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한국일보 기사 「노인들 “청년 취업·주거난? 우린 더 힘들었는데…”」에 나오는 도표인데, 매우 흥미로운 자료다. 우선 ‘복지 증세 동의 여부’에 대해 연령별로 물어보면 20대→30대→40대→ 50대 이상 순서로 소극적이다. 반대로 젊을수록 적극적이다.
‘복지확대-부동산 활성화-가계부채 연착륙 정책’에 대해 연령별로 물어보면 젊은 세대일수록 ①복지확대에 우호적이고 ②부동산 활성화에 비판적이고 ③가계부채 연착륙에 우호적이다. 반대로 나이가 많을수록 반대되는 입장을 보인다.
이런 현상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복지 증세의 경우
기대(期待, Expectation)와 체험(體驗)이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어르신 세대에게 복지하면 먼저 연상되는 것은 ‘가난-영세민’이다. 그 시대에는 가난한 사람만 대상으로 하는 ‘잔여적 복지’였기 때문이다. 반면 젊은 세대에게 복지 하면 먼저 연상되는 것은 ‘유럽-복지국가’다.
즉 기대와 체험의 상호작용을 종합해볼 때 어르신 세대의 경우 ‘복지=안 좋은 것’이었고, 젊은 세대의 경우 ‘복지=좋은 것’이다. 각자 안 좋은 것을 싫어하고, 좋은 것을 좋아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이다. 각 세대는 모두 경험에 근거한 합당한 판단을 한 것이다.
복지확대-부동산 활성화-가계부채 연착륙 정책에 대한 세대별 정책 선호의 경우
먼저 ①복지확대는 앞에서 말한 내용과 중복된다. ②부동산 활성화와 ③가계부채 연착륙의 경우, 체험(體驗)과 자산보유 현황이 상호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어르신 세대일수록 ‘고도성장+급속한 도시화+부동산 상승’을 체험했다. 그리고 젊은 층에 비해 ‘소득 대비 자산의 비중’이 많다. 이 말은 거꾸로 ‘자산 대비 소득의 비중’이 적기 때문이기도 하다.
요컨대 어르신 세대일수록 노동소득에서 배제적이기에 자산(소득)에 얽매이는 경향이 강해지는 것으로 보인다. 뒤집으면 어르신 세대의 ‘노동소득’ 접근권이 강해질 경우 ‘자산소득’에 대한 애착은 둔감해질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한다.
물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고려할 때 어르신 세대 역시 단일한 주체가 아니다. 어르신 세대 역시 최소한 셋으로 분절화돼 있다고 봐야 한다.
세대별 이해관계를 조절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러나 ‘체험의 경로’를 약간 변경할 경우 세대 간 갈등을 완화하고 세대 간 통합력을 높이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한국 사회는 지금 그 초입기이자 동시에 분기점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문: 최병천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