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예뻤다. 어릴 적부터 빼어난 미모를 자랑했다. 1914년 오스트리아 태생인 그녀는 10대 시절부터 영화 주연을 맡았다. 18세 때 출연한 〈엑스터시〉라는 영화가 그녀의 이름을 알리는 인생작이었다. 남편을 두고 사랑을 찾아 방황하는 여성, 최초의 파격적인 누드 연기 등의 설명이 붙은 영화다. 미국으로 이주한 그녀는 할리우드 배우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삼손과 데릴라〉에서 주인공을 맡았다. 영화는 못 봤으나 포스터는 본 기억이 난다. 그녀는 똑똑했다. 어려서부터 과학과 … [Read more...] about 낮에는 연기하고 밤에는 연구했던 그 사람의 이중생활
속 시원한 8가지 글쓰기 노하우
글쓰기는 쉽지 않다. 글쓰기 노하우를 말하는 책이 꾸준히 인기를 얻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런저런 잔재주를 가르치는 함량 미달의 글쓰기 노하우 책을 제외하면, 대체로 결론은 같다.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는 것. 유시민이 말하는 글쓰기 노하우가 대표적이다. 크게 두 가지다. 단순하고 명료하다. 첫째, 많이 읽지 않으면 잘 쓸 수 없다. 많이 읽을수록 더 잘 쓸 수 있다. 둘째, 쓰지 않으면 잘 쓸 수 없다. 많이 쓸수록 더 잘 쓰게 … [Read more...] about 속 시원한 8가지 글쓰기 노하우
철학 하는 과학자, 시를 품은 물리학?
세상을 읽는 창으로서의 과학, 『김상욱의 과학공부』 지인들로부터 아직도 놀림을 당한다. 몇 해 전 우연히(?) 출간한 책 제목 때문이다. 질문은 다양하지만, 두 가지로 압축된다. “정말 외로울 때 과학책 읽어?”, “과학책 읽으면 이해는 해?” 우선 첫 번째 질문의 답. 외로울 때 책을 읽는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책 읽으면 외로움이 덜하다. 읽는 책은 대체로 과학책이 많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과학책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시간이 더 걸리니까). 두 번째 질문의 답. 읽어도 … [Read more...] about 철학 하는 과학자, 시를 품은 물리학?
스푸트니크는 무엇을 보았을까?
스미레는 마음속으로 뮤를 ‘스푸트니크의 연인’으로 부르게 되었다. 스미레는 그 말의 메아리를 사랑했다. 그것은 그녀에게 라이카 견(犬)을 연상시켰다. 우주의 어둠을 소리 없이 가로지르는 인공위성. 작은 창문을 통해서 들여다보이는 한 쌍의 요염한 검은 눈동자. 그 끝없는 우주적 고독 안에서 개는 대체 무엇을 보고 있었을까? 무라카미 하루키, 『스푸트니크의 연인』 중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스푸트니크의 연인』의 한 대목이다. 스미레는 ‘스푸트니크(여행의 동반자라는 뜻의 … [Read more...] about 스푸트니크는 무엇을 보았을까?
