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초등생 피살사건’이 처음 알려지고 열흘쯤 후인 지난 4월 8일, 김이광민(37·부천시 청소년법률지원센터) 변호사는 한 일간지에 「‘조현병’ 소녀에게 살인의 책임을 물을 수 있나」라는 글을 기고했다. 경찰이 피의자 A(17)양의 정신 질환을 의심한다는 보도가 나왔을 무렵이었다. 김이 변호사는 글에서 “청소년의 행동 이면에는 부모와 사회의 영향이 있는데, 지금 한국은 청소년들이 정상적 정신건강을 가지기 힘든 사회”라고 진단했다. 그래서 A양에게 범죄의 책임을 묻는 것과 함께 사회의 책임도 … [Read more...] about “제정신 가진 청소년이 더 신기한 사회”
폭발한 대학촌 원룸 갈등: 방값 비싸게 받고 기숙사 신축도 막아
대학촌의 대표적 주거 형태가 하숙집에서 원룸으로 바뀐 뒤 부모 자식처럼 다정하던 집주인과 학생 사이도 철저한 거래 관계로 바뀌었다. 충북 제천의 세명대학교 학생들은 원룸 가격 인하를 요구하며 가두시위까지 벌였다. 서울에서는 원룸업자들이 대학 기숙사 신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원룸 가격을 둘러싸고 벌어진 대학가 갈등을 《단비뉴스》가 취재했다. ‘세명대 반딧불’의 소원은 “원룸 가격 인하” 세명대 후문 근처 원룸에 사는 이창희(26·세명대 법학과 4) 씨는 … [Read more...] about 폭발한 대학촌 원룸 갈등: 방값 비싸게 받고 기숙사 신축도 막아
MB에 쫓기던 MBC, MB를 쫓다
〈공범자들〉을 연출한 최승호, 그는 이제 MBC의 수장이 되어 뉴스데스크를 연출한다. 〈공범자들〉과 뉴스데스크는 한 사안을 공통으로 다룬다. 그것은 MB다. 스토리텔링에서 뉴스데스크와 〈공범자들〉은 닮았다. 스토리는 도입, 전개, 클라이맥스, 정리에 따라 전개된다. 우선 도입에서는 인물이 등장하고 그가 속한 시간과 장소가 드러난다. 이 정보는 작품 전체를 암시한다. 〈공범자들〉 도입은 다음 내레이션으로 집약된다. 새로운 권력이 등장했다. 그는 언론에 대해 전임자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 [Read more...] about MB에 쫓기던 MBC, MB를 쫓다
펜스 룰을 바라보는 세 가지 시선
미련한 영국인의 우화 장은미 기자 어떤 영국인이 여관에 머물렀다. 여관 주인은 바가지요금을 씌우려 했다. 대부분의 손님은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냈다. 그런데 이 영국인은 조목조목 따지고 들었다. 그 때문에 영국인은 며칠 더 묵어야 했다. 원래 일정을 틀어가며 여관에 더 머문 영국인은 분명 손해다. 사람들은 영국인의 행동을 어리석다 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따지고 든 영국인 덕분에 이후의 손님들은 바가지요금을 내지 않게 되었다. 사회 전체로 본다면 이득이다. ‘미련한 … [Read more...] about 펜스 룰을 바라보는 세 가지 시선
그 기사는 돈 받고 쓴 것이었다
2011년 3월 후쿠시마 사고가 나기 전까지 대다수 일본인은 원전의 안전성을 의심하지 않았다. ‘원자력 프로파간다(선전)’의 영향이 컸다. 일본의 2대 광고대행사인 하쿠호도(株式会社博報堂)에서 18년간 영업 담당으로 일했던 혼마 류(56)는 2017년 국내에 번역된 『원전 프로파간다: 안전신화의 불편한 진실』에서 여론 조작의 실상을 폭로했다. 혼마에 따르면 도쿄전력 등 원전을 운영하는 9개 전력회사는 1970년대부터 후쿠시마 참사 무렵까지 원자력 홍보를 위해 약 2조 4,000억 엔(약 … [Read more...] about 그 기사는 돈 받고 쓴 것이었다
