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8일 「‘고용 없는 성장’은 팩트가 아니다」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경제-정책에 관심 있다면, 그래서 언론 기사를 유의 깊게 봤던 사람이라면 ‘고용 없는 성장론’이 하나의 정설로 회자되고 있다는 것을 안다. 이는 진보/보수 경제학자들이 일치하며 진보/보수 언론 사이에 이견이 있지 않다. 경제학자들이 어떤 주장을 하려면 논거-팩트가 있어야 한다. ‘고용 없는 성장’의 경우도 주장하려면 논거-팩트가 있어야 한다. 가장 많이 인용되던 논거-팩트가 '취업유발계수'와 … [Read more...] about 다시, ‘고용 없는 성장’은 팩트가 아니다
아시아의 경제적 부상, ‘저성장’은 필연이 아니다
2017년에 본 책 중에 재미있는 책이 많았지만, 그중에서 가장 많은 인사이트를 준 책은 세계은행연구소 수석 경제학자인 브랑코 밀라노비치가 쓴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Global Inequality: A New Approach for the Age of Globalization)였다. 그 책은 글로벌 불평등에 관한 책이기도 했지만, 글로벌 경제성장에 관한 책이기도 했다. 경제성장과 불평등 발생의 상호관계와 세계화는 언제 발생하는지, 향후 세계 경제의 성장률 전망은 어떻게 되는지 등에 … [Read more...] about 아시아의 경제적 부상, ‘저성장’은 필연이 아니다
초등학교, 유치원 영어 금지?: ‘욕망을 존중하는’ 교육정책이어야 한다
‘초등학교 1.2학년 영어 방과 후 금지’와 ‘어린이집-유치원 영어수업 금지’에 관한 기사이다. 한겨레신문 박다해 기자가 전후 맥락을 종합적으로 정리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글을 쓴 “7살 딸을 둔 학부모 겸 유치원 영어 교사”의 표현대로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김상곤 교육부 장관이 교육개혁을 하려는 의지는 충분해 보인다. 다만, 실제로 진행되는 교육개혁은 진공상태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이 뒤엉켜 있을 뿐만 아니라, 욕망과 욕망이 … [Read more...] about 초등학교, 유치원 영어 금지?: ‘욕망을 존중하는’ 교육정책이어야 한다
눈을 가리는 ‘블라인드’ 아닌 눈을 뜨게 하는 ‘사이티드’ 채용을
다음 중 ‘실력’과 연결된 것을 모두 표기해보자. 학점은 실력을 반영하는가? 출신 대학은 실력을 반영하는가? 증명사진은 실력을 반영하는가? 외모는 실력을 반영하는가? 말주변은 실력을 반영하는가? 다음 중 ‘차별’과 연결된 것을 모두 표기해보자. 가족사항 키 몸무게 사진 속 외모 실제 외모 출신지 거주지(강남, 강북, 수도권/비수도권이 노출되는) 자기소개서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실력’과 연결되는 것은 … [Read more...] about 눈을 가리는 ‘블라인드’ 아닌 눈을 뜨게 하는 ‘사이티드’ 채용을
언론사 시험용 글쓰기에 관해: 창의적 글쓰기의 본질
최근에 언론사 기자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기자 지망생 청년들을 만날 일이 많았다. 그들은 스터디 모임을 하며 언론사 시험 준비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언론사 시험을 준비해본 적이 없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평생 동안 가장 지속적으로 했던 일은 ‘글쓰기’였다. 중고등학교 시절 문예반 활동, PC통신과 인터넷에서 논객(?) 활동, 논술 학원 강사, 의원실에서 약 200번에 걸친 정책 보도자료와 축사 쓰기, 그리고 페이스북 등에 칼럼처럼 쓴 글도 상당량이다. 나는 ‘글쓰기’ 자체를 … [Read more...] about 언론사 시험용 글쓰기에 관해: 창의적 글쓰기의 본질
노무현 정부의 실패와 문재인 정부의 성공: 핵심은 ‘아젠다 세팅’이다
