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과 불법, 그리고 비불법의 경계는 참으로 모호하다. 많은 사람이 스스로를 '법 없이도 규칙 잘 지키고 사는 합법적 인간'으로 규정하지만 그것은 사실 그 영역을 잘 몰라서 하는 생각들이다. 합법의 영역은 생각보다 좁다. 특히나 비즈니스에선 규제가 트렌드와 비즈니스를 따라가지 못하고 부처별로 만든 규정이 서로 상충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고질적인 공공부문 현장인력 부족(사실 이 부분 때문에라도 공공 고용을 늘려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다) 탓에 많은 사업 아이템이 합법의 바깥지대인 회색지대에서 … [Read more...] about 회색 영역의 비즈니스
입지 중심 가치평가의 종말?
미국에선 아마존이 오프라인 유통시장과 상업 부동산의 침체를 부른다며 '아마존 묵시록'을 외치고 다닐 정도다. 그런데 정작 훨씬 더 저렴한 비용으로 전국을 배송권으로 둔 지 오래된 우리나라의 경우는 의외로 그 반향이 적다. 유통기업들이나 위기감을 느끼고 신경을 쓰며 대응하는 정도에 그친다. 특히 상업 부동산들의 다수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온라인 쇼핑(이커머스)이 일반화될수록 사람들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 구매를 하는 비중을 줄인다. 온라인에서도 살 수 있는 물건이라면 … [Read more...] about 입지 중심 가치평가의 종말?
안아키: 저평가 받는 기본과 과대평가 된 대안
세상의 진리는 알고 보면 아주 평범하고 기본적인 것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건강하게 사는 법은 '식사 제때하고 골고루 잘 먹고 운동 꾸준히 잘 하면서 아프면 병원 간다'로 아주 단순하다. 사람들이 온통 관심을 가지는 다이어트의 방법도 결국 섭취를 줄이고 운동을 늘리는 것이다. 그렇다. 이런 얘기 누구나 다 아는 얘기다. 그런데 사람들은 꼭 이것이 아닌 다른 비법이나 방법이 있을 것이라 여기고 이러한 기본을 지키기는커녕 우회하여 추월할 수 있는 길을 찾으려고 애를 쓴다. 이런 사람들은 … [Read more...] about 안아키: 저평가 받는 기본과 과대평가 된 대안
고든 램지는 정말로 ‘카스’가 맛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카스 광고를 찍은 이후로 제법 까이는 고든 램지다. 누군가는 이걸 보고 '역시 자본의 힘'이라고 얘기하지만 난 고든 램지의 저 말이 사실이라고 본다. 실제로 고든 램지가 가장 즐기는 맥주는 싸구려 맥주라 불리는 버드와이저다. 모모후쿠의 데이비드 장 셰프가 GQ 기고에서 버드 라이트를 가장 좋아한다고 밝힌 것처럼 말이다. 카스를 비롯한 국내 맥주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말오줌'이라고 까이고 외국에서는 watery하다고 까인다. 마찬가지로 버드와이저, 버드라이트 같은 저가의 부가물 맥주 … [Read more...] about 고든 램지는 정말로 ‘카스’가 맛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우린 왜 그런 거 못 하냐?” 시장이 작아서요
예전에도 비슷한 글을 썼던 기억이 나는데 생각 이상으로 시장의 크기는 많은 것들을 결정한다. 시장 크기로 인한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점은 다양성이다. 당장 서울과 지방의 소도시를 비교해보면 두 지역이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차이가 매우 명확하다. 지방 소도시는 시장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딱 시장의 평균이라 할 수 있는, 국내에서 가장 잘 팔리는 상품과 서비스만을 취급하고 있다. 반면 서울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것은 서울의 시장이 크기 때문에 … [Read more...] about “우린 왜 그런 거 못 하냐?” 시장이 작아서요