열심히 일한 뒤 놀겠다던 엄마
※ 본 글은 제11회 ‘봉샘의 피투성이 백일장’에서 우수작으로 뽑힌 한국외대 루마니아어과 졸업생의 글입니다. 매일 아침 6시, 엄마는 일어나자마자 온 가족의 식사를 준비한다. 다른 식구가 일어나기 전에 몸을 씻고 젖은 머리에 수건을 두른 채 찌개를 살피고 빨래를 한다. 밥은 찌개에 비벼둔 채 머리를 말리고 화장을 하면서 식사도 끝낸다. 7시 50분에 집을 나서도 9시 전에 일터에 도착하려면 차에서 내린 즉시 종종걸음을 쳐야 한다. 1년 전 엄마의 일상은 늘 이렇게 … [Read more...] about 열심히 일한 뒤 놀겠다던 엄마
요즘 유행하는 엄마
“그놈의 민방위 훈련만 아니었어도···.” 우리 엄마 신세 한탄의 시작이다. 대학생 때 학교 마치고 집에 가는 길, 민방위 훈련 사이렌이 울려 근처 오락실로 급히 들어갔는데 그때 옆에 앉은 남자가 엄마에게 한눈에 반해 쫓아왔다. 10분만 이야기하자던 그는 매일같이 자기를 보러 왔고 어느새 결혼식장에 같이 손잡고 들어가더란다. 신혼을 즐길 새도 없이 한 달 만에 내가 생겼고 시어머니가 그토록 바라던 아들까지 낳아 키우다 보니 이렇게 늙어버렸다는 이야기다. 그러니까 그 사이렌 때문에 아빠와 … [Read more...] about 요즘 유행하는 엄마
각자도생 사회에서 살아남는 법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노동부 장관을 역임한 로버트 라이시는 저서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에 흥미로운 러시아 민담 하나를 소개한다. 가난한 집 농부는 부잣집이 소유한 염소를 갈망했다. 농부는 매일 신에게 기도했다. 기도에 응답한 신은 농부에게 소원을 묻는다. 농부는 염소를 달라는 소원 대신 이런 소원을 빈다. “부잣집 염소를 죽여주세요.” 로버트 라이시는 행동경제학자들의 말을 빌려 강조한다. “사람은 자기 것을 얻는 것보다, 부당하게 얻었다고 여겨지는 사람의 소유물 빼앗기를 … [Read more...] about 각자도생 사회에서 살아남는 법
평창 패럴림픽, 관심 높았지만 넘어야 할 벽 높아
‘인간을 움직인 열정’으로 가득 찼던 평창 패럴림픽이 18일 막을 내렸다. 이번 평창 패럴림픽은 패럴림픽 역사상 가장 많은 입장권이 팔렸고, 가장 많은 나라와 선수들이 참가했던 대회였다. 우리나라는 신의현 선수가 남자 크로스컨트리 7.5km 좌식 경기에서 금메달 1개, 같은 종목 15km 좌식 경기에서 동메달 1개를 따냈고, 장애인 아이스하키 경기에서 동메달을 얻어 종합 16위를 기록했다. 이렇게 끝난 열흘 동안의 패럴림픽 기간 중 단 하루도 빠짐없이 문전성시를 이루었던 곳이 있다. … [Read more...] about 평창 패럴림픽, 관심 높았지만 넘어야 할 벽 높아
어느 언론에 미투를 고백할까
미투를 고백하기에 가장 적절한 언론은 어디일까. 결과로 보면 그 언론은 한 곳으로 모아졌다. JTBC다. 서지현, 김지은, 최영미, 엄지영 씨는 모두 JTBC 뉴스룸을 택했다. 김지은 씨는 뉴스룸에 출연해서 이런 말을 했다, 방송을 통해 안전을 보장받고 국민이 자신을 지켜주면 좋겠다고. 절박한 개인이 기본적인 생명권을 보호받고자 찾아가는 곳이 공영방송도 아닌 JTBC라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우리 사회 미디어 지형에서 JTBC가 자리 잡은 지점을 생각해보게 한다. JTBC는 어떻게 자신을 … [Read more...] about 어느 언론에 미투를 고백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