조선일보, ‘文대통령, 찬성 여론 60% 넘는 정책 추진 '友軍 늘리기'’ 역시 조선일보다운 훌륭한 분석이다. 5.9 대선 승리 이후 5월 10일 오전 8시 처음으로 당선증이 나왔다. 이후 약 11일 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했던 일들을 복기해보면, 임종석-조국 등 청와대 참모 인선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선언 국정교과서 폐지 미세먼지 축소를 위해 노후 화력발전소 일시적 가동중단(=셧다운) 세월호 기간제 선생님 순직 인정 돈 봉투 감찰 지시 김상조 … [Read more...] about 노무현 정부의 실패와 문재인 정부의 성공: 핵심은 ‘아젠다 세팅’이다
패배를 정직하게 성찰하는 사람에게는 미래가 있다
19대 국회에서 내가 통과시킨 법 중에는 매우 중요하고 비중 있는 법안이 꽤 있었다. 상가권리금보호법, 편의점 등 프랜차이즈 불공정해소법, 21년 만에 통과된 차명거래금지법(=금융실명제법)이 모두 그렇다. 이 법안들의 공통점은 박근혜 대통령의 '선의를 존중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이다. 예컨대 차명거래금지법의 경우 2012년 대선 TV토론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가 '지하경제 활성화'라는 말실수를 했다. 그래서 야당-진보성향 유권자 다수가 이를 조롱했다. 반면 나는 논란이 커졌기 때문에 이를 … [Read more...] about 패배를 정직하게 성찰하는 사람에게는 미래가 있다
한국 선거사의 한 획을 긋게 될 2017 대선의 5대 관전포인트
지난 3월 26일 페이스북에 「문재인 캠프는 ‘부자 몸조심’을 넘어 ‘진취적인’ 정책 비전을 주도해야」 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그 글의 요지인즉 탄핵+박근혜 구속+선거운동 개시를 분기점으로 그 이전에는 ‘회고적 태도=심판정서’가 강하게 작동했지만 그 이후에는 ‘전망적 태도=미래에 대한 열망’이 강하게 작동할 것이기 때문에, 문재인 캠프는 ‘부자 몸조심’과 ‘어대문스럽게’ 대응하면 안 되고 국면이 바뀔 것을 대비해 진취적인 정책 비전을 주도해야 한다는 조언이었다.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 … [Read more...] about 한국 선거사의 한 획을 긋게 될 2017 대선의 5대 관전포인트
‘혁명의 시대’를 보내고, 자유 민주주의 만세!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는 박근혜의 탄핵을 인용하며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했다. 게다가 헌법재판관 8명 전원 만장일치였다. 박근혜가 지명했던 헌법재판관도 파면에 찬성했다. 순간 감회가 새로웠다. 지난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가 떠올랐고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서 수많은 사람이 죽음을 각오하고 수배와 구속, 심지어 고문도 감수하면서 투쟁했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2016년 11월, 초등학교 4학년인 사랑하는 딸아이와 같이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하면서도 참 많은 생각들이 났다. “아, 내가 … [Read more...] about ‘혁명의 시대’를 보내고, 자유 민주주의 만세!
대안은 있다 : 노동자는 자영업을, 자영업자는 빈곤노인이 되는 순환구조
새로운 기술이 새 시대를 열고 있다 은행은 대표적인 ‘독과점 영역’이다. 실제로 장하성 교수가 한국의 불평등 실태에 관한 자료를 부지런히 수집하여 정리, 소개하고 있는 『왜 분노해야 하는가(헤이북스, 2015)』라는 책을 보면, 은행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일반 대기업에 비해서도 연봉이 훨씬 더 세다. 독과점을 무너뜨리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경쟁촉진’이다. 그런데 은행업은 고객 돈으로 하기 때문에 ‘건전성 문제’가 중시될 수밖에 없기에 관료들도 은행의 진입장벽을 높게 잡고, … [Read more...] about 대안은 있다 : 노동자는 자영업을, 자영업자는 빈곤노인이 되는 순환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