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같을 정도로 당연한 일 페이스북에서 다수의 ‘좋아요’를 받으면서 돌아다니는 글을 대체로 좋아하지 않는다. 대부분이 편견이나 차별, 멍청함, 싸구려 감동으로 가득한 조악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전 타임라인에 뜬 글 하나에 생각할 것도 없이 ‘좋아요’를 눌렀다. 그게 바로 ‘최저임금 안 지키는 사장에게 일침을 가했다’는 글이었다. 위 상황을 보자. 학생은 사장에게 임금에 대해 문자로 문의했고, 사장은 최저임금에 한참 미달하는 금액을 말했다. 학생은 ‘최저임금이 안 된다. … [Read more...] about 고통을 강제하는 ‘성숙한’ 이들의 ‘힐링’ 사회
삼성, 한국형 파워블로거지 마케팅을 세계화하다
※ 이 글은 테크크런치의 The exciting world of samsungs viral payola를 번역한 글입니다. 관심 하나 못 받고 잊혀져가는 여타 동영상들과는 달리, 어떤 동영상들은 유명해지는 이유를 알고 싶다면 (혹은, 동영상의 조회수를 어떻게 벌 수 있을지 알고 싶다면) 삼성이 자신들의 SD 메모리카드 광고를 소셜 네트워크에 퍼뜨리기 위해 고용한 개개인들을 보면 된다. 별로 재미있는 건 아니었기에, 그 광고를 링크해놓지는 않겠다. 이야기는 지난주, PR 대행사가 … [Read more...] about 삼성, 한국형 파워블로거지 마케팅을 세계화하다
신뢰를 위한 장치: 왜 정부를 신뢰할 수 없는가
정부를 왜 못 믿냐고? 어떻게 정부를 믿을 수 있는가? 내가 지금부터 하려는 얘기는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다. 정치학개론 교과서 한 권만 가지고도 충분히 논할 수 있는 내용이다. 아예 처음부터 한 문장으로 요약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신뢰는, 기본적으로, 검증, 감시, 견제 장치를 마련하고 이것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 획득할 수 있다. 코레일의 자회사 설립과 관련하여 온갖 주장들이 오갔다. 노조를 지지하는 측, 노조를 반대하는 측의 논리를 이것저것 정말로 많이도 접했다. 그런데 잘 … [Read more...] about 신뢰를 위한 장치: 왜 정부를 신뢰할 수 없는가
링크로 보는 수서발KTX 민영화 논란 정리
그래서 민영화야, 아니야? 1. 철도공사는 12월 10일 이사회를 열고 수서발 KTX 분할 법인 설립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철도노조는 이것이 민영화의 초석이라 보고 총파업에 들어갔다. (시사in, “‘4대강 사업’과 똑 닮은 ‘철도 민영화’”, 2013.10.21.) 2. 수서발 KTX를 가져갈 코레일 자회사는 ‘코레일이 지배권을 갖는 계열사 형태의 출자회사로 출범’하며, 코레일이 41%, 공공자금이 59%의 지분을 가져가게 된다. (프레시안, “코레일, 국토부 ‘꼭두각시’? 수서발KTX … [Read more...] about 링크로 보는 수서발KTX 민영화 논란 정리
국회의원의 자격: 한국과 일본의 이야기
일본의 참의원 무소속 초선의원인 야마모토 타로가 구설수에 오르기 시작한 건 지난 10월 31일. 천황과 국회의원, 각료 등이 함께하는 가을 연회에서 취한 행동이 불씨가 되었다. 그는 연회자리에서, 천황에게 다가가 ‘아이들의 미래가 위험합니다. 건강 피해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의 원전사고 수습 작업원은 정말 끔찍한 노동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 편지에 그 실상이 쓰여 있습니다. 읽어주셨으면 합니다.’라고 말하며 전날 자신이 직접 쓴 편지를 건넸다. 천황은 별다른 대답 없이 편지를 … [Read more...] about 국회의원의 자격: 한국과 일본의 이야기
덕질은 비애국적? 애국이야말로 ‘취향’일뿐이다
