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만에 마시는 집에서 끓인 보리차일까? 지방에 사는 큰언니 집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내 눈에 들어온 건 투명한 유리병에 가득 담긴 보리차였다. 먼 길을 온 탓에 갈증이 났던 난 언니가 건넨 보리차 한 컵을 단숨에 들이켰다. 먼저 구수한 향이 코에 닿았고, 끝으로 갈수록 살짝 달달한 맛이 혀 끝에 스쳤다. 탄수화물과 수분의 콜라보 덕분일까? 갈증은 지우개로 지운 듯 사라졌고, 배도 든든해졌다. 가게를 운영하는 언니는 하루의 대부분을 가게에서 지낸다. 그래서 가게에 정수기를 놓고, 잠만 … [Read more...] about 보리차를 끓이는 마음: 우리의 삶에는 분명 보리차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음식
달걀노른자로 바나나맛 우유를? 홈메이드 음료 5
코로나19가 만든 재능낭비러, 그것은 마시즘이 아닐까?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집에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며 많은 이를 이해하게 되었다. 왜 단군신화에서 호랑이가 뛰쳐나갔는지, 올드보이의 최민식이 갇혀서 일기를 썼는지 말이다. 하지만 미래지향적인 마시즘은 이 시간을 더욱 귀중하게 쓰도록 했다.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재난 방지책을 연구하는 거야. 그렇다. 그것은 바로 ‘음료 만들기’다. 그것도 집 안에 있는 재료들로 그 맛을 구현하는 그야말로 극한의 상황에 음료를 향한 욕구를 채워주는 … [Read more...] about 달걀노른자로 바나나맛 우유를? 홈메이드 음료 5
인생 파스타를 만나다! 신흥 파스타 맛집 5곳
‘파스타’는 밀가루에 물을 넣고 만든 반죽을 소금물에 넣고 삶아 만든 이탈리아 요리를 일컫는 음식이다. 기원전 1세기경부터 라자냐를 먹은 기록이 있을 정도로 이탈리아인들의 오랜 주식으로 여겨져 왔던 파스타는 19세기 말 이탈리아 이민자들을 통해 다양한 나라 곳곳에 알려지기 시작해, 오늘날에는 전 세계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파스타는 우리에게 익숙한 길쭉하고 얇은 스파게티와 칼국수처럼 넓적한 탈리아텔레, 끝을 사선으로 자른 튜브 모양의 펜네, 고기와 채소로 만든 소로 속을 채운 … [Read more...] about 인생 파스타를 만나다! 신흥 파스타 맛집 5곳
웰치스, 무알코올 와인으로 망했다가 포도주스로 성공하다
“웰치스, 그것은 내가 어렸을 때 가장 무서워한 음료다” 그것은… 동네 형들이 ‘웰치스를 두 캔 마시면 잠에 들었다가 원양어선을 탄다’는 세상의 비밀을 알려줬기 때문이다. 어린 마음에 괜스레 배를 탄다는 게 당황스러웠다(물론 낚시도 수영도 못하는 초딩과 함께할 원양어선 선원의 입장이 더 황당할 듯하지만). 때문에 웰치스는 맛있으나 마실 수 없는 백설공주의 독사과 같은 음료였다. 웰치스가 사실은 ‘목사님이 자기의 이름을 걸고 만든 음료라는 것’을 알았다면 조금 더 많이 마셨을까? 이 음료는 … [Read more...] about 웰치스, 무알코올 와인으로 망했다가 포도주스로 성공하다
슬기로운 면역 생활: ‘잘’ 먹고 계십니까
우리 오늘은 뭐 해 먹을까? 금요일 퇴근길, 평소라면 어느 식당에 갈지 정하느라 바빴을 텐데 이번 주도 집밥이다. 코로나 19의 여파로 지난 3월부터 우리의 일상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벌어지면서부터다. 안타깝게도 확진자와 사망자가 점차 늘어나면서 회사에서는 재택근무를 독려했고, 양육을 위해 돌봄 휴가를 지원하기도 했다. 새 학기를 손꼽아 기다렸을 학생들에겐 안타깝게도 온라인 개학이라는 초유의 상황이 일어났다. 사람들이 밖에 나다니질 않으니 자영업자는 그 … [Read more...] about 슬기로운 면역 생활: ‘잘’ 먹고 계십니까
