’를 얻는 일에 그렇게 집착하게 되는 걸까?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책 『모두가 인기를 원한다』의 저자는 10대 아이들과 대화를 통해 그 이유를 이렇게 … [Read more...] about 『모두가 인기를 원한다』 : 우리는 왜 인기를 원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