0. 덕후와 취존, 그리고 애국과 오덕질 ‘취존’이라는 말이 있다. 취향존중, 즉 남이 어떤 취향을 갖고 있든, 어떤 캐릭터를 흠모하든, 어떤 조합(?)에 열광하든 그건 그들 나름의 선택이라는 것이고, 여기에 대해 존중하라는 것이 동인계를 비롯한 일본 문화상품 핵심 향유층, 즉 ‘덕후’들의 세계에선 불문율이 되어 있다. 이 ‘존중’을 하지 못하는 자들은 ‘취좆’, 즉 취향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마구 얻어맞는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국가 사랑’에 관해선 개인의 취향, 선택의 자유가 … [Read more...] about 덕질은 비애국적? 애국이야말로 ‘취향’일뿐이다
성재기의 죽음을 ‘숭고한 희생’으로 포장하지 말자
남성연대 대표 성재기씨의 사망이 확인되었다. 이와 함께 성재기씨의 과거 행적, 그리고 남성연대의 지향이 미화되고 있으며, 동시에 ‘여성가족부 비판’으로 포장된, 출처조차 알 수 없는 근거를 기반으로 하는 여성혐오가 급격한 속도로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며칠간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지에서 써내려갔던 생각들을 다시금 정리해보고자 한다. 자살이 아니라 퍼포먼스 실패에 따른 사고사 한 사람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것과, 그 사람의 (어떤 행위의 결과로서의) 죽음이 … [Read more...] about 성재기의 죽음을 ‘숭고한 희생’으로 포장하지 말자
뒤떨어진 한국의 동성애 인식과 어이 없는 보수 교회의 레토릭
"종북 게이" 논란에 파묻힌 차별금지법 결국... 이라는 기사에서 볼 수 있듯 기독교인들은 그렇게 – 아마도 일시적일 – 승리를 쟁취했다. ‘국가 질서를 파괴하고 사회를 무너뜨리는’ 동성애자들과, ‘종북’ 세력들과, 그리고 이를 방조하고 사회 혼란을 야기하려드는 차별금지법 발의자, 찬성자들에 대한 무자비한 욕설과 비난이 쏟아졌다. ‘몰락하는 교회’ ‘무너지는 사회’ ‘대한민국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 세상을 물들이는 죄악’을 허용할 수 없어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에 ‘반대’한다는 그들의, … [Read more...] about 뒤떨어진 한국의 동성애 인식과 어이 없는 보수 교회의 레토릭
야간 알바 이야기: 심야근무를 고발한다
1 고등학교 때였다. 수험생이었던 나는 독서실의 폐관 시간인 밤 2시까지 공부를 하다 집에 오는 것이 일과였다. 그 시간, 모두가 잠들고 적막이 감도는 그 시간에 피로와 함께 쏟아져 들어오는 허기를 달랠 수 있을만한 곳은 편의점과 맥도날드뿐이었다. 평일 밤, 새벽 2시에 편의점에 들어가면 카운터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작은 키, 웃음기 없는 얼굴, 짙은 다크서클, 동태같은 초점 없는 눈동자, 부스스한 머리, 힘 없는 목소리. 그야말로 ‘피곤하다, 피곤해서 당장에라도 쓰러져 죽을 것 같다’는 … [Read more...] about 야간 알바 이야기: 심야근무를 고발한다
일본의 반한 시위 맞은편에서 울려퍼진 평화 시위: “반한에 반대한다”
1. “나라를 좀먹는 조선놈들은 물러가라!” “벌레같은 놈들” “불만 있어? 어쩔 건데?” “일본에서 떠나라!” “한국인들을 때려서 쫓아라!” “타케시마는 일본의 영토다”... 증오와 분노에 가득한 말들이, 욱일승천기와 욕설이 적힌 플래카드, 욕설을 적어놓은 한국 국기를 든 무리들로부터 쏟아져 나왔다. 한국어로 적힌 간판과 한국 음식을 파는 상점이 가득한 일본의 신오오쿠보 거리를, 그들은 한국을 소리높여 욕하며 행진했다. 한국인으로 보이는 행인, 혹은 한국 가게를 이용하고 있던 행인들에게 … [Read more...] about 일본의 반한 시위 맞은편에서 울려퍼진 평화 시위: “반한에 반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