구본무 회장님의 우승 선물
※ 문화 매거진 《언유주얼 An usual 7호 – 그럴 나이》에 기고한 글입니다. 언유주얼에서는 마시즘의 인생음료 에세이는 물론 다양한 덕후, 작가들의 글을 만날 수 있어요! 부와 명성. 그리고 두 번의 우승까지. 한때 야구의 모든 것을 얻었던 남자. LG 트윈스 전 구단주 故구본무 회장은 세 번째 우승 선물을 준비하며 말했다. “나의 보물? 원한다면 주도록 하지. 우승만 해 봐. 이 세상 전부를 거기에 두었으니까.” … 표절하고 있네. 무슨 『원피스』냐? 친구는 짜증을 내며 … [Read more...] about 구본무 회장님의 우승 선물
설탕을 끊자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 The Guardian에 Olivia Judson이 기고한 「My life without sugar」을 번역한 글입니다. 3년 전, 나는 설탕을 끊었습니다. 처음에는 한 달 정도만 설탕을 먹지 않을 생각이었죠. 나는 카페인이나 알콜, 또는 인터넷 뉴스와 같은 것들을 한 달씩 참아보는 그런 시도를 자주 했습니다. 초콜릿 외에는 단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 생활이 크게 바뀌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설탕을 끊자 모든 것이 … [Read more...] about 설탕을 끊자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상품을 예술로 만들어버린 보드카, 앱솔루트
“우리는 언제나 앱솔루트와 함께한다. 그게 분유이거나, 보드카이거나” 인싸와는 거리가 멀어 ‘달고나 커피’도 안 만드는 마시즘에게 ‘앱솔루트(ABSOLUT)’는 꺼내기 무서운 힙한 음료였다. 강한 도수도 그렇지만 이 멋진 디자인을 만지기엔 나는 너무 아싸였으니까. 생겨도 너무 멋지게 생겼단 말이지. 병의 디자인만 봐도 맛이 느껴지는 녀석들이 있다. 코카-콜라의 컨투어 보틀(Contour bottle)이나 바나나맛 우유의 단지 디자인. 그리고 앱솔루트의 병이 대표적이다. 단순히 … [Read more...] about 상품을 예술로 만들어버린 보드카, 앱솔루트
코로나19 vs. 코로나 맥주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봄의 풍경이 지나간다 코로나19가 사람들의 생활을 바꾼다. 내가 미세먼지가 아니라 바이러스 때문에 마스크를 끼고 다닐 거라고 2019년의 나에게 말한다면 SF소설이라고 놀림을 당했겠지? 하지만 그것이 일어나고 말았고 충격은 일상이 되어간다. 코로나19의 영향력은 사람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 빨간불을 일으켰다. 이동 동선이라고는 집과 사무실, 편의점밖에 없는 마시즘의 눈에도 보일 정도다. 오늘은 코로나19로 인해 변한 음료업계의 이야기를 전한다. 씁쓸한 이야기니까 웃음을 … [Read more...] about 코로나19 vs. 코로나 맥주
모순된 풍요의 시대, 우리의 식탁을 결정하는 건 사실 우리가 아니다
냉장고가 비어 있어도 풍요로운 시대 코로나19 유행이 참 지난하게도 계속된다. 사실 과거 같으면 감염병 그 자체는 물론이고 의식주 등 우리의 삶 자체가 뒤흔들렸을 것인데… 실제로, 세계적으로는 사재기 열풍이 벌어지고 필수재가 바닥나는 상황이기도 하고. 하지만 한국은 꽤 안정적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하는 중이다. 그 일등 공신 중 하나가 배달앱이다. 덕분에 이 국난 와중에도, 참 풍족하게 먹었다. 냉장고가 가득 차고 마트에 음식들이 넘쳐나는 시대를 넘어, 이제는 심지어 냉장고가 비어 있어도 … [Read more...] about 모순된 풍요의 시대, 우리의 식탁을 결정하는 건 사실 우리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