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이 가진 최대의 장점은 연봉도 아니고 직업 안정성도 아닌 금융 접근성에 있다고 본다. 은행의 입장에서 대출 대상은 지급능력으로 분류된다. 대기업 정규직은 지급능력이 좋기에 많은 신용이 저금리로 손쉽게 제공된다. 요구 서류도 복잡하지 않아서 진행 또한 굉장히 수월하고 빠르게 이루어진다. 비정규직은 이 부분에서 적용 한도가 매우 낮다. 자영업의 경우 또한 마찬가지다. 안정적으로 매출을 내는 경우가 아닌 이상에야 제공되는 신용 한도도 극히 적다. 이 부분을 주요 기업 정규직에만 … [Read more...] about 당신의 지불능력이 그렇게 높지 않았다면 그 빚을 질 수 있었을까
‘감당 가능한’ 고난을 겪은 사람만이 고난을 예찬한다
나는 고난의 서사를 좋아하지 않는다.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고난을 딛고 성공했는지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거야 나쁘지 않은데 더 나아가 고난을 장려하기까지 한다. 그런데 인생에 고난 없는 사람이 어디 있나. 각자 나름대로 고난을 겪고 산다. 20대 군필남들은 흔히 자기 군 생활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로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논쟁을 벌이곤 하는데 따지고 보면 가장 편하게 군 생활한 사람도 나름대로 고난이 있기 마련이다. 각각의 인생을 살펴보면 각자 나름대로 고난이 있고 그것을 견디며 … [Read more...] about ‘감당 가능한’ 고난을 겪은 사람만이 고난을 예찬한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집보다 먼저 바꿔야 하는 건 법이다
확실히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하 상임법)은 지금의 수준에서 많이 바뀔 필요가 있다. 예전에 비해 많이 개선되었다지만 우리가 주로 비교하는 선진국에 비하자면 여전히 수준 미달이다. 우선 상임법으로 보호받는 계약 기간은 총 5년이다. 이 5년이 지나면 계약 갱신이 아닌, 새로이 계약서를 써야 하기에 보통 이 시기에 임대료가 폭증한다. 그렇다면 왜 하필 보호를 받아야 하는 기간은 5년인가? 아무도 모른다. 5년 넘은 비즈니스는 승승장구하는 비즈니스이므로 보호받을 필요가 없는 것인가? 애초에 왜 … [Read more...] about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집보다 먼저 바꿔야 하는 건 법이다
인형뽑기방이 사실상의 공실이던 이유
예전에 쓴 바 있지만 나는 인형뽑기방을 사실상의 공실로 봤다. 인형뽑기방은 공간 활용형 비즈니스에 해당하는데 이런 주제에 위치하는 곳은 임대료가 비싼 번화가 1층이다. 즉, 이 공간을 채울 비즈니스가 마땅치 않아서 잠시나마 이걸로 자리 채운다는 생각이었다. 설마 인형뽑기방으로 5년, 10년 돈 벌 생각한 사람이 있겠나. 예전 대만 카스테라가 그랬듯이 진입이 쉬운 업종은 망하기도 쉽다. 이러한 업종은 그 끝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 이 점에선 자산시장의 붐-버스트와 매우 흡사하다. … [Read more...] about 인형뽑기방이 사실상의 공실이던 이유
파리는 어쩌다 그렇게 멋진 도시가 되었나?
"More than meets the eye" 여행은 눈으로만 즐겨도 좋지만 무엇을 아느냐에 따라 보이는 것 이상이 보이기도 한다. 지인들에게 "내가 스페인을 간다면 레콘키스타 루트를 밟을거야"라고 이야기하곤 하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나도 역사를 참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아스투리아스의 산악지방에 처박혀 있던 기독교 세력들이 레콘키스타를 통해 알 안달루스와 전쟁을 치르며 영토를 회복하고 그 과정에서 이슬람의 문화가 녹아들고 융화되어가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고 … [Read more...] about 파리는 어쩌다 그렇게 멋진 도시가 되었나?