나쁜 마케팅: 나 빼고 문제가 있음
정육각이라는 업체가 인터넷을 통해 '초신선 돼지고기'를 판매 중이라는 기사를 보았다. 그런데 읽다 보니 이 기사의 내용이 영 거슬린다. 아니나 다를까 이 회사의 대표는 카이스트 출신의 젊고 잘생긴 남성이다. 미디어들이 딱 좋아할만한 포인트다. 사람들은 엘리트의 이단적 행동에 더 주목하는 법이니까. 기사에서도 그렇고 정육각의 웹사이트에서도 그렇고, 이들은 '초신선'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일반적인 유통망으로 우리가 받는 돼지고기는 도축 후 7일에서 길게는 40일이 걸리므로 맛이 없는 … [Read more...] about 나쁜 마케팅: 나 빼고 문제가 있음
위대하고 위대하다
‘이정미 헤어롤 ‘해프닝’은 한국 여성노동 단면 반영’이라는 AP의 지적대로 한국의 여성들은 초인적인 삶을 살고 있다. 외모에 대한 모욕을 감수할 뿐만 아니라 똑같이 노동하고 있음에도 그림자 노동이라 불리는 가사노동에서 더 많은 할당을 받는다. 여기에 육아까지 더하면 초인이란 말도 부족하다. 유럽의 근대 미술작품을 본 적이 있는가? 여성을 주제로 다룬 작품은 두 가지다. 귀부인을 그린 그림과 평범한 하류 여성층을 그린 그림이다. 노동이란 걸 하지 않는 귀부인은 머리에 온갖 장식들을 달고 … [Read more...] about 위대하고 위대하다
전통시장의 위기는 자연적 쇠퇴에 가깝다
전통시장을 찾길 좋아하고 가끔씩 방문하는 나로서는 '위기의 전통시장' 같은 기사는 꽤 안타까운 기사이긴 하나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전통시장이 위기라는 말이 나온 지는 굉장히 오래되었다. 사람들, 정확히 정부부처는 전통시장의 위기를 시설의 노후화에서 찾았다. 그래서 전통시장 현대화라는 표어 하에 오래되고 낙후된 시설들을 개선하고 전통시장에 뚜껑을 덮는 작업을 했다. 차 댈 곳이 없다는 말에 인근 주차장 확보도 시도했고 짐을 들고 나르기 힘들단 말에 카트를 비치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 [Read more...] about 전통시장의 위기는 자연적 쇠퇴에 가깝다
오즈의 마법사와 독일 주택 임대시장
페이스북에서 독일의 임대주택에 관한 글이 공유된 것을 보았다. 원 프로그램은 2013년 10월에 방송된 KBS 시사 기획 '창'이다. 이런 종류의 다큐멘터리는 어느 정도 결론을 내리고 거기에 맞춰 영상 등의 자료를 수집하는 경우가 많기에 조심하는 게 좋은데 아마 이게 좋은 예가 아닐까 싶다. 독일의 주거 시스템을 너무 이상적으로 그렸다는 게 문제다. 일단 독일의 주거 정책이 임차인에 대한 강력한 보호를 시행하는 점은 맞다. 그러나 독일이 이토록 임차인에게 천국이라면 임대인은 왜 … [Read more...] about 오즈의 마법사와 독일 주택 임대시장
자영업의 어려움 : 부첼라와 카페 마마스
신사동과 가로수길의 유명 맛집 중에서 '부첼라'라는 곳이 있다. 아마 그쪽 일대에 종종 놀러 가본 사람이라면 가보진 못했어도 이름은 들어봤을 것이다. 사실 유명 맛집 정도가 아니라 가로수길을 대표하는 맛집 중 하나가 바로 부첼라다. 이곳의 핵심 메뉴는 납작 네모난 이탈리아 빵인 치아바타로 만드는 치아바타 샌드위치다. 사람들이 샌드위치 등에서 간과하기 쉬운 게 안에 들어가는 내용물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빵의 식감이다. 빵이 맛있으면 내용물이 어지간하게 망하지 않는 이상 무조건 … [Read more...] about 자영업의 어려움 : 부첼라와 카페 마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