영화 속 4차 산업혁명: 스마트 팩토리
사람이 기계화된 공장, 사람이 사라진 공장 영화 속 ‘스마트 공장(Smart Factory)’ 무엇이든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으면 약간의 신화와 우화가 가미되는 모양이다. 영화도 그렇다. 세계 최초의 영화는 프랑스의 발명가 뤼미에르 형제가 만든 <열차의 도착>이다. 1895년 12월 28일 프랑스의 한 카페에서 이 영화가 처음 상영되었을 때 스크린의 기차를 보며 관람객이 놀라서 도망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스크린 속 기차가 자신들을 향해 달려온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Read more...] about 영화 속 4차 산업혁명: 스마트 팩토리
영화 속 4차 산업혁명: 헬스케어
인간, 노화와 죽음에 도전장을 던지다: 〈프로메테우스〉·〈엘리시움〉과 헬스케어 최근 흥미로운 책을 읽었다.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 전작 『사피엔스』에서 인지·농업·과학 세 개의 혁명으로 인류의 역사를 설명한 저자는 인간에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로 책을 갈무리했다. 7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는 아프리카의 한구석에서 자기 앞가림에만 신경을 쓰는 별 중요치 않은 동물이었다. 이후 몇 만 년에 걸쳐 이 종은 지구 전체의 주인이나 생태계 파괴자가 되었다. 오늘날 이들은 신이 … [Read more...] about 영화 속 4차 산업혁명: 헬스케어
다리 위 악수, 우주에서의 악수
끝이 보이지 않던 전쟁도 막바지를 향했다. 1945년 4월 25일, 독일군을 격퇴하고 동진(東進) 하던 미 제1군 69사단 정찰대와 서진(西進) 하던 소련 58사단 선발대가 독일 엘베강 중류 토르가우의 한 다리 위에서 만났다. 미국과 소련 병사들은 악수하고, 독일군으로부터 뺏은 술로 건배했다. 4월 30일 히틀러는 전날 결혼식을 올린 에바 브라운과 자살했다. 5월 7일 독일군 항복 문서에 서명했다. 제2차 세계대전은 그렇게 끝났다. 30년이 흐른 1975년 7월 17일, 미국과 … [Read more...] about 다리 위 악수, 우주에서의 악수
그가 최고의 SF 소설가가 되는 데에는 1권으로 족했다
테드 창의 과학소설 『당신의 인생 이야기』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인공 구조물은 보이저 1호다. 1977년 발사된 이 우주 탐사선은 초속 16km로 40년째 비행 중이다. 천왕성과 명왕성을 지나 지구로부터 무려 205억km 떨어진 태양계 끝 ‘은하의 길’을 홀로 가고 있다. 2025년 무렵 모든 동력이 소진되고 지구와의 통신도 끊길 것이다. 그래도 항해는 멈추지 않는다. 태양계 너머 미지의 세계로 계속 나아간다. 목적지도 없고, 미래도 알 수 없는 고독한 비행이다. 보이저 1호에는 … [Read more...] about 그가 최고의 SF 소설가가 되는 데에는 1권으로 족했다
영화 속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사람과 닮거나 사람과 겨루거나
사람과 닮거나 사람과 겨루거나, 인공지능(AI) 2016년 12월 낯익은 이름 하나가 외신을 타고 전해졌다. 구글 딥마인드의 CEO, 데미스 하사비스 박사. 이름이 낯설다면 기억의 시곗바늘을 3월로 잠시 되돌려보자. 당시 한국에서는 전 세계적인 관심 속에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의 대국이 벌어졌다. 결과는 4대 1 알파고의 압승. 인류를 대표해 AI와 진검승부를 펼쳤던 이세돌 9단은 충격에 빠진 사람들에게 이런 … [Read more...] about 영화 속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사람과 닮거나 사람과 겨루거나
“기사단장 죽이기”를 읽는 3개의 코드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는 사람이 백 명이라면 읽고 난 뒤의 느낌은 백 가지가 될 것 같다. 소설과 영화가 대부분 그렇지만, 하루키의 소설은 특히 그렇다. 주목하는 포인트도 다르다. 주인공이 듣던 음악이나 먹던 음식, 타고 다니는 차, 읽던 책 등과 같이 사소해 보이는 것에 꽂힐 수도 있다. 주변부의 소품처럼 보이던 그런 것들이 이야기의 핵심이 될 때도 적지 않다. 예를 들어 『해변의 카프카』에서는 도서관이었다. 이 소설에서 도서관은 『기사단장 죽이기』의 구덩이와 비슷한 느낌이다. … [Read more...] about “기사단장 죽이기”를 읽는 3개의 코드