“나는 직장에 다니면서 12개의 사업을 시작했다”: 본업의 중요성에 대한 역설
모든 직장인들의 꿈은 '퇴사'다. 다들 재미없는 일에 지쳐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10년 후의 내 미래도 불안정하게 느껴지기에 고민을 많이 하며 흔들린다. 나가서 무언가를 해야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들이 많다. 이 책 『나는 직장에 다니면서 12개의 사업을 시작했다』는 직장에 다니면서 사업을 했다는 아주 솔깃하면서도 화려한 제목을 달고 있다. 아마 직장인들이라면 다들 끌릴 법한 제목이 아닐까? 나는 화려한 제목이 붙은 책에 대한 편견이 하나 있다. 내용의 깊이가 … [Read more...] about “나는 직장에 다니면서 12개의 사업을 시작했다”: 본업의 중요성에 대한 역설
‘스타벅스 효과’는 과연 실존할까?
스타벅스 효과의 두 가지 가능성 스타벅스 효과(Starbucks Effect)라는 것이 있다. 스타벅스가 입점한 건물과 주변 지역의 가치가 스타벅스의 집객 효과 때문에 엄청나게 뛴다는 것이다. 조금 더 깔끔하게 정리하자면 스타벅스가 일종의 키 테넌트가 되어서 건물과 지역의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건물주들은 너도나도 스타벅스의 입점을 유치하려고 경쟁이 치열하다. 개인적으로 이 스타벅스 효과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스타벅스의 입점 전략에 있다. 스타벅스의 입점 전략은 속칭 허브 … [Read more...] about ‘스타벅스 효과’는 과연 실존할까?
가장 외면 받는 노동, 가사 노동
나는 청소를 일주일에 한 번 하는데 그게 바로 주말 오전이다. 샤워하고 나와서 옷 입고 창문을 여는 것으로 시작한다. 가장 먼저 들어가는 곳이 화장실이다. 아직 화장실에 물기가 남아있을 때 락스와 세제를 뿌리고 솔로 타일 바닥과 변기를 닦은 후 마지막으로 물을 뿌리고 마무리를 한다. 본격적인 방 청소는 지금부터다. 먼저 세탁기를 돌리고 전날 불금이랍시고 '어차피 내일 청소할 거니까!'라는 마음으로 탁자 위에 벌려 놓은 빈 맥주캔과 안주 접시를 치우면서 이 일을 오늘로 미뤄 둔 어제의 나를 … [Read more...] about 가장 외면 받는 노동, 가사 노동
‘최저임금 1만원’을 주장하는 당신이 잘못 알고 있는 것들
최저임금 1만원 관련 논의가 여전히 시끄럽다. 이에 관해서 논의 중 항의하시는 분들 중 대다수가 잘못된 사실관계나 어디서 나왔는지도 모를 숫자, 혹은 근거 없는 본인 생각으로 주장하시는 모습을 보았다. 그것은 본인들이 무언가를 직접 찾아본 것이 아니라 '대략적으로 이렇겠지'라고 어렴풋이 아는 것들을 이야기하시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어렴풋이 아는 것은 대부분 사실과는 다르다. 그렇기에 그것을 하나하나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1. 임금은 오르지 않는데 물가만 더럽게 … [Read more...] about ‘최저임금 1만원’을 주장하는 당신이 잘못 알고 있는 것들
차별로 몸에 새겨진 부정적인 나이테와 우리가 싸워야 할 것들
어린 시절 나무의 나이는 나이테를 통해 알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나이테는 단순히 나무의 연령 뿐 아니라 생각보다 더 많은 정보를 담는다. 기후가 좋은 봄과 여름에 자란 부분은 색이 옅은 반면 가을과 겨울에 자란 부분은 색이 짙고 단단하다. 나이테를 통해 기후와 환경이 얼마나 좋았고 나빴는지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이테는 환경이 나무에게 미친 흔적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이라고 다를까? 한때 우리는 인간이 모든 것을 해내고 극복할 수 있다고 믿었던 시기가 있었다. … [Read more...] about 차별로 몸에 새겨진 부정적인 나이테와 우리가 싸워야 할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